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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유년기10(여름4)
    유년의 기억 2006. 3. 28. 14:50

    여름에 가장 흔한 것 하면 모기나 파리를 연상하지만 그때의 우리는 구더기를 가장
    흔한 것으로 꼽았다.
    학교도 가정도 모두 수세식이 아닌 퍼세식 화장실이었고 특히 농사를 짓는 집 그
    중에서도 밭농사에서는 하나의 큰 자원이었다.


    화장실 앞에는 꼭 항아리가 하나 있게 마련이었는데 오줌은 그곳에 따로 누어야만
    했다. 오줌은 오줌대로 비료로서의 역할을 크게 담당했기 때문이다.
    변소가 어느 정도 차게되면 퍼서 `똥장군`에 담아서 밭으로 져 날라야 한다.


    나무로 만든 똥장군은 통쟁이가 만든다. 널판을 몇 조각으로 둥글게 엮어서 대나무의
    띠로 만든 통이다.
    통쟁이는 물통도 그렇게 만들었는데 나무와 나무사이는 아교로 막아서 물은 전혀
    새지를 않았다. 그 당시에 통쟁이는 고소득자에 속했다.
    집집마다 똥장군이 필요했고 물지게도 있어야 했으므로 인기가 좋았는데 물통은
    함석으로 똥장군은 프라스틱으로 대체가 되면서 서서히 사양화되어 갔다.

     

     

     

     

    여름에는 변소에 앉아서 아래를 보면 구더기들의 세상이었다. 오줌줄기를 맞고
    이리 저리 튀는 모습이 악동에게는 하나의 재미였다.
    더러는 변소를 퍼기 위해 만들어둔 문으로 기어 나오기도 했는데 집뿐만이 아니라
    학교도 그랬었다.
    그때는 집집마다 닭을 몇마리씩 키우고는 했는데 기어나온 구더기는 여름볕살에
    커가는 닭들의 살을 토실 토실 올려주었다.


    집에서 학교까지는 담을 죽 돌아 불과 100미터도 채 안되었는데도 작은 개울에는
    개구리들이 참으로 많았다.
    봄에 부화하여 올챙이시절을 보낸 개구리들은 여름에는 아직 꼬리도 다 없어지지
    않은 놈들이 많다.
    우리가 여름방학을 맞이 할 때쯤이면 이놈들이 성체가 되어 완전한 개구리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아침에 등교시간에는 항상 챙기는 목이 넓은 조그만 병이다. 요즈음의 시간으로 5분
    정도만 투자하면 최소한 10여 마리는 족히 잡을 수 있었다.
    지루한 수업시간이 지나고 10분의 휴식시간이 되어 선생님이 교무실로 가시면 드디어
    참았던 장난기가 발동을 한다.


    온 교실이 여자아이들의 비명과 남자애들의 환호로 뒤덥히는 데는 채1분도 안 걸린다.
    얼마전에 애들 학교에 가보니 요즈음은 교실 안에 선생님의 책상이 있어서 거의
    하교때까지 같이 있던데 옛날에는 수업시간이 끝나면 쉬는 시간에는 선생님은 교무실에
    가셔서 수업종이 치시고 5분정도 지나야 들어오셨다.


    어떤 때는 개구리 대신에 도마뱀을 풀어놓을 때도 있는데 그럴때는 비명소리도 유난히
    커서 교무실에 계시던 선생님이 뛰어나와 사태를 진정시키고 우리는 복도에서 걸상을 들고
    팔이 떨어져 나가는 듯한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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