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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추사고택(古宅)의 가을풍경여행기 2006. 9. 29. 17:20
예산 추사고택(古宅)의 가을풍경
우리나라에서 명필로 그 이름을 떨친이는 신라의 김생을 비롯하여 한석봉등 여럿이
생각나지만 추사 김정희 또한 자신만의 추사체라는 독특한 필법을 남기고 있다.
사실 추사 김정희는 집안이 워낙이 좋아서 어렵지 않게 출세의 길로 접어 들었고
가난과 거리가 있었기에 글,그림,서각,차등의 다양한 취미를 입신의 경지에 까지
올려놓을수 있었던 전형적인 조선조 양반가문의 자손이였다.
그의 증조부인 한신(漢藎)이 왕의 부마(사위)로 책봉되어 충청도 예산 지금의 고택
자리를 별사전(別賜田)으로 받아서 지은 집이 지금의 추사고택이다.
그의 면면을 좀 살펴보면 정치적으로 실학을 중시하던 북학파(北學派)의 한 사람으로
우리의 실학(實學)과 청나라의 학풍을 잘 융화시켜 경학·금석학·불교학 등 다방면에
걸친 일가를 이룰만한 학문 체계를 수립했다.
특히 그는 당대의 서예실력으로 자신만의 추사체를 창안했으며 그의 문인화는 조선말
화단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본관은 경주. 자는 원춘(元春), 호는 완당(阮堂)·추사(秋史)·예당(禮堂)·시암(詩庵)·
과파(果坡)·노과(老果)·보담재(寶覃齋)·담연재(覃硏齋)등등이 있었으나 완당과 추사가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이른바 빽이 남달랐던 그의 벼슬길은 순탄해서 1809년(순조 9)에 생원이 되었고, 1819년
식년문과에 급제한 후 세자시강원설서(세자를 가르키는 개인교수)·예문관검열을 거쳤다.
그후에도 규장각대교·충청우도암행어사와 의정부의 검상(檢詳),성균관대사성과 병조참판을
역임했으나 1830년 생부 노경이 윤상도(尹尙度)의 옥사에 관련된 혐의로 고금도(古今島)에
유배되었다가 순조의 배려로 풀려나기도 했다.
그 이후에도 당파에 휘말린 그는 헌종이 즉위하자 윤상도의 옥사에 다시 연루되어 1840년
(헌종 6)에 제주도로 유배되었다가 1848년 만 9년 만에 풀려났으나, 다시 1851년(철종 2)에
헌종의 묘를 옮기는 문제에 대한 영의정 권돈인(權敦仁)의 예론(禮論)에 연루되어 함경도
북청으로 유배되었다가 2년 후 풀려났으니 당시의 당쟁의 폐해가 어떠했는지 알만하다.
그는 북학파의 거두였던 박제가(朴齊家)의 제자가 되면서 고증학(考證學)을 연구하게 되고
중국을 자주 오가며 연경 학계를 주름잡고 있었던 옹방강(翁方綱)과 완원(阮元)을 만나 이후
학문 활동에 큰 도움을 받게 되었으며 그 나름의 학문을 정립했다.
그의 학문중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것은 금석학의 정립이였다. 그는 수많은 금석자료를
수집연구했고 함흥 황초령(黃草嶺)의 신라 진흥왕순수비(眞興王巡狩碑)에 관하여 해석을
했고 북한산에 올라가서 진흥왕 정계비의 실체를 밝혀내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금석과안록 金石過眼錄〉과 〈진흥이비고 眞興二碑考〉와
같은 저술을 남겨 국내 금석학의 발전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조선의 유학자 답지 않게 그는 불교에 굉장한 조예를 가지고 있었고 실제로 신앙적인
측면에서도 그의 불교에 대한 열망은 대단했다.
그의 증조부가 왕의 부마로써 받은 별사전에 지은 집의 바로 옆에 화엄사(華嚴寺)가
있어서 자연히 가족들의 신심을 돈독히 해주었으며 12년에 걸친 유배생활을 마친후
정계복귀가 여의하지 않자 과천의 봉은사에 머물며 선지식(善知識)으로 대우받기도
할 정도로 선(禪)에도 일가를 이루었다.
그가 중국의 연경에 갔을때도 현지및 서역에서 온 승려들과 잦은 만남을 가기기도
했으며 많은 불경을 수입하여 공주 마곡사등의 여러 사찰에 분배하기도 했다.
불교에 대한 그의 문집에는 〈천축고 天竺考〉,〈변망증 辨妄證〉등의 저술이 있다.
그의 미술작품으로는〈세한도 歲寒圖〉(국보 제180호)와 〈모질도 圖〉·〈부작란 不作蘭>
등이 유명하며 문집으로는 〈완당집〉·〈완당척독 阮堂尺牘〉·〈담연재시고 覃硏齋詩藁〉
등이 있다.
추사고택앞에 도착했을때 제일 먼저 나를 반겨 주었던 코스모스..
코스모스의 언어는 무었일까? 어쩌면 흔들리는 몸짓이 아닐까.
