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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파이터 The Fighter(2010)/ 건강생활 수록/ 김대근
    수필공간(隨筆空間)·칼럼 2011. 8. 16. 22:27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파이터 The Fighter(2010)

                                                                                               김 대 근 (시인․수필가)

     

     

    가족이란 마냥 편안하기만 한 것일까? 이런 의문에 해답을 던지는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데이비드 O. 러셀 감독의 영화 ‘파이터 The Fighter(2010)’이다. 어떤 것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중독”이다. 물질에 의존하는 알코올중독이나 마약중독, 사람에게 의존하는 관계중독 등이 그런 것들인데 중독에는 그 증상을 부추기고 북돋우는 조력자가 있게 마련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미키의 가족은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 조력자 역할을 한다. 미키 역시 그런 가족에게 심하게 의존하고 있다. 특히 그의 영웅인 형에게 절대적으로 의지하면서 백업 목서로 살아가고 있다. 어머니는 화려한 전력을 가진 형을 위해서라면 모든 희생을 다한다. 형 디키는 과거 유망한 복서였지만 지금은 알코올과 마약 중독자로 살아가고 있다.

     

     

    오랫동안 준비해 온 경기에서 미키는 무참하게 패배를 하고 만다. 미키의 재능을 알아본 흥행사가 라스베가스로 옮길 것을 권유하지만 매니저인 열혈엄마와 그의 영웅인 형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즈음 술집에서 일하는 샬린과 사귀게 되면서 서서히 자신과 가족의 관계를 생각하게 된다. 어느 날 술에 취한 형의 난동에 끼어들었다가 경찰에게 얻어맞아 손을 다치고 실의에 빠지면서 장남만을 챙기는 엄마에게 자신이 받은 상처가 무척 크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형 니키를 주인공으로 한 마약중독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고 충격에 빠진 그는 가족과 정서적 결별을 하고 여자 친구 샬린과 관계를 복원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품고 재활에 매달린다. 형 니키 역시 감옥 안에서 자신의 다큐에 충격을 받고 지나온 삶을 반성하며 재기를 꿈꾼다.

     

     

    가족으로부터 독립하여 처음 임하는 시합을 하기 전 그는 아무도 모르게 형을 면회하고 시합에 대한 조언을 얻는다. 마침내 그 경기에서 극적으로 승리를 거두며 백업 복서의 이미지를 벗고 진정한 파이터의 길로 들어섰다는 자신감과 자신의 길에 대한 희망의 불꽃을 지핀다. 그러나 미키는 이 경기에서 여전히 형에게 의존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갈등하게 된다. 조금씩 승수를 쌓아가던 어느 날 마침내 그에게 챔피언 타이틀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필생의 기회를 차지하기 위해 준비하던 중 형이 출소하여 엄마와 함께 찾아 오면서 다시 갈등의 폭풍을 맞는다. 여태껏 미키를 도와왔던 샤린과 트레이너는 미키가 아직도 형과 엄마에게 너무 의존하는 모습을 보고 실망하여 결별을 선언한다. 형은 이들을 찾아가서 자신이 그만두겠으니 미키에게 돌아오라고 설득하면서 영화는 반전을 보여준다.

     

     

    갈등을 봉합하고 다시 훈련에 매달린 미키는 마침내 승리를 거두고 챔피언 벨트를 차지한다. 알코올과 마약 중독자 가족의 틈바구니에서 자라나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자신도 중독에 물들었던 한 백업 복서에서 세계 챔피언이 된 입지전적인 이 인물의 이야기는 실화이다. 백업복서는 다른 복서들의 스파링 상대가 되거나 경력을 쌓아주기 위해 희생되는 선수를 말한다. 이들이 화려한 조명의 양지로 나오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그런 역경을 딛고 마침내 챔피언 벨트를 거머쥔 미키, 그 원동력이 가족과의 정서적 결별이었음이 아이러니다. 가족이라는 말이 주는 이미지는 무엇인가? 대부분 편안함, 쉴 수 있는 곳, 보금자리 등등 일 것인데 서로가 서로를 옭아매는 족쇄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영화다.

     

     

    이 영화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가족에게 의존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잊고 살던 주인공이 역경을 겪으며 여자 친구와 아버지의 도움으로 진정한 자신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다. 가족들은 남을 불신하며 서로에게 의존한다. 자신들만의 테두리를 높게 쌓고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든다. 그러나 이런 가족의 테두리는 자신이 무엇인지를 잊게 만든다. 이 영화에서 엄마의 극성스러운 자식을 위한 역할은 오늘날 자식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한국의 엄마들을 보는 느낌이다.

     

     

    이 영화를 보고 한번쯤 생각해 볼일이다. “나는 가족에게 누구인가? 가족은 나에게 무엇인가?”

     

     

     

     

    절주전문지 <건강생활> 5,6월호 수록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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