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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궁남지와 연꽃여행기 2006. 7. 2. 00:05
비오는 궁남지와 연꽃
황금같은 토요일 임에도 장마비가 올려고 하는지 하늘이 꾸무리 하다.
아이들은 학교가고 주5일 덕을 보는 부부만 남았다. 오랫만에 개량한복을 챙겨
입고 길을 나선다. 티비의 일기예보에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내린다
하니 충청도까지는 그닥 영향이 없으려니 하고 나선 길이다.
며칠전 블로거 한분이 궁남지 연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올렸는데 귀가 솔깃~
마음이 기우뚱~ 한참이였으니 황금같은 휴일 날씨 흐리다고 그냥 보내랴 싶다.
공주를 지나고 부여에 가까이 갈수록 한두방울에서 주룩주룩으로 비의 형용사가
달라졌다.
부여시내에 있는 정림사지를 지날때는 아예 들이붓다시피 비가 내린다.
정 안될것 같으면 그냥 차 안에서 커피나 한잔 하고 오면되지 위안하며 드디어
궁남지에 도착을 했다.
궁남지 주차장에 도착을 하고서도 하도 거세게 내리는 장맛비에 내리지도 못하고
한동안 차창을 통해서 궁남지만 멀거니 바라보다가 어차피 왔으니 우산 하나에
둘이서 의지할 수 밖에 없다하고 내렸다.궁남지(宮南池)는 부여읍내에 있는데 사적 제135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정확한 위치는 충남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東南里) 인데 이 동네에서는 ‘마래방죽’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부여읍에서 남쪽으로 정림사지를 지나 약 1km 지점에 있다.
동쪽에는 초석(礎石)이 아직도 남아 있고, 대리석을 3단으로 쌓아올린 팔각형의
우물이 있는데, 지금도 음료수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니 오랫동안 이동네를 지켰다.
이 궁남지는 백제 무왕(武王)의 출생설화와도 관계가 있는데 무왕의 아버지인 법왕
(法王)의 시녀였던 여인이 못가에서 홀로 살다가 용신(龍神)과 정을 통하여 아들을
얻었는데, 그 아이가 신라 진평왕(眞平王)의 셋째딸인 선화공주(善花公主)와 결혼한
서동(薯童)이고 마침 아들이 없었던 법왕의 뒤를 이어 무왕이 되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법왕이 시녀였던 여인을 범하였고 왕후나 다른 후궁등에 의해서 이곳에
유폐되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설화는 이곳이 별궁터였음을 알려주며 궁남지가 백제 왕실과 깊은 관계가
연못이었음을 알수있게 해준다. 또한 현재 백제시대의 정원으로 유일하게 남아있어
백제의 정원(庭園)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한편, 《일본서기(日本書紀)》에는 궁남지의 조경(造景) 기술이 일본에 건너가 일본
조경의 원류(源流)가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또 전쟁 대비용으로 만들었다는 추측도 있다. 경남 양산의 통도사 같은 큰 절에는
대웅전옆에 연못이 있는데 이것은 목조건물이 주류인 우리나라 사찰에서 화재대비용
으로 만들었다는 것으로 추측되는 것인데 궁남지 역시 전쟁시를 대비헤 무왕이 지시해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연꽃은 사실 우리나라릐 토종 식물은 아니다. 아시아 남부와 오스트레일리아 북부가
원산지이다.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청결하고 고귀하게 꽃을 피우는 식물로,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주어 온 식물이다.
특히 진흙에 뿌리를 박고 자라면서도 깨끗한 꽃을 피운다는 것에서 불교의 상징성과
통하여 불가(佛家)에서 인기가 있는 꽃이다.
불교에서는 이 세상을 온갖 번뇌와 망상, 욕심과 다툼으로 가득차 있다고 보고 그것은
마치 진흙과 같다는 것이다. 불교를 수행하는 수행자는 온갖 더러움속에서도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수행하여 정각을 이루는 것을 아름답게 피는 연꽃에 비유하는 것이다.
연은 주로 연못에서 자라고 논밭에서 재배하기도 한다. 뿌리줄기는 굵고 옆으로 뻗어가며
마디가 많고 가을에는 특히 끝부분이 굵어진다.
잎은 뿌리줄기에서 나와서 높이 1∼2m로 정도로 자란 잎자루 끝에 달리고 둥글며 지름
40cm 내외로서 물에 젖지 않으며 잎맥이 방사상으로 퍼지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잎자루는 겉에 가시가 있고 안에 있는 구멍은 땅속줄기의 구멍과 통한다.
꽃은 7∼8월에 피고 홍색 또는 백색이며 꽃줄기 끝에 1개씩 달리고 지름 15∼20cm에
꽃줄기에 가시가 있다. 꽃잎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며 수술은 여러 개이다.
씨앗의 수명은 아주 길다고 알려져 있는데 2천 년 묵은 씨앗이 발아한 예도 있단다.잎을 지혈제로 사용하거나 민간에서 오줌싸개 치료에 이용하기도 하며 요즈음은 웰빙
붐을 타고 연잎밥등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땅속줄기는 연근(蓮根)이라고 하는데 비타민과
각종 미네랄의 함량이 높아 생채나 그 밖의 요리에 많이 이용한다.
