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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의 섬진강 記2)- 밥도둑 참게장
    여행기 2006. 6. 24. 18:50


    5월의 섬진강 記2)- 밥도둑 참게장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암튼 12시를 훨신 넘긴 시계는 새로 1시가 다 되어 간다.
    충청도땅 여산휴게소에서 라면 한 그릇을 먹은 후로 여태껏 버티는 터라 배꼽시계도
    때가 되었노라 운다.

     

     


    요즈음은 방송출연 했다는 집들이 너무 많아서 식상할 때도 있다.
    그래서 어떤 간판에는 KBS,MBC,SBS...한번도 안 나온 집..또는 KBS,MBC,SBS에
    곧 나올 집...이렇게 써서 붙이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도 특별하게 도꾸이(단골)이 없는 旅客에게는 이왕이면 방송에 나왔던 그 집..
    그렇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는 말로 포장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보기에 좋으니 이 사진은 재탕을 한번 더 하자.
    섬진강 記1)에서 올렸지만 그래도 작약이 이쁘지 않는가 말이다..그래도 섬진강인데..
    참게먹으러 들린 식당의 화단에 핀 작약에 취해 한참을 보고 있었더니 늙수그레
    주인장이 유리창 너머서 멀그니 넘겨다 보고 있다.
    아마 주인장 속으로 이랬을 것이다.


    "이눔아...꽃이야 눈깔로 봉께 배가 부르겄냐...빨리 들어와 밥이나 묵어야 배가 불제.."


    드르럭...
    오랫만에 미닫이로 된 출입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금방 있었는 주인아저씨는
    똥간을 갔는지 보이지 않고 바깥주인보다 좀 더 늙어 보이는 안주인이 있다.
    "아지매~ 참게장 정식으로 주이소"
    "참끼장 정식이요오~~"
    그러면서 내 등뒤로 자꾸 눈을 두길래 "혼잔데요"하고 묻지도 않은 답을 내어 놓는다.


    "그려라~~ 우짜꺼나..혼자믄 상에 만원인디...."
    "알았심더...마..주소"

     

     

    오랫만에 본다.
    마치 추억의 기차를 타고 인생을 몇 정거장 뒤돌아 간 느낌이라고 할까..
    양은으로 만들어진 꽃무늬 가라(형태)의 밥상에 차려져 나왔다.


    그런데 밥이 두그릇이다.
    "아지매~ 아까 한사람이라 켔는데예?"
    "알어요~ 게장 시키믄 꼭 두그릇은 비우제...긍께 미리 주는 것이제.."


    나는 소식주의자다.
    원래로 물려받은 체구가 쪼그만해서 많이 먹지도 못할뿐더러 특히 봄에 장거리
    운전을 할때는 과식은 그야말로 위험 천만이다.


    여태껏 살아 오면서 집에서건 바깥에서건 추가밥을 먹어본적이 거의 없다.
    손으로 꼽아 보아도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아예 처음부터 떡~하니 두그릇을 앞에 두게 되다니....

     

     


    김도 이렇게 온장으로 그냥 올려져 나왔다.
    양념간장이 다라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서 아마 게장을 양념간장 대신으로
    사용하는 가 보다..

     

     


    이 사진은 인터넷 세상의 어디쯤에서 퍼온 것이다.


    참게...
    동국여지승람이나 자산어보라는 옛책에서는 강원도를 제외하고 전국 어디서나
    볼수 있는 토산이라고 했다.
    이 민물참게는 바닷물과 민물이 몸을 섞는 강의 하구나 육지가 가까운 바다등에서
    교미를 하여 산란을 하는데 유생으로 부화를 한 다음 새끼민물참게가 되어서는
    다시 강을 거슬러 올라 바닷물의 영향이 없는 곳으로가서 자란다.


    보통 2년에서 5년정도 자라는 동안 20번 정도의 탈피를 거친다고 하는데 성체가 되면
    교미와 산란을 위하여 바다로 내려간다. 연어나 은어와는 전혀 반대의 삶을 산다.

     

     


    성체가 된 놈을 잡아서 참게장을 담는데 이렇게 하여 숙성을 거친 참게장...

     

     


    다른 반찬에 손도 안대고 참게다리 몇개로 한 그릇을 비워 냈다.
    세상의 모든 원칙은 깨라고 있는 것인가..아주 잠깐의 망설임끝에 뚜겅이 열린
    두번째 밥그릇....

     

     

    이렇게 두 그릇을 비우고 그래도 조금 미련이 남았다.
    참게장의 국물이 장난이 아니게 맛이 있었는데 밥이 한공기쯤 더 있었더라면
    김을 부욱~ 찢어서 밥 한숟가락 올리고 참게장 국물을 끼얹어서.....


    세상에 하고 싶은 거 어찌 다하고 사나...뒤 돌아 나올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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