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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잊어버린 약속들작은詩集 2006. 2. 20. 14:00
잊어버린 약속들
사는게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젊었던 날의 추억이기에
이제는 만나서 어쩌랴 싶어서
이제는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는 이유로
연락처가 없다는 이유로
아침 저녁으로 우리들을 스쳐가는
이런 저런 이유로
잠깐동안 기억에서 멀어져 버린
그런곳의 어딘가에 남겨놓은 약속을
지금은 잊고 있지는 않습니까?
바람에 닳아지고
햇볕에 바래지고
빗물에 삭아져서
정말로 이 세상에서 사그라지고
그냥 추억으로만 있다가
그마저도 세월에 묻혀질지 모르는
그런 약속을 잊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더 늦기전에
당신이 잊고 있는 약속을 찾아 떠나십시요.
맥주 두어잔이나
소주 한병쯤이나
아니면 녹차 몇 잔 우려두고
지나간 시절의 창고를 더듬어 보십시요.
더러는 곰팡이 냄새도 나겠지요.
또 어떤 추억들은 파삭거려 부서질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찾아야할 가치가 있는 거라면
모든것 접어 두고 찾아 내야 하겠지요.
아! 내일이면 늦을지 모릅니다.
당신이 잊고 있는 약속을 찾아 떠나십시요.
나도 오늘은 낯선 동네 여관방에서
맥주 한병과 새우깡 한 봉지를 앞에 두고
혹시나 잊어버린 약속이 있는지
점자판을 훑듯이 더듬거려 보아야 겠습니다.
가슴이 찢어져
철철~ 피를 흘리게 되더라도 말입니다.'작은詩集'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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