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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6일의 단상이런저런 이야기 2006. 10. 27. 15:49
10월 26일의 단상어제 컴퓨터속의 사진들을 좀 정리했다. 그중에 10월 26일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한컷의 사진이 모니터속에 떠올랐다. 이 사진 한장은 한동안 10월 26일이라는 숫자가
주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도록 만들었다.
저 사진은 삽교호에서 얼마전에 찍은 사진이다. 좀 먼곳에서 손님이 왔는데 마땅히
대접할 것이 생각나지 않아 이 부근에서는 꽤나 이름난 장어를 대접하기로 하고 강변의
호수가 아주 잘 보이는 장어집으로 갔다가 삽교천 방조제의 민물쪽 삽교호를 배경으로
조각배의 뱃전에 옹기 종기 앉아서 휴식을 즐기던 백로들을 찍었다.
삽교호의 방조제는 前 박정희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참석했던 행사였었다. 전날인 25일
도고별장에서 자고 방조제 준공식에 참석했다가 서울로 가서 그날밤에 유명을 달리했다.
그날이 1979년 10월 26일이다. 흔히 10.26으로 말하는 대통령 시해 사건이다.
묘하게도 딱 70년전인 1909년 이날에는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가 한국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날이다. 70년이 지난 지금 일부에서는 안중근 의사의 쾌거를
두고 평가를 하려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안중근 의사의 거사야 말로 나라가 위태에
처했을때 나서는 것이야 말로 참 용기임을 가르쳐준 영원한 민족의 영웅이다.
부질없는 생각도 잠깐 했다. 70년전에 그 일로 한국과 일본의 두 영웅이 다시 위치를
바꾸어 암살자와 피격자의 태어나 인연의 빚갚음을 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그런
얼토당토 않은 생각을 잠깐했다.
10.26 대통령 시해사건으로 가장 큰 수혜자가 된 사람은 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이른바 신군부 였다. 자의였는지 타의였는지 모르지만 그 신군부에 권력을 내어주고
인생의 황혼기를 '불행한 대통령' 이라는 짐을 졌던 前 최규하 대통령의 영결식이 또
있었던 날이다. 비밀을 고스란히 지닌채로 말이다. 평소 꼼꼼하게 메모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었다고 하니 벌써부터 세간의 이목은 있을지도 모를 그의 비망록에 모여있다.
그리고 또 10월 26일에 유명을 달리한 前 박정희 대통령을 평소 흠모 했다던 프로레슬러
김일 翁이 인생의 링에서 내려와 영면의 길로 갔다. 세계 최빈국 국민으로써 패배주의에
빠져있던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었던 그도 분명 한시대를 풍미한 영웅이다.
그의 말대로 프로레스링이 쇼이던 아니던 간에 우리는 한때 그로 인해서 주먹을 쥐었고
한숨도 쉬었으며 환호도 했었다.
신문에 나오는 오늘의 소사를 보니 한국전쟁때 우리 국군이 압록강에 다다른 날이기도
해서 유난히 굵직한 일이 많았던 10월 26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심히 찾아낸 사진 한장으로 어제는 참으로 많은 생각들이 교차한 날이 였다.'이런저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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