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결혼17주년 기념여행(1)
    여행기 2006. 6. 19. 02:57

    블로그앤 사이트가 없어지면서 옮기는 글


    결혼17주년 기념여행(1) 
    2004-10-19 오후 3:58:13

     


    17년전인 1987년 10월 18일 일요일...
    꼬장한 학자이셨던 이종덕 박사님의 주례사를 들어며 결혼을 했습니다.
    학교의 제자가 아니라 사회에서 그 어려운 유식학을 가르쳐주신 은사님입니다.
    새벽에 일어나셔서 목욕하고 반야바라밀다..여섯글자를 먹으로 써서 결혼선물로
    주셨는데 아직도 안방의 벽에서 매일 죽비를 때리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계룡산으로 왔었지요.
    남들은 비행기타고 제주도로 가던때였는데 굳이 기차에 몸을 싣고 계룡산으로
    왔던 이유는 그후 한달만에 세상에 나온 큰 아이 때문이였지요.
    이놈이 어느 정도 커서 결혼 몇주년보다 자기 나이가 한살 더 많은 이유를
    실없이 물을때 늘 대답해주는 레파토리가 있습니다.


    "서로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이였지"


    17년이 흘러서 큰놈도 이제 내년이면 고3 수험생이 되고 둘째도 중3이 되고
    늦동이 막내도 초등학교 4학년이 됩니다.
    세월이 흘러버렸다는 것을 느낄때가 가끔씩 있습니다.


    "아빠! 엄마! 심심한데 동생 하나 더 만들어봐"  큰 아이가 이런 부탁을 할때나
    "자! 다음은 학부형님들 달리기 할 차례입니다!" 소리에 나가서 죽으라고 달려도
    젊은 아빠들에 밀려서 꼴등을 할 때 등입니다.
    요즘은 부쩍 자주 고등학교동창들의 명퇴소식이나 친구부모님의 별세소식에서
    세월이 덧없이 흘러버렸고 주어진 1미터짜리 인생의 자에서 자꾸 밀려서
    겨우 절반도 안되는 길이만 남겨놓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있습니다.


    그렇게 1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늘 닦고 새로 칠하고 해서 새것처럼
    유지할려고 정성을 드린 것이 있습니다.


    "서로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이지"


    내구연수를 다해 우리곁을 떠나간 가전제품들이나 유효기간이 지나서
    버려진 많은 다른것들과는 달리 아직 이 말은 유효합니다.
    아니 어쩌면 유효하게 할려고 항상 닦고 새로 칠하고 있다는게 맞겠지요.

     

     

     

    쇼핑사이트에서 챙겨준 결혼기념일 축하메시지입니다.
    묘한것은 작년 16주년에 맞추었던 커플링과 너무 닮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해마다 둘이서 떠나는 결혼기념여행은 이제 아이들도 당연한것으로 받아들여
    별걱정없이 다녀올 수 있습니다.
    막내가 젖먹이로 조그만할때는 와이프 친정조카까지 불러서 맡겨놓을 정도로
    계속해왔더니 이제는 연례행사가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며칠전에 어디로 갈거냐고 묻길래
    "이번 여행은 개구리와 럭비공이야! 어디로 튈지는 나도 몰라!"
    여행을 떠나는 시간 2시간전에 마음을 정한곳이 창녕의 화왕산입니다.
    지금은 갈대가 정말 좋은 곳이지요.

     

     

     

     

     

    남으로 내려가는 길에서 금강휴게소에서 잠간의 휴식을 가져봅니다.
    금강휴게소는 고속도로 휴게소들 중에서 경치가 좋은 곳으로 열손가락안에
    꼽아볼만 한 곳입니다.

     

     

    밤이 이슥해서 도착한 곳은 창녕의 부곡온천입니다.
    부곡온천하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곡화와이를 떠올릴텐데 이곳이 부곡온천의
    최초의 발견지에 세워진 고운호텔입니다.
    최초발견자는 이미 작고를 하고 지금은 아들이 운영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해마다 부곡일원에서 열리는 온천제에서는 바로 최초발견지인 이곳에서 온천수를 떠서
    사진에 보이는 항아리에 담아 봉송을 한다고 합니다.
    지금은 시설이 다소 허름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최초발견지에서 하룻밤을 유숙한다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겠지요.

