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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승 제3호, 완도군 정도리 구계등여행기 2006. 8. 11. 23:26
명승 제3호, 완도군 정도리 구계등
이번 완도여행에서 구계등은 참 특별하다. 3박 4일동안 민박을 잡은 곳이 바로
드라마 "해신" 청해진 촬영장에서 가까운 국립공원 지역인 구계동인 탓이다.
그러니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산책을 즐기기도 하고 어떤날은 가져간 천체용
쌍안경으로 별도보고 달도 보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다.구계등으로 들어가는 세군데의 국립공원 매표소중에서 민박집 바로 앞에는
가운데 매표소가 있다.
매표소를 지나면 이렇게 깊은 숲의 터널이 나타나고....
심한 코감기로 고생하다가 갑자기 콧속이 펑~~ 하고 뚫린 느낌을 주는 바다가
숲의 터널을 나오면 만나는 첫 풍경... 서쪽으로 석양이 지고 있다.
이곳은 파도에 의해 끊임없이 해안의 모양이 바뀐다.
2004년 태풍"매미"가 왔을대는 특히 더욱 심했다고 하는데 이때 해안의 돌들이
상당수 자리를 바구었다고 한다.
이때 조선시대 엽전이 돌틈에서 많이 발굴되었다고 한다.
아침 동이 트고 있는 구계등...
겨울에는 이 자리에서 바다에서 떠오르는 아침 일출을 볼수 있다고 한다.
해변의 자갈밭에서 자라나 이제는 노거수(老巨樹)의 처지가 되었다.
평생을 짜디짠 갯바람에 시달렸을 느티나무...
구계등이란 파도에 씻겨서 돌들이 아홉 계단 모양으로 쌓아졌다고 해서 붙여졌다.
이곳의 돌들은 여느 몽돌해변과는 달리 돌들의 크기가 매우 불규칙하다.
크고 작은 갯돌이 해변에 완전히 메우며 깔려 있는 곳인데 어느 돌 하나를 주워봐도
모난 부분이 없이 매끈하다.사람도 그렇지 않은가?
크기도 색깔도 깍이고 모난 정도도 사람마다 모두 다르지 않는가 말이다.
나는 이 돌들만큼 모가 깍이였는가 의문이 생겼다.
아무래도 자신이 없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세월에 닳아져 간다는 것...
그런 것들은 결국 모서리가 깍여 둥글어진 정도를 말하는 것일게다.
아집...집착...시기...질투...이런 것들이 아직도 하나도 내 몸에서 배출되지
못하고 남아 있다는 것은 그만큼 모가 남아있다는 이야기 일 것이다.
나는 이 돌을 닮아 가고 싶다.
해변의 길이는 800m, 폭 200m이며, 뒤쪽에는 40여 종의 상록수와 단풍나무, 난대
수종의 대표격인 비자나무등이 어우러져 있는 넓은 숲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1,153년 전 신라 42대 흥덕왕 3년에 해상왕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하였을 때 주민들로부터 구계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궁중에서 이 지대를
녹원지로 봉한 바 있을 정도로 유서깊은 곳이다.아침 산책에서 만난 친구들....
구계등은 오랫동안 내 기억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추억으로 남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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