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왜곡된 영웅인가?박정희
    이런저런 이야기 2006. 6. 11. 14:13


    왜곡된 영웅인가?박정희

     

     

     

     

    한 며칠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이다.
    포항 출장중에 이마트에 밥 먹으려고 갔다가 내용의 충실도가 염려되어
    우선 2권 중에서 1권만 사서 단숨에 2번을 읽었다.


    박....정....희
    극적인 이름이다. 듣는 어감으로는 참으로 여성적이지만 실제로는 대단히
    남성적인 이미지의 이름이기도 하다.


    박....정....희
    이 이름에는 극과 극만이 존재한다.
    극렬한 옹호와 극렬한 반대....이 이름에는 어중간 함은 통하지 않는다.
    어중간한 평가는 듣는 상대에 따라 자기편으로 가름하기도 하고 다른편으로
    가름하기도 하며 하얀색과 빨간색으로 마음대로 분류도 한다.


    현....대....사....
    박정희라는 이름 석자는 확실히 현대사에 있어서 하나의 큰 획이다.
    40대 후반인 나도 이 현대사라는 양파의 껍질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너무 모른다.
    눈을 가리워 왔고 귀를 막아왔기 때문이고....
    더 궁극적으로는 배가 고팠기 때문이다.


    또래들이 최루탄을 마시며 목청을 돋우는 태양 아래서 시급 얼마..
    빨간 그래프로 아스테이지위에 뻗어지던 작업할당량 달성에 시달렸다.


    화장실에서 조금만 늦게 와도 조장의 휘번뜩이는 눈자위에서는 레이저처럼
    광선이 쏟아져 나왔고 실수하면 여지없이 몽키가 날아와서 머리를 스치고 갔다.
    앞에 철판이 들어 있는 안전화는 정강이를 사정없이 타격하기 일쑤였다.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으례 세상이 그러려니 했다.


    천....황.....
    1958년생인 나도 따지면 일본천황의 피해지나 마찬가지 였다.
    박...정...희..라는 인물에 대한 극렬한 부정이 천황의 군인이였다는 것일것이다.
    내가 박...정...희..라는 이름이 부여한 "조국근대화의 기수"라고 인쇄된 암호표를
    어깨에 붙인 실습복으로 무장한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장으로 갔을때 기계소리
    웅~웅~대는 소리응 타고 들려온 첫 음성은 이랬다.


    "야~ 니부고리 나또 하나 찾아오고 삼부 보도도 하나 가꼬 온나!"


    "........................."


    나는 그런것을 배우지 못했다.
    우리는 학교에서 미터식 교육을 받았다. 12미리 볼트나 20미리 넛트만을 배웠다.
    이 낯선 일본어에 대응하는 방법은 묵묵부답밖에는 없었다.


    "휭~"
    몽키가 날아 왔다. 내 팔뚝 길이 만한 몽키가 날아와 머리칼을 조금 날리게 하고
    반대편 벽에가서 파공성을 일으켰다.


    쫄따구라는 수식어를 떼기 까지느 늘 나는 이 일본이라는...천황의 언어라는 망령에
    시달리고는 했는데....식민지 시대에 인간 박...정...희가 택한 교사와 간부군인의 길...
    그 인텔리의 길이 그에게 영광도 안겨준 반면 치욕도 또한 같이 안겨주었을 것이다.


    또래들이 최루탄을 마시며 목청을 돋운 낮시간을 마감하고 달빛아래 쐬줏잔을 기울여
    내일을 도모할때 나는 잔업명령서에 의해 유령이 되어 가고 있었다.
    아침 6시에 집을 나와 11시에 들어가서 잠만 자고 나오는 유령들....
    돈이 없고 빽이 없는 가진것이라고는 몸뚱아리 하나 밖에 없는 그런 유령들.....


    그 시대를 움직이고 조정했던 인물...박....정....희......
    영웅....
    신화....
    청렴....
    기회주의....


    박...정...희...그를 모르면 우리가 살아온 시대를 모르게 되는 것이리라...
    그래서 나는 그저께 일부러 서점에 다시 들러서 남은 2권을 샀다.
    이 책 두권으로 그를 알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다만 좀더 알아볼 가치에 대한
    동기유발은 되리라 생각하면서 통독중이다.


    그가 안가에서 놀때 자주 사용했다는 말....
    "헤스노시다와 진카쿠나이~"
    배꼽 아래는 인격이 없다는 말이다.
    하긴 그렇다. 나도 여태껏 직장인으로 살아오면서 수많은 유흥의 자리에 들낙거렸다.
    접대한다는 명목으로 또는 접대 받는 다는 명목으로.....
    우리말로 "술먹으면 개구신(鬼神)"이라는 말처럼 인간은 누구나 비슷하다.


    박...정...희... 그도 人間이였다.
    지켜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던 그런 인간말이다.


    지켜내야 할 것들이 그다지 많지 않은 나는 역설적으로 행복한 인간인 것이다.

    '이런저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냥 스쳐지나가 주세요..  (0) 2006.06.11
    동막골의 나비들...  (0) 2006.06.11
    되살아난 꿈..  (0) 2006.06.11
    이슬양의 빤쮸를 보여드립니다..  (0) 2006.06.11
    중절모를 쓰다..  (0) 2006.06.11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