     

     

     

     


    우리나라에서 현대적인 온천을 개발한것은 일본사람들이였습니다.
    온양온천처럼 노천도 있었지만 수량을 풍부히 하기 위해 굴착이라는 기술을 통해서
    개발한것은 식민지때 일본인들였습니다.
    해방후 최초로 우리사람에 의해 굴착이라는 기술을 통해 개발된 온천이 부곡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수온이 제일 높은 곳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저녁을 먹을 차례입니다.
    불낙전골...
    왜 이 메뉴를 시켰나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고 싶습니다.
    술안주와 식사를 같이 할수 있으니까...

     

     


    물 좋은 마산의 무학소주~~~
    이 부분의 CF민 생각나는 무학소주에서 만드는 화이트입니다.
    이렇게 여행길에서는 그 지역소주를 먹어봄도 또한 색다르게 즐기는 멋일수 있습니다.

     

     


    맛있게 먹는 무소유...
    앞에 있는 사람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있노라면 저절로 침샘이 고입니다.

     

     


    아저씨..아줌마..어데서 왔능교?
    아산에서 왔다..임마..건 왜물어?
    어젯밤에는 잘 주무셨능교?
    그래 잘 잤다..이넘아...별걸 다묻네..그넘...참...
    머하고 잤는데예?
    몰라~~ 임마! 그 자식 정말 이상한걸 다 묻네..버럭~~
    아따~~ 와 싱경질인기요..성질 더러븐 아저씨네...

     


    ------------------------------------------ 댓글 ---------------------------------


    목캔디  2004-10-19 오후 4:16:05    
    ㅎㅎㅎ.. 추카드립니다.. ㅎㅎㅎ.. 좋으네요.. 벌써 다 큰 아이가
    부모 대신을 해 동생들을 돌보고 엄마아빠는 여행을 가시구.. 부럽습니다..
    지는 언제 애들 키워 놓고 둘만의 여행을 가 볼지.. 이럴땐 머시마들만
    있는 것 정말 싫네요.. 반디불님 행복하셔요..^^ 
     
      공자  2004-10-19 오후 4:42:54    
    추카추카!
    멋진밤 황홀한밤...
    부럽부러~~~워요
    화왕산 억새는 좋던가요? 
     
      영두리  2004-10-19 오후 4:54:27   
    공자님의 황홀한 밤 멘트에 겹쳐서 위 글에 나오는 '서로 너무 사랑해서, 늦동이, 동생,
    수온이 가장 높은, 잘 주무셨능교... ' 등등이 부각되어 보인다는... ㅋㅋ
    늘 알콩달콩하신 두 내외분의 금슬이 너무 좋아보입니다.
     
     
      반디불  2004-10-19 오후 5:06:53    
    목캔디님...
    목캔디님 아이들은 다커서 돌볼 필요가 없는 줄 아는데요..
    ㅎㅎㅎ..저희들이야 아직 막내가 있어서 그렇기는 하지만....
    그냥 떠나버리세요..짜장면값 6끼분만 주고... 
     
      반디불  2004-10-19 오후 5:08:28    
    공자님...
    화왕산 억새..좋았습니다.
    축하감사드리구요...
    억새이야기는 2편에서 올리기로 하지요.
    참..민둥산 벙개는 참석하기가 난망이네요.
    그날 무소유와 둘이 건강검진이 잡혀있어서..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반디불  2004-10-19 오후 5:09:55    
    영두리님...
    축하 말씀 감사드립니다.
    수온이 높은 온천수로 난방을 하는지라 황홀한밤보다는
    무더운 밤에 가까웠답니다...
     
