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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란후라이 꽃~
    여행기 2006. 2. 23. 22:10

    블로그앤 사이트가 없어지면서 백업하는 글..

     

    2003-08-05 오전 11:23:40

     

    그저께 제헌절날 전북 김제에 있는 청운사에 갔을때의 일이다.

     

     약속이 있다는 큰딸만 빼고 갔다가 돌아서 나오다가 마침 길옆에 피어있는 개망초에 이름모를 날벌레가 꿀을 따는지 열심이다. 접사로 한컷을 하고 두딸에게 개망초에 대하여 열심히 설명해주었다.

     

    개망풀,왜풀,일년봉,야호,비봉이라는 또다른 이름이 있다는 말과 개화기는 6~8월이며 개맡초에도 두가지 꽃이 있는데 설상화는 연한 자줏빛이 감도는 흰색이고 반상화는 노란색이라는등... 북미가 원산인 귀화식물로 6.25때 미국들의 배낭에 묻어 들어왔다는 설이 있는데 나물이나 식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둥... 한방에서는 감기·학질·림프선염·전염성간염·위염·장염·설사 등에 쓰인다는등... 우리하고 피를 나눈 인디언들이 흔히 사용하는 약용식물이라는등....

     

    한참을 설명했더니 둘째놈이아빠! 나 배고파..내눈에는 계란후라이로 보여..’한다.

     

    듣고 다시보니 영락없는 계란후라이처럼 생긴 꽃이다. 우리주위에는 많은 귀화식물이 있다. 브라질이 원산인 깨꽃, 일본남부가 고향인 소철, 북유럽에서 온 개꽃..이외에도 우엉,율무,크로바로 알려진 토끼풀,와사비를 만드는 겨자무등등... 그중에서 개망초만큼 우리의 산야에 우리의 체질에 맞추어진 식물은 없다. 전국 방방곡곡 산이든 들이든 계곡이건간에 개망초를 볼 수 있다. 귀화식물이면서 식용이나 약용으로 이놈만큼 넓게 쓰임새를 갖춘것도 없다. 모든 야생화가 그렇듯이 개망초도 흔히보이면서도 그냥 지나칠때는 예쁘거나 아름답다거나 향기가 좋다거나 하는게 없이 그냥 평범..그 자체이다. 그러나 접사를 위해서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정말 이쁜 꽃이다.

     

    눈에 뜨이지 않는 아름다움...현란하지 않는 수수함을 갖춘 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이면에 감추어진 무엇을 보고 눈에 뜨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

     

    오늘처럼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면 화려한 자귀나무는 마치 세상에 대해 멀미를 하듯이 자귀꽃을 토해낸다. 그러나 제몸을 낮추어사는 개망초는 바람에 저항하기보다는 맞추어 산다.

     

    한생각 돌려서 세상을 보면 들꽃..바위..바람..모든것들이 삶의 스승이다. 단지 문제는 나의 그릇이 크지를 못해서 매순간의 알음알이가 오랫동안 머물러 곰삭지 못하고 물처럼 바람처럼 흘러가 버린다는데 있다.

     

    평범한 삶... 그것에서의 해방을 꿈꾸며 산다...오늘도...

     

    벌써 토요일..예전에는~마침내 토요일이 지금은벌써~토요일이 되었다. 아마도 살아가고 늙어가며 과거라는 발자욱을 남긴다는 증명인 듯....

     

    내가 오래전에 쓴 詩중에바람으로 쓴 碑銘이라는 시가 생각난다.

     

    `여기 잠자지않는 바람이 있다`//이것은 부질없는 짓 같지만/ 미리 지어놓은/훗날 나의 묘비명입니다.// 우리는 모두들/사는 준비로 바쁘지만/돈을 모으고/꽃을 기르고/ 詩를 쓰고/그렇게 사는데 바쁘지만/죽는 준비가 필요한 때도 있읍니다.// 우리에게 소유가 있읍니까./소유가 있다면/그것은 살아가는 죽음뿐입니다./ 모든 불확실 속에서/죽는다는 것./그 작은 이유만으로 확실합니다.// 우주를 만들만큼의/짧은 순간도/잠시를 서 있지 못하는 우리들./ 죽는 준비가 참으로 필요한 때도 있읍니다.// 누구나/죽으면 한 평의 땅을 갖는다 합니다./이 얼마나 가치없는/ 허전한 소유입니까.//사는 준비로만 /너무 바쁜 우리들 세상엔/ 아침마다/까치가 우는게 하나도 소용이 없읍니다.// `여기 깨어있기 싫은 바람이 있다`//이것은 부질없는 짓 같지만/ 다시 고쳐지은/훗날 나의 묘비명입니다/

     

    장마비도 그치고 바람만 그 자리를 메꾸고 있는 토요일...저 바람따라 또 어디론가 흘러갔다가 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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