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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폴락』/건강생활 수록/김대근
    수필공간(隨筆空間)·칼럼 2011. 10. 25. 21:41

                          그는 사랑을 원했고 그녀는 천재를 원했다!

                            폴 락

                                                                      

                                                                                       김대근 (시인․수필가)

     

    2001년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던 내공 있는 영화 한편 소개한다. 이 영화는 유럽중심이던 현대미술의 추를 미국중심으로 돌려놓은 추상표현주의 화가 잭슨 폴락(1912-1956)의 삶을 다룬 전기 영화다. 배경은 제2차대전이 유럽을 전쟁터로 만들어 놓은 1940년대다. 전쟁으로 파리가 중심이었던 예술들은 크게 위축되면서 대거 미국으로 활동무대를 옮기게 되었고 세계 미술계의 아류에 머물러 있던 미국의 미술계는 이들의 유입으로 크게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 전쟁이 끝난 후 미국미술은 유럽의 틀을 벗고 독창적인 미술로 위치를 확보했는데, 특히 폴락의 ‘액션 페인팅’은 독특함과 혁신적인 기법으로 현대 회화의 새로운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잭슨 폴락은 당시 유명한 비평가였던 그린버그에 의해 ‘추상표현주의’ 극찬 받으며 무명에서 일약 일류로 도약하지만 평생을 알코올 중독과 정신분열 증세로 불행한 삶을 살았던 예술가였다.

     

    1941년 추상표현주의화가인 리 크래스너(1908-1984)가 잭슨 폴락의 화실을 찾아오는 운명적인 사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둘은 서로 극명한 성격적 차이를 가졌음에도, 오히려 그것이 장점이 되어 서로를 보완하며 맺어진다. 알코올중독과 정신분열 증세로 기행을 했던 폴락을 평생 통제할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 리였다. 리는 폴락에 대한 사랑이 그의 천재성을 일깨우는 집착으로 발전하게 되어 끊임없이 폴락을 몰아 부친다. 리는 폴락의 천재성을 믿으며 그를 미술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그 결과 당시 세계적인 현대미술관인 구겐하임미술관의 소유주 ‘페기 구겐하임’ 과 평론가 ‘그린버그’를 만나면서 폴락의 작품은 자본주의라는 화려한 의상을 걸치고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 그 와중에도 끊임없이 알코올을 탐닉하는 폴락의 주벽은 주위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 리는 폴락의 작품 활동을 위해 도시를 벗어나 시골로 들어간다.

     

     

     

    전원에서 한동안 절주하며 작품 활동에 매진하지만 평론가들은 그의 작품에서 무언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충고한다. 어느 날, 번개처럼 영감이 스쳐 바닥에 화폭을 펼치고 물감을 붓이나 막대기에 묻혀 뚝뚝 떨어뜨리거나 흩뿌리는 행위(드리핑기법)를 통해 새로운 회화 기법을 만들어 낸다. 이 새로운 기법으로 완성된 작품은 마침내 그린버그의 극찬을 받게 되었고, 당시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대중잡지 ‘라이프’지가 1949년 ‘미국에서 생존하는 가장 위대한 예술가’로 폴락의 특집을 발행하며 그는 최고의 시기를 맞이한다. 명성을 얻게 되자 폴락은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며 자신의 명성이 추락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가 한동안의 절주를 깨고 다시 술에 빠지게 만든다. 리는 술로 인해 통제 불능에 이른 폴락을 떠나게 된다. 외로움과 자괴감으로 괴로워하던 폴락은 마침내 죽음의 길로 스스로 걸어가고 만다.

    영화중에 폴락은 마을의 가게에 밀린 외상값 56달러를 그림으로 갚는데 후일 폴락이 죽은 후 상점주인은 17,000달러에 그림을 팔아 소형비행기를 샀다고 한다. 그 그림은 10년 후 70만 달러로 가격이 급등했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리를 만나기전부터 폴락은 알코올과 관련해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심한 대인기피증이 있어서 형에게 집착을 했다. 형의 식구가 다른 지역으로 떠나게 되자 그는 공황상태에 빠질 정도였다. 그러나 리를 만나 한때 절주를 하는 등 노력을 하지만 실상 리는 폴락의 천재성에 너무 집착했다. 폴락은 진실한 사랑을 원했지만 리는 그의 천재성만을 원했던 것이다. 그들의 만남은 결국 불행하게 끝을 맺었지만 폴락이 남긴 천재적 예술성은 남아 미국 미술사의 역사가 되고 있다.

    <영화정보>

    폴락 (2000) Pollock

    감독:에드 해리스

    출연:마샤 게이 하든 (리 크레이즈너 역), 에드 해리스 (잭슨 폴락 역), 에이미 매디건, 바바라 가릭, 도나 미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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