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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쳐본 수첩에서..딸들의 비망록 2006. 5. 11. 22:10
훔쳐본 수첩에서..
2004-06-02 오후 10:06:38
맛있는 음식을 혼자 몰래먹는 맛...
고등학교때 피우면 안된다는 담배를 화장실에서 몰래 피우던 맛...
회사식당에 늦게 갔을때 떨어진 반찬대신에 만들어주는 계란후라이를
혼자먹는 맛...
어릴적 외가에 갔을때 두터운 비닐에 꼭꼭 싸서 아구리를 새까만 고무줄로
칭칭동여매 앉은뱅이 책상의 서랍에 숨겨두었다가 꺼내주던 외할배의
바람사탕(박하사탕)의 싸~아 한 맛...
모두가 남다른 추억을 가진 맛들입니다.
담배던 계란후라이던지 아니면 박하사탕이던지간에 특별한 맛이 있는것은
아닐테지만 무엇인가 가슴을 설레게 해주기 때문에 더 맛있게 느끼는것이
아닐런지 하고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흐흐~~
다른 사람이 꼭꼭 숨겨둔 비밀을 보았을때도 또한 그렇지 않을까요?
오늘은
회사에서 부서 회식이 있었습니다.
팀장이라는 사람은 출장이 많아서 늘쌍 밖으로만 다니다보니 안살림이
사실취약해지게 마련인데 그래도 모두들 잘 받쳐주어서 나름대로 올해
목표도 6개월만에 달성해가고 있을 정도라서 기분좋은 회식자리를 보냈습니다.
모두들
열심히 나름의 자리를 잘 지켜준 고마움이 앞서 마음이 뿌듯해지는 자리였지요.
사실 내일은 회사의 조직개편으로 현장직원 5명이 대거 우리팀으로 발령이 나서
오는데 팀장은 내일도 출장입니다.
안살림을 잘 사는 XX에게 잘부탁을 해두었는데도 마음이 가볍지는 않습니다.
술 한잔
아니 서너잔 걸치고 집에 왔습니다.
화장실에 조그만 수첩이 있더군요.
가만히 넘기면서 보다가....
이것참...
역시 진리란..가슴을 따듯하게 해주는 이야기들은 따로 있는가 보네요.
그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또는 글로 표현해둔 주인공이 꼬마공주라는 사실이
더욱 사람을 놀라게 합니다.
몰래 가져나와서 한장을 스캔합니다.
지금은 숙제하느라고 방에 들어가서 쇠동구리와 공부중이거던요..헤헤...
한장만 스캔을 하고 제방에 숨겨두었지요..
내일도 한장 스캔 할려고요...
숨은 자은 찾기....
자은이는 꼬마공주의 이름입니다.
못찾겠지? 왜냐하면~~~
난 벌써 니맘에 꼭꼭 숨어있거덩~
어디서 이런 감성이 생기는 것인지..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갑자기 내맘도 찾아보고 싶어지네요..
찾을수 없는 내 마음은 어디에 숨어있는지 궁금하기만 한데...
열살짜리 딸한테 뒷통수를 한대 맞은듯 아직도 멍하면서 가슴 한곁은 뻐근합니다.
******************************** 댓글 **********************************용갈~~ 2004-06-02 오후 10:18:27
오호...
꼬마공주님의 표현력... 감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무슨 싯구절 같다는... ^^
이런거 맨날 보니깐 딸을 낳고 싶어진답니다... ㅡ,.ㅡ
handrea 2004-06-02 오후 10:36:52
오호~ 대단한 감수성입니다.
니 마음에 꼭꼭 숨어 있다는...
절로 미소가 떠오르게 하는 꼬마공주의 마음입니다.
아빠의 멍함과 뻐근함 이해가 갑니다. ^^
목캔디 2004-06-02 오후 10:40:46
반디불님 잘 키운 딸 맘을 뺏은 친구가 있는 모양입니다.ㅎㅎㅎ
완벽하네요.누군지 몰라도..^^*
반디불 2004-06-03 오후 4:56:50
용갈님...하나 낳으시기를~~하하
반디불 2004-06-03 오후 4:57:25
핸드레아님..아빠를 자주 놀라게 하는 녀석입니다..
저의 희망이지요..
반디불 2004-06-03 오후 4:58:06
목캔디님...덥죠...
글쎄말입니다..그녀석이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milkyway 2004-06-04 오전 10:35:02
꼬마공주님이 저런 표현을 할 줄 알다니......^^ 진짜 놀랬다는...
음...그림에만 소질이 있는줄 알았더니...팔방미인이네욤..ㅎㅎ
반디불 2004-06-04 오전 11:02:59
은하수님~ 우리 꼬마공주가 필체교정이 전혀 안되는군요..억지로
그러고 싶지도 않고..너무 글자모양에 치중하다보면 창의성이 죽을가봐서..
그래서 읽기힘들대도 있어요...
예쁘게 쓰게될때도 있겠지요...
반디불 2004-06-04 오전 11:03:54
밀키웨이님...다음것은 더 재미 있습니다..
스캔의 기회를 잡아야 하는데~~~하하...
pris 2005-04-14 오전 11:28:26
다음것은 어찌되었나요? 아직도 유효한가요? ^^* 보고싶어요~'딸들의 비망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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