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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지산 석남사 (울산 울주군)
    여행기 2008. 3. 13. 22:19


    가지산 석남사 (울산 울주군)

     

     


    가장 빈번한 출장지가 포항과 광양이다. 그러다보니 가끔은 포항에서 광양으로 또는
    그 반대의 경우가 있다. 포항에서 광양을 갈때 시간을 잘 못 맞추면 몇 군데의 상습적
    정체구간을 지나게 된다. 그래서 나름대로 개발한 루트가 언양 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버리고 가지산을 넘는 길이다. 가지산을 넘어 얼음골 옆을 지나 밀양읍, 진영으로 해서
    다시 남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대부분의 정체구간을 피할 수 있어서 좋다.


    자주 이용하는 이 길에 언양 석남사가 있다. 일을 보게될 곳이 보안이 워낙 철저한 곳이라
    아예 DSLR 카메라를 가져 오지 않았다. 마침 차에 항상 싣고 다니는 LOMO 카메라를
    꺼내 오랫만에 필름 한 통을 구입해 장전했다. 디지탈 카메라를 사용하고 나서 부터는
    좀체로 필름카메라 사용할 일이 없었던 탓에 필름 구입도 오랫만에 하는 것 같다.

     

    석남사石南寺라는 이름은 울산 울주군 상북면에 있는 석안산(가지산)이라고 하는 산의
    남쪽에 있다하여 지어졌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말사이다.
    신라 헌덕왕 16년(24년) 우리나라에 최초로 禪을 도입한 도의선사(道義禪師)가 창건한
    이래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지금은 조계종 산하 전국의 80여개의 선원중 문경의 봉암사와
    더불어 조계종립 특별선원이다.


    석남사의 유물로는 보물 제369호 도의선사의 부도와 3층 석탑(지방유형문화재 제5호),
    석남사 수조(문화재 자료 제4호)등의 유물이 보존되어 있다.

     

     

    로모스러운 사진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사진을 좋아한다.

    석남사의 일주문이다. 걷기에 좋은 길이다. 이런 길을 걸으며 새소리를 듣고 바람이

    귓볼을 간지럽히는 느낌을 느끼는 것도 매우 좋은 일일듯 한데 바람을 일으키며

    달리는 승용차들도 제법 된다.

     

    일주문은 절의 경계이다. 절은 세속과는 다른 세상이므로 이 문을 넘는 순간에는

    누구나 수행자이어야 한다. 불교는 자신을 보는 방법을 연구하는 종교이다. 이런점이

    불교는 종교가 아니라는 역풍에 노출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종교가 의타적인 반면

    불교는 그렇지 않다 보니 받는 오해이기도 하다.

     

     

     

    겨울이어도 아름답다. 오히려 여름처럼 치렁거리지 않는 간결함이 더욱 마음을 흔든다.

    아마 십오년… 아니 그보다 더 오래전에 한번 왔던 기억이 있다. 왔다는 사실만 기억날 뿐

    당시의 풍경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시간을 거슬러 오르면 분명 왔었던 곳임에도 전혀 새로운 공간에 있는 착각이 들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공간의 부피가 늘거나 줄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때보다 나무들이

    늘거나 줄었을 것이고 이 보드블록은 이 공간이 받아들인 낯설음일 것이다. 마음의 인식작용이

    육근六根을 통해 받아 들이는 풍경에 대하여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일 것이다.

    이 낯설음이란……

     

     

     

    절에서는 '밭'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복福의 밭이라는 뜻의 福田, 마음의 공부도 농사를 짓듯

    해야 한다는 뜻으로 쓰이는 '마음밭', 그리고 부도가 모여있는 밭이라는 뜻의 부도전浮屠田 등

    밭이라는 용어가 의외로 많다.

     

    一日不作이면 一日不食이라는 불가의 오랜 전통도 전통이려니와 조선의 숭유억불로 절들이

    대부분 산속으로 들어가면서 자급자족해야 하던 상황에서의 대부분 농사가 밭이었던 탓도

    있으리라 짐작이 된다.

     

     

     

    마침 가지산에 눈이 듬뿍 왔다. 포항에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 눈이 내리기도 했지만

    땅과 차에 떨어진 눈은 녹아서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은근히 걱정이 된다.

    높은 고개를 넘어가야 하는데 눈이 장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눈 산행을 온 많은

    등산객들이 흡족한 눈빛으로 산문으로 나가는 것을 보니 산정에는 제법 많이 왔는가 보다.

     

     

     

    2단의 기단위에 다시 3층으로 탑신을 올린 통일신라 양식의 3층 석탑이다.

    신라 석탑의 전형적인 양식인 지붕석 끝이 하늘로 날렵하게 올라가 있다.

    그리고 지붕석 아래로 받침을 조각해 넣었다.

     

     

     

    수묵화의 한 장면같은 경내

    사람도 풍경의 작은 요소일 뿐이다. 우리가 자연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일 뿐인것 처럼......

    사람이 자연의 요소임은 역설적이게도 사람들이 가장 깊이 망각하고 사는 것중의 하나이다.

     

     

     

     

    석남사의 대웅전이다. 마침 법회가 진행중이어서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나그네의 걸음이 주게 될 피해를 생각해서 그냥 조용히 바깥에서 합장하고 물러 나왔다.

    마음이 있으니 굳이 안밖을 따질건 아니다.

     

     

     


    보물  제369호  석남사부도(石南寺浮屠) 


    도의선사의 사리탑으로 알려진 석남사 부도는 동북쪽 언덕의 넓은 대지에 자리잡고 있다.
    전체적으로 8각의 형태을 취하고 있으며, 8각의 바닥돌 위에 기단부(基壇部)와 탑신(塔身)
    을 놓은 모습이다.


    8각의 기단부 아래받침돌은 사자와 구름을 도드라지게 새겨 놓았다. 북모양의 가운데
    받침돌에는 상·하·좌·우에서 안쪽을 향하여 낮게 솟은 꽃모양의 안상(眼象)을 새겼고,
    그 안으로 꽃모양의 띠를 둘렀다. 윗받침돌은 연꽃을 새겨 탑신을 받치도록 하였다.
    탑신은 모서리에 기둥 모양을 얇게 새겼고, 앞·뒷면에는 문짝 모양의 조각을 두었는데,
    그 중 앞면에만 자물쇠가 새겨져 있다. 문의 양 옆으로 신장입상(神將立像)이 있다. 지붕돌은
    추녀가 짧고 서까래와 기왓골이 상세히 표현되었으며, 지붕 꼭대기에는 머리장식이 차례대로
    얹혀져 있다.


    전체적으로 넓이에 비하여 높이가 높은 부재로 구성되어 길쭉해 보이며, 바닥돌의 폭이 좁아
    안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래받침돌의 구름무늬나 탑신의 신장상이 형식적으로 표현되었고,
    특히 가운데받침돌의 안상조각에서 시대가 내려옴을 볼 수 있으나 각 부분이 완전히 보존된
    아름다운 작품이다.


    1962년 해체, 수리할 당시 기단부의 가운데받침돌에서 사리장치를 두었던 공간이 있었는데
    사리함은 없었던 것으로 보아 일제를 전후하여 도난 당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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