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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 이야기 2006. 6. 11. 12:37

     

    生...

     

     

     

    3일동안 회사를 떠나서 출장이라는 것을 다녀왔다.
    이번 출장은 거리도 거리려니와 또 다른 모임도 있는 바람에 적잖은 피로가
    몸속으로 스며 든것 같다.


    집에 왔더니 집식구가 감기가 지독히 들었다.
    같이 침대를 쓴 탓인지 된장찌게를 머리 맞대고 먹은 탓인지 나 역시 감기가 들었다.


    3일전하고 달라진 회사 풍경중에서 게시판에 내걸린 A4용지 한장....


    XX팀....000대리... 돐잔치.....


    태어난다는 것....그리고 태어난지 1년을 무사히 지내 이제야 세상에 첫선을 보여
    아이의 건재함을 알리는 것이 돐잔치의 근간이라 하겠다.


    우리 아버지,엄마에게 첫 자식이였던 탓에 동생들은 아무도 없는 돐사진이 있는데
    없는 살림에 큰돈을 들여서 찍어줄 만큼 큰 기쁨이였던 것은 사실일 것이다.
    가만히 따져 보건데 이때에만 유일하게 효도를 했던것 같다.


    生....
    우리는 누구나를 막론하고 새롭게 태어남을 반기고 축하를 하게 된다.


    死....
    아마도 生과 더불어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따라오는 이 놈을 우리들이 제대로
    보지를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生을 반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인간들이란 늘 자기가 편한대로 화려한 앞면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生의 뒷면에 있는 칙칙한 색깔의 死를 일부러 외면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우리의 숙명은 유한함속에서 숨쉬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것은 알수있지만 가는 것은 실상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그냥 쉽게 생각해서 평균수명으로 논해볼 수 밖에는 도리가 없다.
    80년이 평균수명이라고 한다면, 누구던지 태어나면서 받게 되는 80년이라는
    시간적인 유한범위에서 살수밖에는 없는 것이 될것이다.
    또한 실제도 그렇기도 하다.
    사실 사고나 또 다른 이유로 빨리 가는 수도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특별한 경우일 것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축복을 받는 것이 100일 것인데 거꾸로 생각의 태엽을 감아보면
    받아가지고 나온 유한한 80년에서 100일을 까먹은 것이다.
    돐이면 80년에서 1년이나 까먹은 것이요..환갑이면 남은 시간이 20년에 불과하니
    백일잔치...돐잔치...생일잔치...회갑..진갑...어디 축하만 할 일이던가 말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100일 잔치에 가서 "애석해라 100일을 까먹었구나! 통제라~"
    그럴수도 없고 남의 회갑잔치에 객으로 가서 "아이고~ 20년 남았구랴.." 라고
    할수도 없는 것이니 그저 축하하는 척 할뿐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축하하는 것은 어쩌면 자기 중심적인 것일 것이다.
    태어나 인연을 맺어준 고마움...백일동안 새로운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일으켜준
    것에 대한 고마움...1년동안 벙싯 벙싯거리는 미소를 보내준 고마움...
    60년동안 친구로써... 아버지로써...가장으로서...엄마로서..아내로써..한 사람으로써..
    자리를 지키고 인연을 유지해준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일것이다.


    그러니 다소 아깝다는 생각이 안드는 것은 아니로되 게시판에 안내까지 붙인 성의를
    보아서 경조금 회람 결재판을 들고 싸인을 아니할 수 없다.


    그러니 남아있는 시간에 대한 생각은 접어버리고 지나온 시간에 멪었던 서로간의
    인연의 시간에 대해서 축복을 하자는 말이다.
    그렇기는 해도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이니 한번쯤은 生의 뒷면에 또렷하게
    새겨진 死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자.
    그래야만 生이 더욱 더 반짝하고 빛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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