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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짱이라...
2004-02-06 오전 9:28:22어느날... 모두들 저녁을 맛있게 먹고 나름대로 제일 편한 포즈로 TV를 보던중입니다.
요즘뜨는 가수 비가 나왔습니다.
딸셋 모두 좋아하는 가수인지라서 환호를 보내고 난리입니다.
"이노무..가스나들이 머라케쌓노...아빠가 훨씬 나끄마는~~~"
툴~툴~... 요즘은 잘 생긴것 보다 몸이 좋아야 하나 봅니다.
우리 할아버지는 훤칠하셨다는데 할머니가 원체 작은키였는지라서 아버지가 작은
키였고 나 역시 그 탓인지 태어 나서 그토록 하늘을 보며 자랐건만 겨우 165센티에서
머물고 말았습니다.
학교다닐때 절대로 앞에서 3칸뒤로 나아가본적이 없었던지라 키에대한 콤플렉스도
보통은 넘는 수준인데 그래도 살이 붙지를 않아 다행이다 했는데 40을 넘기니 아랫배가
조금씩 표시나지 않게 나오더니 몸에 붙는 옷을 입어면 조금 표시나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누군가가 아랫배는 나이살이라고 하더니 아마 그런것 같기도 합니다.
텔레비젼에 열중하던 큰딸이 그럽니다.
"아빠도 롱다리야!"
우리집의 대화는 와이프와 나는 경상도 사투리로 아이들은 서울표준말을 씁니다.
사는곳이 충남이니 표준말에 가깝게 쓰는 것이지요.
그래도 고맙지 않습니까?
숏다리의 설움을 천형(天刑)처럼 감수하고 사는 아빠에게 그래도 롱다리라고 해주니
고마운 마음이 앞서지 뭡니까..
흐~~~뭇...한 미소가 채 가시기도 전에 툭~~하고 던지는 한단어!!
장..롱다리~~
그렇습니다..짧다는 말이지요..
요즈음은 우리 꼬마공주때문에 몰카에 안걸리려고 츄리닝 알뜰히 챙겨입고 거실에
나가는데 여름에는 런닝에 반바지나 펄렁한 트렁크 팬티를 입고 다니기 일쑤입니다.
컴터앞에서 포토샵에 열중하던 아상이가 아빠를 보더니 엄지를 세웁니다.
엄지를 세운다는 것은 최고라는 뜻이지요..
와이프가 옆에서 그럽니다.
"역시 아빠 알아주는거는 큰 딸 뿐이네..."
아상이의 다음말은 충격적입니다.
그게 짧고 볼록하다는 뜻이랍니다.
다른 손가락에 비해서 엄지가 좀 그렇지 않습니까..
짱~~하면 어릴적에 힘이 붙이는 상대를 만나면 들던 짱돌밖에 생각나지 않는데
요즈음은 짱시대입니다..얼짱...노래짱..몸짱..심지어는 강도짱까지 말입니다.
아이들 얼굴을 핸드폰의 카메라로 찍어보니 영다르게 나옵니다.
컴터의 웹캠으로 찍어도 역시 딴판으로 나오는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뽀샵질이라해서 포토샵으로 포샤시한 효과까지 주면 실제와는 많이 다릅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열광하는 이유가 무었일까요..
지금은 몸짱의 가치판단에서 세대간 충돌중입니다.
아마도 40대를 넘는 세대에서는 다소 살집이 있고 얼굴이 번들거리면서도 부티가
흐르는 체형이 몸짱일 것입니다.
못먹고 살던 그 질곡의 세월을 지나쳐온 탓이겠지요.
40이 안된 젊은 세대의 사람들에게는 살은 떼어내고 싶은 딱지 같은 것일겁니다.
배 고픈게 한이 되어 버린 세대를 부모로 또는 부양자로 두었던 탓에 사실은
영양과잉입니다. 게다가 먹는게 전부 기름집니다.
일년에 잘해야 서너번 정도나 빨간국물의 쇠고기국 구경을 하던 세대가 자식에게만은
그런 설움 물려주기 싫어서 자식들이 먹는것으로 대리만족을 했다고 보아야지요.
그래서 지금은 영양이 넘쳐납니다.
그래서 몸짱의 기준도 잘빠진 몸매입니다.
예전에 미스터코리아가 무지하게 인기가 있었는데 여자보다 오히려 남자에게 선망의
대상이였지요. 운동으로 특별한 부위의 근육을 발당시켰지만 지금은 균형이라는 군요.
옷을 입으면 다소 말라보이는데 벗어면 조금의 근육은 붙어있는 그런 타입말이지요.
그 예로 권상우라는 탈렌트 말입니다.
그래도 우리엄마는 강호동이가 잘 생겼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권상우나 비가 잘생겼다고 하지요.
40대 중반을 넘긴 나는 아직 몸짱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어정쩡하게 끼인 세대라서인지 가치판단이 안되어서 말입니다.'이런저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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