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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의 정수기
    딸들의 비망록 2006. 5. 11. 23:45


    딸들아! 미안하구나.. 
    2004-10-18 오후 4:54:39

     


    딸들아! 미안하구나..
    예전에 아빠가 너희들만 했을때는 여름날밤에 마당에 나가서
    멍석을 깔고 할머니가 피워준 생솔가지의 연기냄새를 맡으면서
    누워서 하늘을 보면 하늘의 별들이 쏟아져서 내가 묻혀버릴것
    같은 두려움에 슬며시 돌아 누울 정도였단다.


    딸들아! 미안하구나...
    이제는 아무리 올려다보아도 희끄므레한 하늘과 겨우 1등성만
    보일뿐이로구나.
    지금의 너희들처럼 별에 대한 그리움은 최소한 없었는데....
    너희들로부터 별을 뺏아버린 아빠 세대의 무지함을 용서해라.
    이제는 바닷가에 가서 하늘을 올려다 보아도 예전의 그 쏟아지는
    느낌의 별빛을 볼수 없구나.


    딸들아! 미안하구나...
    지금의 아빠가 겨우 할수 있는 일이란 낡은 천문망원경과
    값싼 러시아제 쌍안경을 통해 별과 만나게 해주거나
    마트에서 양면테잎으로 천정에 붙이는 프라스틱 별을
    사줄 수 밖에 없구나.


    딸들아! 미안하구나...
    먹고 살기에 바빠서 한푼이라도 더 벌겠다고
    블도저로 밀고 고층으로 아파트를 세우고 땅위에 불야성을
    만들었지만 지금 곰곰히 생각해보니 무지했구나.
    아빠세대는 그것이 전부인줄로만 알고 살아왔는데
    우리들이 만든 그 불야성속에서 아빠세대도 타락해가고
    아들딸들인 너희들도 부서져가는 모습을 보고 있구나.


    딸들아! 미안하구나...
    너희들한테서 별을 뺏어버린 아빠가 염치없는 부탁이지만
    천정에 붙여놓은 별에서라도 네 꿈을 키워가거라.
    별하나 나하나...별둘 나둘...별셋 나셋...
    저기 저별은 아빠별..저기는 엄마별..저거는 내별..
    이제는 이렇게 헤어보는 멋진 하늘은 없어졌지만
    그래도 매일 밤마다 천정에서 나마 네 꿈을 헤어보거라.
    별을 헤다보면 마음이 아주 아주 맑아진단다.
    별은 자연이 우리에게 선물한 마음의 정수기란다.

     

     

     


    우리 아이들은 별을 좋아합니다.
    큰애는 천문대..천문대하고 있고 둘째는 한달에 한번씩 사다주는 과학동아의
    천문우주쪽에 관심이 많지요.
    요즈음 아이들이 별을 올려다 보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도시의 하늘이 그것을 허용하지 않는데다가 과외다 학원이다 시험이다해서
    주말에도 시간을 낼수 없으니 말입니다.
    며칠전에 마트에 들렀다가 형광으로 벽이나 천정에 붙이는 플라스틱 별이 보이길래
    한통을 사다 주었습니다.
    이렇게라도 별을 느낄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크릴 형광페인트로 만들어 붙인 별들입니다.
    별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한 아이들입니다.
    우리가 목표로 삼아왔던 문명이 우리아이들로부터 별을 앗아갔고
    결국은 마약처럼 문명때문에 우리들 스스로 타락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들이 만든 도시화의 그 뒷골목에서 우리 아이들이 병들어 가고 있구요.

     

     

    우리 아이들이 늘 그리워하는 별입니다.
    저 역시도 이제는 그리워지는 별이기도 합니다.
    별은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활성탄같은 존재입니다.
    별을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으면 어쩐지 마음이 맑아지는것 같거던요..

     

     

    멀리 출장에서 밤늦게 돌아오면서 휴게소에서 딸래미들 먹일려고 사온 닥터캡슐...
    별을 헤다 잠이 든 아이들손에 쥐어줘 봅니다.
    부디 예쁘고 행복한 별꿈을 꾸기를 바라는 마음 그득합니다.


    오늘도..내일도...모래도....
    이 아이들의 마음이 늘 별을 보면서 정화되어 맑고 바르게 자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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