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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세지 詩- 아버지/ 김대근
    메세지詩 2009. 11. 29. 22:56

     

     

     

    --------------詩作노트------------
    동생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작년부터 치매를 앓고 계시던 아버지의 증세가 심해지신데다가 보살피던 엄마도 더 이상 감당이 안되어 요양병원에 모셨단다. 사람도 못 알아 보신다며 혹시 모르니 얼굴이나 뵙고 가란다.


    어릴적부터 유난히 고생이 많으신 아버지, 평생에 편안함이라고는 없으셨던 아버지....


    추석때 내려갔을 때만해도 사람은 다 알아보셨는데 지금은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신단다.


    요양병원은 비싼만큼 시설도, 수발도 마음에 들어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아버지는 주무시고 계셨다. 가끔씩 인상을 찌그리기도 하고, 웃음기를 띠기도 하신다. 아버지는 아마 과거로 한발 한발 퇴행을 하시는 중일게다. 그 와중에 지난 일들과 조우를 하고 계신 것일게다. 깨울 수 없어서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서있으니 간호사가 좀 나아지셨다고 한다. 오른손을 전혀 못쓰셨는데 지금은 그나마 조금 쓰기 시작하신단다. 깨워드릴까요?하는 간호원을 말리고 휴게실에 나와 잠깐 숨을 골랐다.


    침대에 매달린 이름표 아래 낯익은 단어가 갑자기 코끝을 시리게 한다. 이번 학기에 생리심리학을 공부하며 외우려해도 잘 안되던 단어, dementia.... 치매라는 뜻이 갑자기 격하게 각인된다. osteoporosis.... 저건 골다공증인데.... 그렇구나, 아버지는 내가 그동안 파먹은 등골을 비워둔채 살아오셨구나.


    복도에 나와 작은 창문을 여니 찬바람이 들어온다. 찬바람이 시려서인지 눈에서 자꾸 눈물이 났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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