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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지키는 놈만 병신?時流評說 2006. 11. 13. 16:55
법! 지키는 놈만 병신?
지난 토요일은 지난 추석때 못 뵌 장모님을 뵈어야 겠다는 생각에 오랫만에
세딸들까지 동행해서 진해까지 먼길을 다녀 왔다.
옥산휴게소를 지날 무렵부터 사고가 났는지 밀리기 시작한다.
아침 9시부터 시작된 전용차로로 달리는 버스들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9인승 카니발인 내차도 6명만 승차를 하게되면 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다.
아쉽다. 한명이 부족하다. 요즈음 아이가 세명이면 원시인 취급을 받는데도
하나를 더 출산하지 못한게 이럴때 후회스럽다.
10여분이면 되는 거리를 무려 1시간 가까히 가다 말다 하는 사이에도
전용차선으로 가서는 안되는 승용차들이 휑~ 휑~ 달린다.
욕이 절로 나온다. 1시간동안 전용차선으로 휑~하니 스쳐간 승용차만 줄잡아
100대가 넘는다. 그중에서도 그렌저,다이너스티,BMW같은 고급차가 더 많다.
체증구간을 벗어나 경부고속도로로 대구까지 오는데 길가에 세워두고 찍어대는
경찰들만 2팀이나 된다. 전용구간 위반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아침시간인지 사고
현장을 스치는데도 경찰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경찰은 법의 집행 여부를 감시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조건으로 국민으로부터 녹을
받아 삶을 영위한다. 그런데도 명절이나 휴일같은 날 전용차선을 어기는 사람들은
자꾸 늘어나게 만든다. 단속의지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예전에 적었던 "작통권이 없었던 장수, 이순신"에 댓글을 달았다.
지금 대한민국의 문제는 작통권이 아니라 부동산이라고 한다. 5억짜리가 10억이
되었다는 푸념과 함께 내글이 한가롭다고 질타를 했다.
28년을 같은 일을 직업으로 삼아 직장에 청춘을 바쳐도 나는 겨우 몇천짜리에 산다.
그래서 나는 몇억따위는 관심이 없다고 답글을 달았다.
신문에 늘 오르내리는 부동산 문제는 서울, 그것도 강남에 집중되어 있다.
내가 사는 이 지방에는 지금 오히려 분양가보다 내린 아파트들이 늘어나 골치거리다.
물건을 살때도 내 소비능력을 감안해서 사야만 하듯이 아파트도 마찬가지이다.
식구수에 맞추어 살집을 장만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될것이냐가 더 관심사다.
나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법을 지킬려고 하는"의지가 없다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우리나라의 "법"이란 지키는 놈만 바보가 되는 이상한 약속이다. 돈없고 빽없는
사람들만 지키는 게 바로 "대한민국 법"이라는 존재다. 검찰이나 법관이나 경찰은
그 법이 잘 지켜지는지 감시하고 이끄는 임무를 지닌 사람들이다.
그런 경찰,검찰,법관이 없다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대한민국인의 슬픔이다.
경찰,검찰,법관이 없어도 일부러 법을 지킬려는 사람은 왠지 바보가 됐다는 느낌을
털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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