수많은 코스모스들의 흔들림이 단 하나도 똑같은 것이 없다는 것은 바로 그런...
역시 인간의 한계란 자연의 언어를 제 마음대로 해석한다는 것..
나 역시 한계를 일정부분 지닌 인간에 지나지 않는 다는 방증을 뼈에 저리게 새긴디.
입장료 1500원을 내고 들어가는 추사고택...500원이였나 아리송?
사람이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때이다.
40대 초반과 후반이 다른것은 사소한 기억들의 차이인것 같다. 예전에는 몇년이 지난
어느곳의 입장료가 얼마였는데~ 따위를 잘 기억했었는데..
아무래도 와이프 꼬셔서 총명탕이라는 보약을 한재 먹어야 겠다.
추사가 주로 기거했을 사랑채와 마님이 거주했을 안채...
가을의 고즈넉한 하늘이 기와 지붕에 내려앉아서 햇살을 쪼이고 있다.
나는 아무래도 전생이 종이였는가 보다.
역시 사랑채 보다는 안채가 마음에 드니 말이다.
"마님~~~~~ 돌쇤뎁쇼..군불 넣을까유~~"
추사 김정희가 실학자였음을 증명하는 해시계...
안동의 하회마을이나 아산의 외암리 민속마을, 경주 양동마을을 다 둘러보면서
옛선비들의 생활공간을 보아 왔지만 한번도 보지 못한 해시계....
현판으로 걸린 추사 김정희의 글씨들..
물론 이 작품이 추사의 작품은 아니다. 그의 글시체를 그대로 모사를 해서 걸어두었다.
그래도 그의 글씨를 만단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솟는다.
내가 서예가도 아닌데 왜 힘이 쏫는 거지? 아마 내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喝
황토로 바른 벽에 난 조그만 구멍으로 부지런히 겨울 양식을 나르는 벌...
가을은 누구에게나 분주한 계절이다.
가을을 표현하는 여러가지 말들 중에서 제법 한자리 하는 익어가는 감..
아직은 익어가는 중이지만 머지않아 첫서리가 내리고 한기드는 몇 밤을 지나고 나면
홍시가 되어서 가을하늘의 방점이 될것이다.
나는 이런 삶을 원한다.
버릴수만 있다면 회사원이라는 명사를 떼어버리고 어데 머언 산골로 가서 이렇게 살고 싶다.
오묘종죽오묘예소
다섯이랑운 대나무를 심고 다섯이랑은 채소를 갈고
반일정좌반일독서
반나절은 참선삼매에 빠지고 반나절은 책읽는 즐거움이라.
내일은 토요일이다. 로또를 사자. 꿈을 위해~ 아자....
추사의 위패가 모셔저 있는 사당..
그리고 그 사당으로 들어가는 문 하나..문뒤를 가득 채운 푸른 하늘 800그램 정도..
문이 겨우 한사람 들어갈만큼 작다보니 그 뒤를 채운 하늘도 두어근 정도로 작다.
이게 무슨 꽃이더라...역시 일찍 찾아오는 치매증상..
미처 메모를 못해왔다. 충분히 외울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있어서 그냥 외어 왔는데
정리하다보니 잊어먹었다. 아무래도 총명탕 한재가 필요할듯~
추사고택의 후문 옆에 있는 우물...
뚜껑에 자물쇠가 있어서 들여다 보지도 물맛도 보지 못했다.
지금은 퇴락하여 보살피는 사람도 없는듯 보이는 화엄사(華嚴寺) 담장에 자리한 맨드라미..
닭벼슬처럼 생긴 꽃인데 갑자기 계란이 생각났다. 쪽~ 하고 빨면 목넘김이 좋을 것인데...
누구나 오면 가는 법이다.
왕후장상도 천하장사도 제일갑부도 모두 갈때는 평등하다. 왔다면 가야만 하는 것...
결국 삶은 부피가 아니라 길이가 문제다.
그래서 나는 작게 먹고 가는 똥을 아주 길게 눌련다..굵게 짥게 사는 건 의미가 없다.
그의 무덤앞에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이름 하나 남기지 못하고 간 대부분의 사람들과 달리 그는 오랫동안 이름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흙으로 화해 자연으로 돌아가 봉분으로 남아 있다.
산다는 것...죽는다는 것..흔적을 남긴다는 것...
그것은 사람뿐만이 아니라 곰도,호랑이도,개미도,구더기도,송충이도,하룻살이도 하는 일이다.
우리는 나비가 꾸는 꿈속의 관념조각들이 아닐까? 혹시 말이다...
추사 김정희의 조부가 중국에서 그 씨앗..(묘목이랬나?)을 가져와서 심었다는 백송이다.
그 뒤의 적송과 비교를 해보면 색깔에서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우리나라 풍토가 잘은
맞지 않을 터인데도 잘자라고 있다.
가을은 아날로그 시계같다.
순간순간의 경계가 모호하게 자꾸만 흘러간다. 분명 방향은 있는데도 순간을 구분지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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