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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으로 돌아가는 새로운 길,수목장(樹木葬)이런저런 이야기 2006. 9. 20. 11:35
자연으로 돌아가는 새로운 길,수목장(樹木葬)
세월의 빠르기는 나이와 비례한다고 하던가. 한살 두살 먹어 갈수록 세월의 빠르기가
가속이 되는 듯 하다. 10년전쯤의 세월의 빠르기를 비교하자면 그저 자전거를 타고
가는 듯했는데 지금의 속도는 제트기가 마하의 속도를 돌파하는 듯하다.
요즈음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친구나 친지,지인들의 소식이 뜬금없이 들려오거나
직접 연락을 받거나 하면 예외없이 서너가지로 그 주제가 압축된다.
부모님의 부고, 본인의 신변변화, 자녀의 결혼등인데 이중에서도 가능하면 꼭 참석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장례식이다.
좋은 일은 그저 봉투같은 성의표시만 하면 되지만 장례란 이 세상에서 같이 호흡했던
그 정을 떼는 것이라 당사자에게는 지난한 아픔이 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그 슬픔을
나누는 것이 도리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는 기쁨의 순간도 가만히 따지고 보면 죽음을 향한 출발을 하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 큰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평균수명이라는 대체적인 유한시간을 놓고볼때
하루 하루를 산다는 것은 유한시간의 감소(減小)인 것이다. 그 말은 이 세상에 태어난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죽음은 인간의 의무와 같은 것이다.
사람이 죽어서 영혼이 어디로 가는지는 아직 증명된바 없다. 물론 세상의 종교들마다
이러저러한 내세관을 가지고 있지만 종교도 인간이 만든 것이고 보면 영혼의 존재여부도
그 영혼의 행로도 증명된바 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인간이 남기는 유일한 것이라고는 딸랑 육신 하나다. 그 육신조차도 빠르면
하루 늦어도 삼일이면 부패한다. 썩어 가는 것이다. 이 육신의 처리 방법을 두고서도
종교의 내세관에 따라 서로 달리한다.
부활을 생각했던 이집트에서는 다시 영혼이 돌아왔을때를 대비해 미이라를 만들었고
영혼의 새로운 세계의 안착을 생각하는 유교문화에서는 매장을 선택했다. 바람처럼
왔다가는게 인생이라는 생각을 했던 유목민들은 풍장을 했고 새가 영혼을 인도한다고
믿었던 일부 인디언들은 조장(鳥葬)을 했다.
사람이 죽으면 업(카르마)에 따라 새로운 몸을 받는다고 믿었던 인도에서는 필요없는
육신을 화장해서 물에 흩뿌리는 것이 전통이 되었다.
불교에서는 사람의 생명이란 사대(지수화풍)와 오온(색수상행식)으로 이루어져있는
한시적 생명체이며 죽음은 이것들이 각각 흩어져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보아 주로 화장을 택하여 왔다.
우리나라는 유교적 영향을 받아 매장이 대체적인 장례문화로 자리 매김을 해왔다.
그러나 이 매장문화의 폐해가 사실 만만하지 않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분묘수는 약 2000만기 정도라고 하니 참으로 대단한 숫자라고 할수 있다.
그것을 면적으로 환산을 하면 서울시의 1.6배에 달한다고 한다. 지금도 여의도 면적에
해당하는 산림이 매년 묘지조성으로 훼손되고 있다고 한다.
요즈음은 국도를 따라 여행을 하다보면 여기저기 납골당이 많이 건설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대부분 화강암등의 고급석재를 이용하여 영구적인 건축물로 건설되어
있다. 이 역시도 산림을 훼손하기는 마찬가지로 보인다.
그런면에서 최근에 조금씩 확산되어 가고 있는 『수목장(樹木葬)』은 하나의 대안으로
장례문화의 변혁을 이룰수 있다고 본다. 사실 나도 최근에야 알게된 이 수목장이야말로
국토를 잠식하고 있는 묘지문제의 유일한 대안같아 보인다.
이미 영국,스위스같은 선진국에서 수목장(樹木葬)은 자연친화적 장묘제도 많이 알려져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몇년전 (전) 고려대 농과대학 학장이던 김장수 교수가
처음으로 경기도 양평에 있는 고려대 부속 연습림의 참나무 아래에 묻히면서 수목장의
시초가 되었다.
수목장은 시신을 화장해 골분(骨粉)을 나무 밑에 묻는 자연친화적 장묘방식의 하나인데
고인이 나무와 함께 한다는 자연회귀의 정신과 자연으로 합일된다는 의미도 있다.
또한 후손들도 자라는 나무를 보면서 고인을 추념할 수 있으므로 고인이 새로운 생명을
얻어 늘 같이 호흡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기도 하다.
수목장의 가격을 알아보면 수목장마다 차이가 많이 있다고 하는데 대체적으로 120만원
정도부터 500만원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다만 금액이 낮은 경우는 나무 한그루를 6명
정도에게 분양하고 금액이 높은 경우는 한사람에게 한그루의 나무를 분양한다고 한다.
수목장(樹木葬)이야 말로 눈여겨 보고 장려해야할 합리적 장례문화인듯 하다.
참고로 국내의 수목장(樹木葬)을 하는 곳을 보면 다음과 같다.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조사한 것이라서 실제로는 더 많은 곳이 있을 듯하다.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유토피아추모관(080-240-1009)경기도 고양시 일산 자유로청아공원(031-977-9911)
경북 경주 기림사수목장
경북 영시 은해사수림장 (054-335-0566, 335-3318)
경기 남양주 흥국사수목장 (02-381-7970)
대구광역시 한국수목장연구소 (313-4444, 053-356-2204)
천안 맑은누리추모원 (041-587-2100 ,1)
강화도 전등사 수림원 (032-937-0125)
** 광*수목장은 아래 댓글로 요청에 의하여 삭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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