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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도 정선여행(4) - 구절리 레일바이크
    여행기 2008. 3. 11. 15:25


    강원도 정선여행(4) - 구절리 레일바이크

     

     


    꼬불거리며 끝없이 어어진 험로를 일러 구절양장九切羊腸이라고 한다. 아우라지를
    떠나 이전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인 구절리로 가는 길은 승용차가 버거워 할 정도로
    굽이가 심하고 오르내림이 만만하지 않았다.


    아우라지에서 구절리에 이르는 길은 마치 히말라야 차마고도茶馬高道를 연상하리
    만큼 인적도 드물고 잠시도 쉬지 않고 핸들을 움직여야만 했다. 길이 맞기는 한가
    싶어서 앞 유리를 통해 위를 보면 보이는 산에 비해 하늘은 손바닥 만 했다.


    하루전에 전격적으로 더난 여행이라 구절리에서 아우라지까지 타고 갈 레일바이크는
    오후 5시 마지막 편 밖에 예약할 수 없었다. 나오는 길이 걱정되었다. 마치고 다시금
    이 길을 되집어 오려면 어둑사리가 내려 있을 터이다. 어두움에다 끝없이 꼬불거리는
    이 길을 다시 와야할 생각을 하니 왠지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1960년대만 하여도 대부분 강원도 산골의 공통적인 이야기이겠지만 이곳에 광부들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고 전기도 없었다고 한다. 생필품을 사기 위해서 가장 가까운 장인
    임계면까지 20Km였다고 하니 왕복 100리에 해당하는 거리인 것이니 그 불편함이야
    말로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철도는 청량리-강릉선에서 증산역에서 지선으로 들어오는데 약 30년전 석탄 수송을
    위해 부설되었다고 한다. 철도가 놓이면서 전기도 들어왔고 수많은 사람들이 막장의
    돈을 캐기위해 몰려 들었다. 한창 때는 500세대에 3천명의 인구로 붐기기도 했지만
    정부의 석탄합리화 정책 이후 주민의 수가 급감하여 지금은 500여명 정도라고 한다.
    지금은 도회의 물자들이 언제던지 들어오므로 없는 것 없지만 딱 하나 논(畓)이 없다.
    따라서 주산물은 고랭지 채소, 감자, 옥수수, 산채와 약초등이 많이 난다. 특히 이곳의
    황기는 아주 유명하다.

     

     

    구절리 역에서 아우라지 쪽으로 본 경치이다. 아직도 흥건하게 눈을 쓰고 있는 첩첩인

    산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말 그대로 산이 천평이면 하늘은 10평인곳.... 구절리~

     

     

     

    출발시간을 30여분 앞둔 오후 4시 30분

    갑자기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 메운다. 일회용 우의를 미리 사놓자던 아내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이 슬그머니 후회가 된다. 7킬로가 넘는 길인데 리(里)수로는 20리 길인데

    도중에 비라로 만나면 어쩌나 싶다. 아이들은 눈이라도 내렸으면 좋겠다고 한다.

    차라리 눈이 내리면 좋을 듯 싶다. 고생은 하더리도 추억은 진해질터이니~

     

    멀리서 우리가 타고갈 레일바이크를 실은 풍경열차가 들어온다.

     

     

    풍경열차는 구절리와 아우라지을 왕복하는 꼬마열차다. 평판차를 개조해 천막을 씌우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벗길 수 있게 디자인 되었다. 앞쪽과 뒤쪽에는 밖으로 노출된 공간이

    있어서 강변을 떠도는 바람을 맞으며 경치구경을 할 수 있게 되어있다.

     

    구절리를 출발한 레일바이크의 뒤를 따라 아우라지로 와서 빈 레일바이크를 뒤에 매달고

    갔던 사람들을 태워서 다시 구절리로 돌아오는 역활을 하는 기차다.

     

    대부분의 동해선이 전철화 되었지만 아직 이 구간은 전철화되지 않아 디젤로 움직인다.

     

     

     

    레일바이크는 2인용과 4인용이 있는데 우리는 식구가 다섯이라 애매하다. 결국 예약하면서

    2인용 1대, 4인용 1대를 예약했다.  2인승은 18,000원, 4인승은 26,000원이다.

     

    아쉬운 점은 2인승, 4인승을 중간에 좀 섞어서 배치를 하면 가족끼리 즐길 수도 있으련만

    인승별로 묶음배치를 하여 결국 아이들은 우리와 한참 떨어지게 되었다. 자연히 아이들

    염려를 하게 되고 그 또한 작은 스트레스 중의 하나이기도 했다. 아이들 사진을 찍어줄 수

    없는 것도 또한 불만이기도 했다.

     

    출발하기전 한 컷 찍어주는 센스~~

     

     

     

     

     

     

     

     

    구절리에서 아우라지를 향해 페달을 밟아야 하는 길은 강변을 따라 있어서 경치가 좋다.

    게다가 대부분 평지로 잠깐의 오르막을 제외하면 힘에 부치지도 않는다.

     

    강아지도 주인을 잘 만나야 일신에 평안한 법인데 우리 부부가 앉은 자리는 앞 뒤로

    젊은 청춘 커플이 배치되어 힘을 다해 페달을 저어 대는데도 여간해서 따라잡기 힘들어

    곤욕인데 뒷 커플까지 빠른 속도로 압박을 해대어 힘든 여정이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아이들은 반대로 노인 커플에 앞을 막아 지체되어 힘들었단다.

