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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旅路에 잠시 지칠때..
    여행기 2006. 6. 13. 17:19


    旅路에 잠시 지칠때..

     

     

    우리가 살다가 보면 내가 맡은 역활의 혼동이 느껴질때도 있다.
    어떤때는 그 역활을 의도적으로 바꾸고 싶을때도 있다.
    특히나 출장이라는 업무에 있어서는 더욱 그런데 사실 출장은 괴롭다.
    맡은 업무상 어쩔수 없다고는 해도 짜증이 날때도 있기 마련인데
    최근처럼 컨디션이 저하되어 있을때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기분전환을 위해 일부러 하는 여행이라고 자위하면서 다니는데
    몸이 좀 피곤하거나 운전이 하기 싫어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여 다니는

    여행길은 시간의 여유가 너무 부족하다.
    물론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어 평소에 읽지못했던 책이라도 읽을수 있지만
    중간에 잠깐 들러볼수 있는 여유가 없어서 오히려 여행이라는 기분을
    반감시키기도 한다.

     

     


    대중교통수단이라는게 내 마음대로 시간을 편성하고 조정할수 없다 보니
    밥때를 놓치기 마련이다.
    동대구에서 포항으로 가는 시외버스 안에서 먹는 오늘의 점심메뉴이다.
    샌드위치 하나...단지우유 하나..


    시간은 늘 우리의 삶을 긴장하게 만든다.

     

     

    어제의 아침해가 오늘은 찌그러져 뜨는것도 아니고 6월10일이 새삼스럽게 새것도
    아닌데 우리가 과거와 현재를 구분하는 근거는 무었일까?


    40대의 끝자락으로 밀려나는 지금에 있어서 과거와 다른점은 체력의 저하일것이다.
    30대까지는 회사일로 며칠씩 밤을 새도 2박3일동안 3000키로의 여행을 해도
    하룻밤 자고나면 온 몸안에서 넘쳐나는 엔돌핀을 느꼈는데 지금은 버거움을 느낀다.


    같이 사는 여인네가 보기에도 안되었던지 지어준 보약...
    이것도 중요한 점심메뉴의 하나이다.
    이 순간 떨어져있어도 쌉사름한 목넘김이 심장의 사랑샘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한 낮의 뙤약볕에 정수리에서 부터의 뜨거움을 느끼면서 포항으로 출발했던 동대구역..
    다시 돌아와서 이제는 北行의 여로에 서있을 때는 이미 주변의 기인 여름해도 꼴딱
    넘어가고 어둠이 깊어진 한밤중이였다.
    몸은 파김치가 된다.
    광장에 서있는 조형물의 무수한 교차점처럼 옴몸의 마디가 분리되는 느낌이다.
    느긋하지 못하고 쫒기는 여정은 몇배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표를 사니 제법 시간이 남았다.
    현재의 시간과 미래에 닥쳐올 시간과의 괴리..그 사이의 공간만이 유일하게
    지금 남겨진 여유라는 이름으로 다가온다.


    낙지비빔밥....
    매콤하고 쫄깃한 낙지와 일상의 탄수화물 덩어리 밥...
    평이한 일상과 여행이라는 낯선공간이 만난것처럼 신선한 맛이다.
    10여분동안의 식사시간동안 하룻동안 비워졌던 몸속의 엔돌핀이 샘솟아 채워진다.


    다시 나가본 역광장...
    조형물 대나무 여행객의 방향이 바뀌어 있다.
    한결 싱그러워졌고 야경은 아름다워 졌다.
    벤취밑에 연인들이 속삭이는 밀어가 궁금해진다.

     

     


    내가 가야할길은 분명해 보인다.
    도시....
    일상....
    이문을 들어서는 순간 나는 복잡하고 기계들의 굉음과 휘황한 불빛들의 세상으로
    생활이라는 단어속으로 숨는다..
    어둠이 자꾸 등을 떠민다.
    그 왁자함에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


    어쩌면 나는 문명이 길들인 문명의 애완동물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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