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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녀가 머리를 잘랐다는 군요..
    딸들의 비망록 2006. 5. 17. 00:34


    그녀가 머리를 잘랐다는 군요.. 
    2006-01-20 오후 11:19:47

     


    내가 아는 그녀는...


    아니 그냥 안다는 표현만으로는 그녀에 대한 내 애정이 너무 크기에


    그냥 내가 아는 그녀라기 보다는 사랑하는 그녀가 더 어울리겠군요..


    암튼 내가 사랑하는 그녀는


    저하고는 나이 차이가 조금 나기도 하는 그런 사이입니다..

     

     

    그녀와 내가 함부로 남들 앞에서 사랑한다고 내 좋고 자랑할 수도 없는


    처지 인지라 그냥 그녀라고만 말 하려고 합니다..

     

     

    그녀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생머리 일겝니다.


    그녀가 나를 쳐다볼때는 항상 45도 정도의 각도로 머리를 출렁이면서


    쳐다 보며 살짝 미소를 흘리는데 그 미소에 제 애간장이 녹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 여자와 와이프가 비교 되는건 와이프의 퍼머머리를 보다가


    그녀의 생머리가 찰랑거리는 모습을 보면 너무 달라 보이는 것이지요.


    그녀의 생머리가 우리들의 인식범위에서 최고의 경지인 3차원의 공간을


    출렁이면서 공간을 채운 공기라는 매질의 물질을 자극해서 파도를 만들면


    가끔은 사과향 샴푸 냄새이거나 레몬 냄새의 린스냄새를 풍기게 마련인데


    저는 가끔 그 냄새에 취해서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합니다.

     

     

    여자의 심경에 변화가 생기면 헤어스타일이 변한다고 하더군요.


    비록 검증이 된건 아니지만 암튼 누군가의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나기도 합니다.


    최근에 저도 바쁜 일이 많은데다가 와이프 눈치도 보아야 하고 직장에서는


    직장대로 상사 눈치보며 사는 제법 빡신 삶을 살다가 보니 그녀에게로 향햔


    내 마음이 조금은 농도가 묽어진듯 합니다.


    그녀는 눈치가 참 빠릅니다.


    내가 관심을 조금만 덜 보여 주어도 그녀는 금방 알아 버립니다.

     

     

    어제도 포항으로 출장을 갔었지요.


    물론 그녀도 내가 포항으로 출장을 간 것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그녀에게만은 늘 보고를 하는 편이거던요.


    사랑이란게 그렇지 않습니까?


    서로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눈에 안보이면 안부가 금방 궁금해 지는 것이지요.


    아! 물론....


    사랑을 한번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했다면 느낄수 없는 감정이기도 합니다.


    사람과 동물의 차이는?


    바로 사랑이냐 본능이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본능에 의한 교감은 동물이지요...그러나 사람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서


    교감을 나누게 되는 것이라는 말이지요.


    그녀에 대한 내 감정은 늘 인간적인 부분입니다.


    사랑에 대한 교감을 나누고 싶다는 말이지요.


     

    "딩동~~"


    휴대폰에서 울리는 메시지 도착 신호입니다. 물론 진동으로 설정을 하지 않고


    그냥 일반적인 소리로 설정이 되어 있을때이지만 말입니다...


    한참 운전중이였으므로 제법 시간이 흐른뒤에야 메시지 확인을 했습니다.

     


    "머리 잘랐어염..."

     

    그녀 였습니다.  아니 더 정확이 이야기를 한다면 그녀와 자주 같이 있는


    그녀와 친한 다른 그녀의 메시지 알림이였습니다.


    그녀가 직접 나에게 그 소식을 전하기에는 좀 부끄러웠나 봅니다.

     

     

    우리는 늘 머리 문제로 다투기도 했었습니다.


    나는 늘 머리를 좀 짧게 자르고 퍼머를 해라고 강요하는 쪽이였고 그녀는


    절대로 안된다며 생머리를 고집하는 쪽이였지요.


    그 점이 늘 그녀와 나의 차이였고 의외로 우리 둘의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생머리와 퍼머의 차이가 버티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 쪽에서 포기를 했지요.


    "그래~ 사랑하는데 머리가 무슨 소용이람..."


    그냥 이렇게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만족하고 마는 것이지요.


    뭐~ 인생이 늘 그렇고 그런 것입니다. 인생은 3류 극장 프로 같은 것이지요..

     

     

    그런데 어느날 뜬금없이 "머리 잘랐어몀..." 같은 메시지를 받았을때는


    누구나 한번쯤 혼란에 빠지기 나름이지요.


    저 역시도 잠깐은 혼란에 빠지기도 했지요.


    "마음이 변했나?...심경에 변화가 있는가 보다.."


    그녕 그런 생각을 하고 말았는데 다시 보니 컬러메일로 사진까지 전송이 되어


    그녀의 짧아진 머리 모습도 휴대폰으로 볼 수 가 있군요..


    참...좋은 세상입니다.

     

     

    그때 갑자기 전류처럼 머리를 스친 생각이 여자 마음이 변하면 머리모양이


    달라진다고 했던게 기억이 나는 겁니다.


    "왜 그러지? 마음에 변화가 생겼나?"

     

     

    그렇군요.. 때가 된것입니다.


    그녀도 이제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지요.

     

     


    간다고 해도 간다고 마십시요..인생은 늘 오는 것이기에..


    온다고 왔다고 하지 마십시요...인생은 늘 가는 것 속에 있기 때문에..

     


     

    이런 시를 적은 적도 있지만은 이제 그녀도 가야할 곳으로 가야만 할 준비를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맙니다.


    그래야 속이라고 편해질 터이니 말입니다.

     

     

     

    등에 업혀서 옹알거리던 그녀.....

     

     

     

     


    생머리를 고집하던 그녀가 어제 이렇게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아빠..머리 짤랐어..ㅋㅋ"


    요즈음은 사춘기도 빠르다고 하는데 이놈도 서서히 사춘기에 드나 봅니다.


    사춘기를 지나고 어느듯 주민증이 나오고 남자친구를 데려와 인사를 시키고..


    그렇게 둥지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겠지요..

     


    이제 서서히..금방은 아니겠지만 아주 천천히 그렇게 둥지를 떠나보낼


    그런 준비도 해야 겠다고 느끼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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