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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괴물"을 보고..좋은글,영화,책 2006. 7. 31. 00:08(2006/한국)감독나의 평가영화 감상평
영화관 가기전...
다른때 같으면 영화관을 식구들이 이동하기 전에는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고는 했다. 큰아이는 무슨 영화가 좋다더라...둘째는 무슨 영화를 보고싶다..초등학생인 막내가 있으니 15세를 기준한 영화는 가려야 하는 등..한바탕 왁자해지고는 했지만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모처럼만에 온 식구들이 만장일치를 이루어 내기도 했다.
영화하나 보는데도 내가 일방적으로 이것 보자 저것 보자 하지 않는다.
내 자신이 토론을 즐기는 탓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토론을 통해서 미리 그 영화에 대해서 사전에 알고 보는 점도 있고 그렇게 해서 보아야만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는 코드를 생성할 능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처럼 만장일치를 얻어내기란 쉽지 않은데 이번에는 만장일치를 오랫만에 이루어 냈다. "괴물"은 그렇게 우리를 극장으로 끌어냈다.
소문으로 듣고 인터넷으로 얻은 정보하며 신문등을 통해서 단편적으로 흘러나온 정보들을 모자이크처럼 조각해 보면..고지라나 킹콩과 같은 헐리우드의 대작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작품성과 다른 나라에는 없는 휴머니스트를 가진 영화라는 것..그리고 반미적 성향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영화라는 정도 였다.
영화관에서..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햇살 가득한 평화로운 한강 둔치 아버지(변희봉)가 운영하는 한강매점,
늘어지게 낮잠 자던 강두(송강호)는 잠결에 들리는 ‘아빠’라는 소리에 벌떡 일어난다.
올해 중학생이 된 딸 현서(고아성)가 잔뜩 화가 나있다.
꺼내놓기도 창피한 오래된 핸드폰과 학부모 참관 수업에 술 냄새 풍기며 온 삼촌(박해일)때문이다.
강두는 고민 끝에 비밀리에 모아 온 동전이 가득 담긴 컵라면 그릇을 꺼내 보인다.
그러나 현서는 시큰둥할 뿐, 막 시작된 고모(배두나)의 전국체전 양궁경기에 몰두해 버린다.
한강 둔치로 오징어 배달을 나간 강두, 우연히 웅성웅성 모여있는 사람들 속에서 특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생전 처음보는 괴생물체가 한강다리에 매달려 움직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마냥 신기해하며 핸드폰, 디카로 정신없이 찍어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은 둔치 위로 올라와 사람들을 거침없이 깔아뭉개고, 무차별로 물어뜯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하는 한강변. 강두도 뒤늦게 딸 현서를 데리고 정신없이 도망가지만,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사람들 속에서, 꼭 잡았던 현서의 손을 놓치고 만다.
그 순간 괴물은 기다렸다는 듯이 현서를 낚아채 유유히 한강으로 사라진다.
갑작스런 괴물의 출현으로 한강은 모두 폐쇄되고, 도시 전체는 마비된다.
하루아침에 집과 생계, 그리고 가장 소중한 현서까지 모든 것을 잃게 된
강두 가족…돈도 없고 빽도 없는 그들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지만,
위험구역으로 선포된 한강 어딘가에 있을 현서를 찾아 나선다.온갖 우여곡절끝에 현서를 구해내지만 이미 현서는 이 세상사람이 아니다. 대신 현서와 같이 괴물로 부터 잡혀있던 꼬마아이와 새 삶을 꾸린다.
영화속 몇장면에서...
1)미국에 굴종적인 현 시대적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미국이 아니면 우리나라는 숨도 못쉬고 죽고 말것이라는 노털들이 보면 꽤나 기분이 나쁠듯한 반미적 메세지가 제법 진하게 담겨 있어 보인다.
포름알데히드(포르말린)를 한강에 방류하도록 지시하는 미군 군의관과 조국의 산하에 방류하는 한국인으로 보이는 군의의 행태야 말로 해방후 우리나라 전반을 주도해온 미국의 힘과 그 힘에 아부하는 정치인들의 모습같아서 씁쓸하다.
나는 어쩌면 괴물이야 말로 세계최강과 2차대전 승전국으로서의 미국이 한국쯤이야 하고 깔보며 FTA를 들고 우리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미국이라는 나라를 괴물로 설정한 것은 아닐까 생각될 정도였다.
