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님을 위한 가을, 진천 보탑사
    여행기 2006. 10. 17. 16:48


    님을 위한 가을, 진천 보탑사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불교가 전래될 당시에는 주로 목탑들이 유행했다. 그중에서
    황룡사지 9층탑은 유명했지만 전란이 많았던 우리나라에서 대부분 자취를 감추었다.
    목탑은 석탑과 달리 건축물의 한 종류로 대부분 법당의 용도도 겸하고 있었다.


    목탑을 짓는데는 목수의 기량이 좌우한다. 우리 시대의 뛰어난 목수의 한사람으로
    통하는 신영훈 대목 (문화재 전문위원)이 직접 감독하여 삼국시대 신라와 고구려의
    국경지대로 고려시대 큰 절터로만 전해오던 연곡리 비립동에 21세기를 앞두고
    우리나라의 발전과 통일을 기원하는 동시에 전통 건축문화를 재현함으로써 다음
    세대에게 문화민족의 긍지를 심어주기위해 3층 목탑을 건립하였다.


    그곳이 충북 진천군의 보탑사인데 보탑사라 이름한 뜻은 법화경 견보탑품에 의하면,
    석가모니 부처님의 법문을 다보여래께서 증명하고 찬탄하기 위해 칠보탑이 솟아오르는
    것을 보여주신 것과 관련, 그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보배탑을 세움으로서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가슴에 자비심 가득 채우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뜻에서라 한다.

     

     


    이 3층석탑의 각층마다 다른 부처님을 모시고 있는데 1층은 금당(金堂)이라는 당호로
    심주를 중심으로 석가여래, 비로자나불, 아미타불, 약사여래를 모신 보탑사의 본당이다.


    2층은 법보전(法寶殿)으로 불, 법, 승 3보중의 법보, 즉 석가세존의 가르침인 8만대장경을
    봉안하는 법당이다.


    제일 윗층인 3층은 미륵전(彌勒殿)으로 석가 세존께서 열반에 드신뒤 부처님이 안 계신
    세상 (無佛時代)이 계속되다가 장차 이땅에 오시어 새로운 정법(正法) 시대를 여실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불을 모시는 법당이다.

     

     

    3층의 미륵전에서 본 바깥풍경..8각과 6각의 법고각, 그리고 범종각이 보인다.

    몇백년 족히 된 보호수인 느티나무 아래는 한순간도 조용한 적이 없는 시끌한 곳이다.

    그래도 사람 사는 냄새가 구수한 된장처럼 나는 곳이다.

     

    부처님 세계에서 내려다 보이는 사바의 풍경과 같으리라.

     

     

     

    이곳이 오래된 절터임을 나타내주는 연곡사지 3층 석탑....

    그앞의 족두리꽃(풍접초)가 아름다운 자태로 바람을 맞고 있다.

     

     

    소나무 아래서 선정에 들어 계시는 반가사유상......

    어떤 화두를 잡고 계시는 것일까? 부처가 없는 시대... 지금이 부처가 없는 시대이다.

    아니 부처가 있다고 착각하고 사는지 모른다. 그저 흙으로 빚어 만든, 쇳물을 부어 만든,

    나무로 깎아 만든... 그런 외형적인 부처의 형상을 믿고 사는 지도 모른다.

     

    사유하는 힘을 가진 인간... 그 사유가 만들어 내는 무한함... 그것이 동물과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일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열반 모습을 모신 열반당...적묵당이라고 하기도 한다.

    아래 사진은 인도에 있다는 그의 발자국을 형상화한 조각이다.

     

    석가모니는 왕의 계승자로 태어나면서 어머니를 잃고 이모의 손에서 성장했다. 그의

    나라는 당시 인도의 수많은 나라들 중의 약소국가의 하나였고 늘 주변국들의 침략에

    맞서 나가면서 심리적인 압박도 많이 받았을 것이다.

     

    그런 그는 다른 사람들 보다 시쳇말로 철이 일찍 들었다. 그는 자주 사유를 했다.

    그 사유는 결국 그에게 삶이란 무었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졌고 그는 출가를 했다.

     

    그는 깨달음을 얻은 후 수많은 사람들을 진리의 문으로 인도했다. 그러나 그도 육신의

    한계는 어쩌지 못했다. 마침내 그는 두그루 나무 아래에서 열반에 들었다.

     

     

     

     

    보물 제 404호인 백비다.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새겨지지 않은채 전해 내려 온다.

    어떤 스님의 열반후를 준비했던 것일까? 아니면 어떤 선각이 있어 어차피 왔다가 갈때

    흔적을 남긴다는 것 부질없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주기 위한 것일까?

     

     

     

    찾아 가는 길은 경부고속도로의 목천나들목이나 중부고속도로의 진천나들목을 이용하면 된다.

     

     

     

    제목을 "님을 위한 가을, 진천 보탑사"로 달았다. 다소 뜬금없이 들릴 이 제목은

    보탑사에서 만난 가을 때문이다.

     

     

    우리들에게 님은 무었일까? 아니 우리들이란 복수적인 용어를 제쳐두고 나의 님은

    누구일까? 아니면 무었일까?

     

    만해 한용운 스님은 그의 싯귀에서 "기룬것은 다 님~"이라고 했다. 스님들에게 그리운

    님은 부처님의 법을 구현 하는 것일 것이다. 부처님의 법이란 모든 중생이 성불을 이루는

    것이다. 그러므로 스님들에게 그리운 님은 부처일 수 도, 중생들일 수 도 있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마다 간곡하게 갈구하는 바램이 있고 보면 그 하나 하나의 바램들이

    바로 님일 것이다.

     

    나(我)라는 존재...

    과연 나라는 존재란 무었인가? 먹고 싸고 웃고 울고하는 것이 나인가?

    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알수 없는 그 무었이 나라는 말인가?

    나에게는 나(我)를 보고 느끼는 것이 절실한 문제다.

     

    그렇다면 이 가을을 바칠 오직 하나의 님은 나, 자신일지도 모르겠다.

     

     

     

    꿀을 따고 있는 일벌 한 마리...

    그의 님은 누구일까? 그도 지금 가을을 바칠 님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야생국화로 차를 만들고 계시는 스님...

    님을 위해 꽃을 다듬고 계시는 것은 스님에게는 대중들이 님일 것이다. 그가 다듬은

    꽃차의 향기로움이 목젓을 타고 넘어갈때 그 님들은 환희심을 느끼게 될것이다.

     

    가을볕이 부드럽게 쓰다듬어 국화를 말린다.

     

     

     

    "야야~ 우리 며칠째 햇살에 마르고 있는데 얼마나 더 있어야 하나?"

    "글쎄... 아마도 저 소화전하고 우리 몸색이 같아야 될 듯 해..."

     

     

     

     

    꽃들의 님은 나비일까? 파아란 하늘일까? 아니면 지나가는 바람이거나~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