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강원도 정선여행(1) - 5일장과 올챙이 묵
    여행기 2008. 3. 9. 12:09

     

    강원도 정선여행(1) - 5일장과 올챙이 묵

     

    강원도 정선은 아리랑의 발원지라고 알려져 있다. 요즈음은 강원도 관광의

    큰 축의 하나를 담당할 만큼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청량리 역에서

    동해안으로 가는 철도의 본선에서 갈라져 들어가는 지선이 이곳으로 간다.

     

    요즈음 정선관광의 하일라이트는 정선 5일장과 구절리의 꼬마열차, 7킬로의

    레일바이크가 그것이다. 레일바이크는 전국에서 3곳이 운영중인데 전라도의

    섬진강변 곡성역, 문경 그리고 정선이다. 곡성역의 레일바이크는 역을 뱅뱅도는

    것으로 겨우 몇 백 미터에 불과해서 레일바이크라 이름 붙이기도 낯 간지럽다.

    문경은 석탄 박물관과 연계하여 제법 풍치좋은 곳을 달리기는 하지만 왕복 약

    4킬로 정도로 거리면에서 좀 아쉽다. 그기에 반해 정선은 7.2킬로 정도의 거리에

    이르러 각광받는 곳이다.

     

     

    제법 번듯하게 발전한 도시여도 대부분 상설시장이 있고 5일마다 따로 열리는

    5일장이 있다. 이 시대의 5일장은 노쇠함의 표본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도시마다 들어선 대형마트로 사람들이 몰려가고 5일장은 향수에 젖은 노인이나

    대형마트로 가기가 불편한 이, 집의 텃밭에서 직접 기른 소채류를 용돈으로 만들려는

    노인이 대부분이다.

     

    옛날처럼 왁자한 분위기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정선읍내에 깨끗하게 새로 정비된 재래시장에도 오늘은 5일장이 섰다. 정선 5일장이

    열리는 날짜는 2, 7, 12, 17, 22, 27일 이다.

     

    주로 팔리는 물건들은 여느시장과 같지만 관광객들이 부쩍 늘어난 요즈음은 산에서

    채취한 산나물, 옥수수, 메밀등이 주류다.

     

     

     

    제일 인기있는 곳이 먹거리 장터이다.

    정선의 대표적인 음식이 메밀전병, 올챙이 묵(국수), 콧등치기 국수, 곤드레 밥이다.

    정선 5일장에 들리는 관광객들의 대부분이 반드시 들리는 곳이기도 하다.

     

     

     

    먹거리 시자으로 지정된 곳에는 가게마다 탁자와 의자가 준비되어 있고 이곳의 바깥

    장판에는 먹거리 노점들이 있다. 서로 경쟁을 할 것 같지만 이곳 정선에는 노점과

    가게가 서로 분명한 영역을 가지고 있었다. 노점에서는 주로 메밀전병이나 전煎등을

    만들어 팔고 있었고 가게는 식사류를 팔고 있었다.

     

     

     

    다섯식구가 하나씩 다른 것을 시켰다. 메밀전병, 올챙이 묵 (올챙이 국수로 알고 있었는데

    현지주민들은 대부분 묵이라고 했다.), 콧등치기 국수, 곤드레밥을 시켰다.

    식당 뒷문밖은 시장통이었는데 메밀전병은 그곳에서 가져왔다. 참 좋은 시스템이다.

    노점과 식당이 서로 Win Win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메밀은 피를 맑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독성이 있어서 너무 자주 먹으면

    좋지않다고 한다. 일설에는 중국사람들이 우리 민족을 망하게 하려고 전파했다고 하는데

    지혜로운 오리 조상들은 메밀만을 먹지 않고 야채와 버물러 섭취함으로서 오히려 건강식품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메밀의 고소함과 야채의 아삭함, 양념의 매콤함이 잘 배인 메밀전병

     

     

     

    유명한 올챙이 묵(국수)은 워낙 텔레비젼이나 잡지, 신문등을 통해 알려져 있어서

    먹거리 시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혀의 감각이 바짝 예민해 졌다.

     

    올챙이 묵은 옥수수(강냉이)로 만드는 음식이다. 나도 초등학교 시절 미국에서 구호품으로

    보내준 옥수수 죽(강냉이 죽)을 급식으로 받아 먹었다. 나중에는 옥수수로 빵을 만들어서

    급식으로 주었지만 처음에는 옥수수 죽과 양유(羊乳)를 받아서 맛있게 먹었는데 갈수록

    껄끄럽고 거친 맛이 느껴졌다.

     

    그만큼 옥수수는 거칠어 주식으로 먹기가 쉽지 않다. 강원도 정선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산지山地로 벼농사가 힘들었고 서민들의 주식은 옥수수가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올챙이 묵(국수)를 만들려면 우선 옥수수알인 강냉이를 멧돌에 갈아서 껍데기를 걸러내고

    물에 넣어 앙금이 갈아 앉으면 윗물을 솥에 넣고 끓이다가 앙금을 넣고 끓여서 뭉근해지면

    대야에 찬물을 붓고 그 위에 나무로 만든 묵틀을 놓고 뭉근해진 옥수수 묵을 떠 넣고 묵틀의

    뚜껑으로 지긋히 누르면 묵틀 바닥의 구멍을 통해 흘러나온 묵이 차가운 물에 굳어진다.

    이때 굳어진 모양이 마치 올챙이 모양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루를 국수로 만드는 방법에는 중국에서는 반죽을 두손으로 늘려서 가닥수를 늘려가며

    면발을 만드는 반면 우리 조상들은 반죽한 가루를 구멍이 숭숭뚫린 국수틀을 통해

    밀어내 차가운 물로 식히며 만들었다.

     

     

     

     

    맛은 없었다. 알려진 유명도에 비하면 참으로 심심한 맛이었다.

    진한 맛의 양념장이 없었더라면 이것을 무슨 맛으로 먹나 했을 것이다.

     

     

     

     

    곤드레 나물밥이다. 곤드레는 산에서 채취하는 나물이다.

    겨울인 지금은 말린 나물로 만들어 파는데 정선 5일장에서 가장 흔하게 만나는 나물이다.

    요즈음 인기를 얻고 있는 "곤드레 만드레~"하는 노래에도 나오는 이 곤드레는 정선아리랑에서도

    나오는 가사이기도 하다.

     

    제법 향취를 풍기는 곤드레 밥은 뒤늦게 시킨 송이동동주와 궁합이 잘 맞았다.

     

     

     

    오늘 정선 5일장에서 맛보는 마지막 음식은 콧등치기 국수다.

    한가닥을 입에 물고 쪽 빨다보면 마지막 가닥이 콧등을 친디고 해서 콧등치기 국수다.

    메밀을 섞어 만드는 이 국수는 연하지 않은 특성이 그렇게 만드는 모양이다.

    '콧등치기 국수'라는 이 멋있는 이름을 지은 이는 누구였을까?

     

     

     

    정선 5일장의 광장이다. 아라리 장터......

    여러 축제들이 열리는 공간이라고 한다. 국극단 공연이 있다고 했는데 찾다가 보니

    여름에서 가을동안에만 있다고 한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 오다가 메밀을 까서

    찐 메밀로 만들어 놓은 것을 샀다. 찐쌀과 같은 용도로 만들었다고 한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