현서의 삼촌이 소줏병에 휘발유를 넣어 만든 화염병.. 그 화염병으로 괴물에게 대항하는데 결국 결정적인 한방을 놓치고 만다. 그 화염병에서 떨어진 불씨를 화살에 붙여 결국 마지막 승리를 거두는 현서의 고모(배두나)의 선전하는 장면은 70년대와 80년대 미국대사관앞을 수없이 난무하던 자유를 향� 절규의 화염병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총같은 현대무기가 아닌 우리 전통의 활로 마무리를 하는 것도 결국에는 우리들 자신의 의지만이 그들에게 이길 수 있음을 강하게 암시한다.
결국 미국을 이기는 길은 우리가 가장 우리다울때라는 것이다.
2)역시 우리에게는 가족이라는 좀 다름이 있다.
고질라나 킹콩같은 영화와 다른 점은 가족애라는 우리만의 정서의 표현이 참 잘 녹아 있다는 것이다. 부모는 늘 잘난 자식보다는 못나고 모자라는 자식한테 더 많은 정을 쏟게 마련이다.
영화속의 강두는 어딘지 모르게 좀 모자라는 인물이다. 그런 강두가 어찌하다가 사고를 쳐서 낳은 아이가 현서다. 현서는 삼촌이나 고모..모두에게 특별한 존재이지만 강두는 동생들로부터 그다지 인정받지 못한다.
그래도 아버지만은 늘 강두를 감싸고 먼저 챙긴다. 이점은 우리들의 보통 가정도 마찬가지 일 것이기에 고개가 주억거려 진다.
3)재난을 당했을때 대처하는 시스템은 여전히 3류라는 비판이다.
이 영화의 스토리를 현실로 받아들인다면 그야말로 국가의 존망을 좌우할만한 사건이다.
그러나 이런 큰 재난에 대처하는 시스템은 여전히 구닥다리임을 감독은 영화를 통하여 강하게 질타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현서가 전화를 해왔다고 아무리 설명해보았자 조사나온 경찰은 사건을 끼워맞추려는 노력만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경찰의 수준낮은 끼워 맞추기에 의해서 희생되어 왔는가 하는 것은 누구나가 인정할수밖에 없을 것이다. 봉준호 감독은 이렇게 큰 재난상황을 대처할 능력이 정부에게는 없다고 본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특수부대가 개입을 하게 되는데 이 상황은 상당히 이라크전에 개입한 미국의 어거지에 대한 항변으로 비추어 진다. 생물무기가 있다는 것을 마음대로 설정하고 개입했지만 아무런 성과도 찾지 못한채 결국에는 이라크의 늪에 빠져 허우적 대는 미국...현서의 가족들이 마침내 병원을 탈출해서 현서를 구하러 나설때 방역차를 하나 얻어서 가는데 이 과정에서 구청의 공무원과 마주하게 된다. 경찰과 군은 방역차라는 외양만으로 검문을 소홀히 하고 구청의 공무원은 방역업체의 알력을 이용하여 뇌물을 요구한다.
결국 현서의 핸드폰을 바꾸어 주려고 모아왔던 컵라면 통에 가득한 동전은 현서를 구하기 위해 현장으로 가는데 필요한 뇌물로 쓰인 것이다.아니라고 정말 아니라고 할수있는 양심을 가진 공무원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나는 아직도 공무원의 철밥통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은 사람이다.
봉준호 감독은 그런 대한민국의 시스템에 대한 강렬한 비판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결국 보통소시민인 현서의 가족이 직접 나서야 하는 것은 엉망인 나라의 시스템과 강대국의 압박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일은 결국 시민 자신의 몫이란 것을 그는 메세지로 남기려고 했던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돌아와서...
이 영화는 백몇십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들어간 영화라고 한다.
그러나 괴물이라는 컴퓨터 그래픽 괴물을 만드는데 외국회사에 들어간 돈이 몇십억...즉 절반쯤 들어갔다는 것이다.
아쉬운 부분이다. 결국 좋은 아이디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그래픽이나 음악같은 부분의 소프트가 우리에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런부분들이 영화의 발전과 같이 발전해야만 진정한 블록버스트를 생산하는 나라로 발돋움하게 될것이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에서 만든 어떤 영화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영화를 하나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몇천원 투자가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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