     
      식콩  2004-10-19 오후 5:37:14    
    축하드립니다...^^
    "서로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이지"라는 말을 큰애가 잘 이해하고 있겠지요...ㅋㅋ 
     
      쭈니♡  2004-10-19 오후 6:37:32   
    반디불님 즐거우셨겠어요.. 축하드려요..아..저 불낙전골 맛있어보이네..쩝쩝..:) 
     
      내공정진중인용갈  2004-10-19 오후 6:51:51   
    반디불님. 감축드립니다. ^^
    앞으로도 계속 멋진 모습을 저희들에게 보여주세요~~ ^^ 
     
      목캔디  2004-10-19 오후 7:45:44    
    반디불님은 무신 말씀을..
    저는 이제 초등학교 2, 3학년입니다..ㅡ.ㅡ
    반디불님 막내하고 울아들이 동갑이던데요.ㅎㅎㅎ..
    언제 지네들끼리 뭘 하겠나 싶어요..짜장면값으로 해결되면 얼매나
    좋겠습니까? 무서워서도 못있을 걸요.. 화장실도 지동생 델구 가는데요..ㅎㅎ
    아~ 저두 행복한밤.. 황홀한 밤 보내고 싶네요..ㅋㅋㅋ 
     
      찌고래  2004-10-19 오후 8:14:16    
    축하하네
    따져보니 나도 벌써 17년이구만
    오래도 살았다 푸하하하~ 
     
      조조  2004-10-19 오후 9:10:01    
    축하드려요. 근디, 17년이 와이리 마나요?(3이 많은건가? ㅎㅎㅎ)
    1987년 4월 5일 식목일(날이 날인 만큼 절대 잊는 법이 없다니깐요) 
     
      한댜  2004-10-19 오후 9:21:29    
    17주년... 축하드립니다. 저도 좀 있으면 글케 되네요... ^^
    결혼을 늦게 해서 그런거 안 올줄 알고 살았더니... ㅎㅎㅎ
    반디불님 가족사랑 앞에서는 깨갱입니다. ^^
    행복하세요~ 
     
      반디불  2004-10-20 오전 7:55:18    
    식콩님...
    감사드리고요..아마 큰놈은 그말을 100% 알고 있을겁니다. 
     
      반디불  2004-10-20 오전 7:55:43    
    쭈니님...
    감사합니다..불낙..정말 맛있더군요. 
     
      반디불  2004-10-20 오전 7:56:27    
    용갈님...
    감사합니다..대신 화왕산의 억새를 곧 보여드립죠..헤헤.. 
     
      반디불  2004-10-20 오전 7:57:47    
    목캔디님...
    그정도 나이면 짜장면 값만으로는 힘들겠군요..
    친정조카라도 불러서 맡기고 튀어보셈...ㅎㅎㅎㅎ 
     
      반디불  2004-10-20 오전 7:59:39    
    찌고래...고맙네..
    그래도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래살았던것 같지는 않구만..
    생각차인가...금혼식쯤은 되어야 오래살았다고 해도 될듯..
    열심히 모시고 사시게나.. 
     
      반디불  2004-10-20 오전 8:00:28    
    조조님...
    반갑습니다..감사드리고요..
    결혼기념일이 식목일이라..정말 잊지못할것 같으네요.. 
     
      반디불  2004-10-20 오전 8:02:30    
    한댜님...
    세월가니 다가오더군요...아마 20주년...30주년도 그렇게 다가오겠지요.
    한댜님도 대단히 가족적인 분으로 생각됩니다만....
    늘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찌고래  2004-10-20 오전 8:12:10    
    조조님.. 지는여
    올림픽 개최한 88년.. 크리스마스랍니다
    아무도 못오게 푸하하하~ 
     
      은하수  2004-10-20 오전 8:33:29    
    반딧불님 축하 합니다 !!!!!
    어찌어찌 살다보니 어느새 애들나이먹는만큼 늘어가는 결혼 기념일~
    이제 17년 아직 시작이라는~~ 
     
      지돌이(동글이)  2004-10-21 오전 12:11:32   
    일전에는 멋진 카드로 염장을 지르시더니만.. 이번에는 결혼여행으로 염장을 부럽구요..
    정말 계속 아름다운 사랑하세요..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