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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쁜 5월의 하루...
    딸들의 비망록 2010. 5. 9. 00:14

    바쁜 5월이다. 행사도 유난히 많다. 그나마 어린이날을 면제 받고 있어서 다행이다. 공사현장 관계로 죽~ 창원에 있었다. 마침 일마치고 복귀하려는 날짜가 4일인데 아내와 큰 아이가 진해로 오겠단다. 잘 되었다 싶어 KTX로 밀양으로 오라고 했다. 밀양에서 만나 통영의 조카네로 갔다. 가는 길에 밀양 무안면에 잠깐 들렀다. 무안에는 홍제사라는 절이 있는데 이곳은 사명대사 비석이 있다. 우리나라의 큰 일이 있을때마다 땀을 흘러 예지를 해주기로 이름난 곳이다. 이곳은 아내와 내게는 남다른 추억이 있는 곳이다. 결혼하기전 부산에서 불교청년회 활동을 할때 이곳에서 어린이 법회의 지도교사를 했었다. 아내도 가끔 와서 도와주었다. 그러다보니 자연 서로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결혼에 이르게 되었다. 마침 날씨는 더웠고 절 앞에는 냉면집 간판이 시원해 보여 냉면 한그릇씩 때 이르게 먹었다.

     

    통영의 처조카네에서 하룻밤을 잤다. 우리 부부를 할아버지, 할머니로 만들어 버린 조카들이다. 어린이날이라고 사간 선물을 아이들이 좋아해서 다행이다 싶다. 다음날인 5일 아침 일찍 장모님을 찾아 뵙고 같이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창원 성주사에 들렀다가 왔다.

     

    7일인 금요일에는 다시 창원으로 출장이 있었다. 창원에서 일 마치고 부산 본가에 들렀다. 요양원에 계시는 아버지를 뵈었지만 아버지는 아직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다. 표정을 보니 많이 나아지셨지만 "내가 누구냐고" 물어도 아버지는 빙그레 웃기만 했다. 불쌍한 삶을 살아온 아버지..., 갑자기 눈시울이 그렁해져서 복도로 나와 한참 숨을 골랐다. 엄마를 모시고 구포시장으로 내려가 향어회를 대접했다. 계산을 하려니 벌써 동생이 했다고 한다. 모처럼 즐거워 하시는 엄마의 표정을 보니 무거운 짐이 한꺼번에 어깨에서 떨어져 나간듯 마음이 가볍다. 집에 돌아온 시간은 날짜를 넘긴 8일 새벽 1시다.

     

    아침에 출근을 위해 거실에 나오니 낯선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이 이벤트를 마련해두었다.

     

    몰래 준비한 이벤트라 아마도 밤 늦도록 저희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잠을 아꼈으리라. 아이들은 잠에 취해 세상 모르고 잔다. 고맙다. 넉넉하게 베풀어 주지도 못했는데 저리도 잘 자라 주었구나 싶다. 건강하고 착한 아이들이 오늘은 유난히 고맙게 느껴진다.

     

     

     

    "엄마 고맙습니다  싸랑해요~ ♥.♥_ "

    "아빠 감사합니다  싸랑해요~ ♥.♥_ "

     

    아이들이 이제 어느정도 제 앞가림을 하게 되면서부터 함께 일구는 추억이 적어졌다. 어릴때는 어디든 잘 따라 다니더니 머리가 굵어지니 친구가 우선이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더 좋아한다. 당연히 부부만 둘이 움직이게 되고 아이들과 함깨 하는 시간이 적어지게 되었고 추억도 비례하게 되었다.

     

    언젠가 이 "딸들의 비망록"이 아이들이 잊어버린 추억의 작은 끄나풀이 되기를 바란다.

     

    "딸들! 아빠도 싸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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