특히 연근의 경우는 결혼식등의 행사에는 필수적으로 사용되기도 했다.비를 흠뻑 머금은 홍련(紅蓮)들이다.
모든 꽃들은 비가 오는 날에는 애잔함을 준다. 비에 꽃술을 닫기도 한다.
그러나 연꽃은 비가 와도 꽃술을 닫거나 애잔함을 주지는 않는다.
비가와도 연꽃은 당당하다.
빗방울들이 오히려 아릿따운 여인네의 보석치장처럼 빛나 보이기도 한다.
내가 아는 사람이 있다.
그는 참 해맑은 얼굴을 하고 있는데 얼마전에 참 많은 역경의 삶을 살았음을 알았다.
듣기만해도 울분과 연민이 생길 정도로 굴곡진 인생을 살았슴에도 그의 얼굴에
늘 평화가 깃들고 있음은 몇십배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마치 저 아름다운 연꽃 아래 진흙속에서 뿌리박은 연근처럼....
백련은 사실 아름답다기 보다는 다소 엄숙해 보인다.
그래서 4월 초파일 절에 다는 연등도 하얀 연등은 망자의 몫이다.
망자라는 것....새로운 세상으로 간 사람이라는 뜻일 것이다.
우리들이 사는 세상과 세로운 세상..그 새로운 세상으로 갈때는 잘살았던 이..부자로
살았던이...아주 높은 벼슬을 했던이..참 잘나게 생겼던이...이런 인간적 차별이 없다.
그저 육신의 껍질을 벗어버리고 세상의 모든 다툼과 욕심에서 해방되었다는 뜻이다.
하얀 연꽃은 그래서 더 그들의 몫같아 보인다.
물들지 않는 무염의 꽃...
둘이라는 것...생각만으로도 흐뭇하지 않는가?
가끔은 외롭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옆에 사람이 있는데도 말이다...
동물은 본능의 부족함만 채우면 만족하겠지만 사람은 본능 이외의 무었인가 있는가 보다.
같은 이상을 꿈꾸고 대화가 서로 통한다는 것..그런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큰 복이다.
잡풀들 속에서 고고함으로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아! 그리운 사람~
백련(白蓮)과 홍련(紅蓮)들 사이에서 적당히 양쪽의 유전자를 받은 연꽃도 있는 법이다.
중간계...중립...가운데 선다는 것...힘든 일이다.
사람들은 참 폭이 좁다. 이쪽이 아니면 저쪽이다라고 생각한다.
이쪽이 아니면 중간쯤인가 생각할수도 있으련만 늘 우리는 저쪽을 먼저 생각한다.
중간계에 산다는 건 인간으로서는 너무 어려운 일이다.
연이 있는곳에는 수련도 같이 있는 경우가 많다. 수련 [睡蓮, water lily]은 여러해살이
수중식물로 굵고 짧은 땅속줄기에서 많은 잎자루가 자라서 물 위에서 잎을 편다. 잎몸은
질이 뚜꺼운 달걀 모양이고 밑부분은 화살밑처럼 깊게 갈라진다.
수련의 꽃은 5∼9월에 피고 긴 꽃자루 끝에 1개씩 달리며 흰색이다. 꽃받침조각은 4개,
꽃잎은 8∼15개이며 정오경에 피었다가 저녁 때 오므라들며 3∼4일간 되풀이한다.
수술과 암술은 많고 암술은 꽃턱에 반 정도 묻혀 있다.
꽃말은 '청순한 마음'이다. 한국(중부 이남)·일본·중국·인도·시베리아 동부 등지에 분포한다.
비오는 궁남지에서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마음에 드는 한장면을 위해 몸을 내던지고
삼매에 빠져든 찍사들이다.
삼매라는 것이 어디 참선하는 스님들이나 책에 빠진 선비들의 것만은 아닐것이다.
무었이던지 자신을 내던져 빠질때 그는 마침내 삼매에 빠진 것이리라.
땅속으로 스며버리고 말 빗방울도 궁남지에서는 빛나는 보석이 된다.
아름답게 빛이 나던...빛나는 아름다움이던 상관없이 연닢위에 반짝이는 빗방울은
오늘만은 보석이 된다.
아! 빛나는 물방울 보석~
오늘은 보석상점의 주인이 된 개구리...
이 녀석은 오늘만은 주변에 수없이 많은 개구리밥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빗방울이 변신한 보석들을 지키기에만 여념이 없다.
마침내 비가 개이고 햇살이 물기를 말리면 사라지고 말 형상의 틀속에 갇혔다.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이 세상의 짧은 삶이 결국에는 거품과 같은데 그 삶이 전부라고 생각하면서
관념의 틀에 갇혀사는 우리들과 진배 없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도 종국에는 끝이 있게 마련이다.
끝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들의 어리석음일 뿐....
끝이 아름다운 것...처량하지 않는 끝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큰 복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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