    우리 뒤를 �아온 그 젊은 커플의 고충이 이해되어 고객가 주억거려 졌다.

     

     

     

    참 멋있게 자란 나무다. 아마도 정원수 용도으로 키우는 듯 하다. 저 나무들은 머지않아

    도회로 팔려갈 것이다. 탁한 매연속에서 도회의 악세사리가 될것이다.

    야산에 아무렇게나 자라 몸이 굽어지고 볼품없는 나무들은 이 대자연의 품에서 대자연이

    주는 맑은 공기를 맡으며 살 것이다. 산새소리들 들으며 깨어나 바람이 물어다 주는 다른

    골짜기의 소식들에 일비일희一悲一喜하며 별들의 다독임으로 잠이 들것이다.

     

    따지고 보면 세상은 공평한 법이다. 잘난 사람은 잘난 만큼 자신의 일부분을 바쳐야 그 잘남이

    유지될 것이고 못난 사람은 못난 만큼 세상에 신경쓸 것이 적어져 일신이 편한 법이다.

     

     

     

    마지막 터널인 듯 하다. 시간상으로 보아 곧 종점이 가까워 진 모양이다. 서서히 정체가

    시작되는 것으로 보아 이 터널을 나서면 아우라지가 보일 듯 하다.

     

     

     

    이 교량이 아우라지로 건너가는 다리다. 아래는 남한강으로 흘러가다가 또 다른 물과 합쳐

    어울어져 서로 몸을 섞어며 산골의 맑음을 한강까지 운반할 것이다.

     

     

     

     

    레일바이크의 종점인 아우라지 역의 어름치 까페다.

    어름치는 천연기념물  제259호로 지정된 귀한 어류다. 어름치는 잉어과에 속하는 물고기로 한강·

    임진강·금강의 중상류에 분포한다. 몸길이는 20∼30㎝이며, 몸 표면에 검은 점이 분명한 것이 특징이다.

     

    몸은 옆으로 납작하며, 은백색 바탕에 등쪽은 갈색을 띤 암색이고 배쪽은 희다. 옆구리에는 7∼8줄의

    검은 점이 세 줄로 나열되어 있다. 하천 중상류의 물이 맑고 자갈이 있는 곳에서 서식한다. 산란기를

    제외하면 비교적 깊은 물 속에서 생활하며, 물 속에 사는 곤충이나 갑각류, 작은 동물 등을 먹고 산다.

     

    산란기에는 얕은 물로 나와서 4∼5월이면 깨끗한 물 속에 구덩이를 파고 알을 낳는데 알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모래와 자갈로 높이 5∼8㎝의 탑을 쌓는다. 지금은 그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사람들에 의한 남획과 나빠지는 수질의 탓이다.

     

    어름치는 우리나라 고유어종으로, 환경변화에 민감하고 분포지역이 국한되어 있으므로 멸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어름치 까페는 운동으로 배가 고파진 사람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어 서있기도 힘이 든다.

    게다가 늦겨울의 차가운 바람이 사람들을 모두 까페안으로 몰아부쳐 좁은 까페안을 가득 메웠다.

     

     

     

    어름치 까페로 들어가기전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찾는 곳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사실 출발 할 때는

    중간에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것이 가장 아쉬웠는데 다행이 중간에 직원이 레일가에 자리잡고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3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인화까지 해서 액자에 넣어서 팔고 있었다.

    유리로 된 액자에 '정선 레일바이크 기념'이라는 글자까지 인쇄되어 있는데 10,000원이면 싸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투덜 댄다. 딸들은 늘 이런 부분이 까칠하다.

    그래도 자신의 모습을 두고 갈 수는 없지 않느냐며 구입을 했다. 아내는 벌써 걸어둘 공간이 없다며

    고민이다.

     

     

     

    다시 돌아온 구절리역에서 바삐 떠나는 사람들을 여치 까페의 이층 창문을 통해 내려보며

    따뜻한 차 한잔을 아껴 마시다 곧 영업이 끝난다는 종업원 말에 떠밀려 나왔다.

     

    까페 이름이 '여치의 꿈'이라고 한다. 여치의 꿈은 무었일까?

    어쩌면 모든 곤충들이 한 철을 살다가 가는데 곤충들이 사는 짧은 순간에서 제일 빛나는 부분이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 짝을 짓고 알을 남기는 것일 것이다. 새끼를 보살펴야 하는 포유류들과는

    달리 곤충류들은 알낳기만 하는 것으로 자신의 임무를 다한다.

     

    '여치의 꿈' 까페는 두마리의 여치가 짝을 짓는 모습이다. 아마 이름과 모양이 가장 잘 어울리는

    건물일 것이다. 구절리에는 논이 하나도 없다. 만약에 '메뚜기의 꿈'이라고 했다면 어떠했을까?

     

    이제 좀 더 있으면 모두 이 역을 떠날것이다. 일반 열차가 다니지 않는 구절리 역에는 역무원이

    밤새 철로를 지킬 필요도 없으니 그도 밤새 떠나 있을 것이다. 남는 것은 물소리, 별소리. 그리고

    잠이 들지 못해 헤매는 바람소리들 뿐일 것이다. 여치 부부의 짝짓기에 딱인 분위기다.

    아침이 오면 다시 혈관의 피가 돌듯 역무원이 오고 까페 종업원이 나와 지난 밤 여치 부부의

    짝짓기 흔적을 빗자루로 쓸며 하루를 시작할 것 이다.

     

    구절리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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