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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의 약속, 그 증거~딸들의 비망록 2009. 9. 8. 15:41
막내의 약속, 또 하나
두번째 mp3다. 첫번째는 싼맛에 중국산으로 사주었다가 실패를 했다.
싼게 비지떡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우리의 60~70년대도 지금의 중국처럼 서양인에게 짝퉁과 비지떡의
이미지로 남겨졌을 것이다.
사실 지금처럼 중국제품 천지가 된데에는 우리 책임도 크다.
자기가 늘 다니던 길을 수없이 다녀도 길을 읽고 만다는 악어처럼
싼게 비지떡이라는 사실을 자꾸 잊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큰 맘 먹고 국내 대기업 제품의 mp3로 사주었다. 자매간에 마음이라도
상할까 싶어서 둘째것과 같은 것을 사주고
방통대에 다니는 와이프는 학습용으로 액정이 넓은 것으로 사주었다.
근데 이녀석이 엄마한테 갖은 애교를 다 떨어 동영상이 되는 지 엄마 것과
교환을 했다. 둘째도 내심 그것이 탐이 났던지 쌤을 내는 눈치였다.
둘재는 소심해서 밖으로 표현하는게 너무 서툴다.
그렇게 한동안 들고 다니긴 하는데 너무 험하게 쓰길래 몇 번 잔소리를 했다.
전자 제품이란게 항상 조심히 다루어야 오래 쓰는 법인데
주머니에 아무렇게나 곱고 다니다가 집에 돌아오면 숫제 무슨 야구공 던지듯
여기저기 던져놓기 일쑤여서 간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며칠전, 액정이 깨졌다며 내민다.
"그러게 조심~ " 생각지도 않게 버럭 고함이 나오고 말았다.
그래도 매일 밤늦게까지 공부하느라 다니는 녀석이 안쓰러워 고쳐주어야지 하고
삼성서비스센타에 갔더니 액정 가는데 7~8만원이 든다고 한다.
9만원 주고 구입한 제품에 수리비가 이 정도니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온다.
집에 돌아와 내친구 DAUM에 물어보아도 대개 비슷하다.
"그냥 액정없이 쓰던지 말던지~" 하고 던져 놓았다.
3일이 지난 아침 출근 준비를 하다가 탁자위에 올려진 메세지~~
To. 엄마 아빠 누구든!!
고3... 아니 대학생이 되어서도 쓰겠단다.
분명, 서비스 센타에 다녀온 직후 새로 사는게 싸겠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그 순간 이 녀석은 머리를 굴리고 며칠을 벼르고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속으로 카운트 다운을 했겠지.
"엄마보다 아빠가 공략하기 쉬울거야. 단순하기도 해서 3일이면 충분할거야."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새로 사주자니 늘 막내만 챙긴다고 노골적 불만을 표하는 큰 아이와 둘째의 눈길을
생각하면 벌써 피부가 따끔거린다.
그렇다고 무시하자니 종일 마음이 편하지 않다.
오전내 망설이다가 오후 늦게 마음을 굳혔다.
그래... 막내잖아!!
마침내 옥션에 들어가 클릭을 하고 말았다. 그것도 한 등급이나 높인 것으로...
아마 이것도 그 녀석의 계산속에 들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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