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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오는날 타조를 위문하다..이런저런 이야기 2006. 4. 24. 23:26
블로그앤 사이트가 없어지면서 옮기는 글
눈오는날 타조를 위문하다..
2003-12-12 오후 1:33:39서해의 바닷바람이 북풍에 몇점 묻어서 코끝을 간지럽히는 어중간한 바닷가..
이곳 아산에 10시부터 내리는 눈이 오락가락 하면서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날씨가 푸근해져서 인지 내리는 쪽쪽 녹아서 아스팔트에는 흥건하게
흙길은 질퍽하게 적시면서 나뭇닢 떨어진 가지마다 영롱한 물방울로 매달려
세상의 풍경을 작은 물방울은 작게 큰 물방울은 크게 담고 있습니다.
눈이나 비가 오면 일을 할 수 없는 파트가 있는데 그 파트에 소속된 일용직
아저씨는 흐린 서쪽하늘보다 더 어두운 표정으로 묵묵히 식판의 중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일이 모두에게 다 좋을 수는 없는 것이지요.
오늘도 회사에서 짬밥을 먹고 산책을 합니다.먼저 식당 뒷문으로 나와서 눈오는 호수를 한컷...
일부러 내리는 눈을 나타내볼려고 진한 소나무에 포커스를 맞추었는데도
눈(目)으로 보이는 눈(雪)이 디카로 찍고나면 안보입니다.
이럴 때 절해고도의 표류자처럼 내공의 모자람에 절망해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고도의 기술은 블로그엔의 많은 절정고수들의 몫으로 돌려놓지요.
다만 저쪽 하늘의 흐림이 무슨일이 있다는 것을 짐작하겠군요.
어차피 휴대성 하나로 채택한 물건인데 오늘은 애꿎은 익슬림탓을 해봅니다.
사람은 참으로 간사한 동물이어서
이렇게 조그만 필요를 충족시켜주지 못한 익슬림을 탓하는군요.
그냥 와이셔츠 호주머니에 달랑 들어가서는
남들은 못찍는 다른 것들도 찍어와서는 업무에 많은 도움도 주는 놈인데...남탓...
인간이 발명한 것중에 제일 쓸모없는 정신적 독이 바로 이말입니다.
이 남탓도 중독증세가 심한지라서 자꾸만 반복하다가 보면 어느듯 이일에도
저일에도 오로지 남탓만 하게된다지요.내탓이요!
카톨릭단체에서 벌였던 이 운동이 요즘처럼 절실한 적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自淨基意하면 是諸佛敎니라..
스스로를 맑게하면 이것이 곧 깨달음이요..곧 부처요..곧 부처님의 가르침이다.열대에서 살던 이놈...
저번에도 한번 말씀드렸지요..우리회사 식당아저씨가 회사의 한켠을 이용해서
키우시는 놈입니다.
호수를 찍다가 불현 듯 이놈 생각이 났습니다.
열대에서 살던 놈이라 추울텐데 하면서 말입니다.
분명 지붕이 가려진 곳에 코를 박고는 추워서 덜덜 떨면서 코를 박고 있겠거니 하면서
이놈이 있는 우리에 갔더니 멀리서 이미 저를 발견한 이놈..반갑다고 난리입니다.
그 큰키에 민숭한 다리로 겅중거리며 이리갔다 저리 갔다가 하면서도 눈의 시선은
계속 저에게 고정시켜 두고 있습니다.눈 내리는 날인데도 씩씩합니다.
어디선가 이놈이 참 미련스럽다고 들었습니다.
새중에서는 몸무게 대비 뇌용적이 작아서 쉽게 말하면 아주 단순무식하다는 겁니다.
이글을 쓰는 지금은 눈이 조금 잦아 들었습니다.
그래도 계속 눈은 내리고 있습니다.
글을 올리려고 붙여쓰기를 하는데 모니터가 훤해져서 창밖을 보니
해가지 나오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제는 눈은 다온것 같습니다.
집에 도착한 일용직 아저씨는 오늘은 일진 좋치않다..퉤퉤..하시겠구만요..
**** 이글을 옮기다 보니 슬픈 사연을 전해야 겠군요...이 글이야 2003년 말의 이야기지만
며칠전에 오랜 출장에서 돌아오니 이 타조를 기르던 식당 주인 아저씨가 이 타조를 팔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아서 다른 세상으로 보냈다는 군요...2006년 4월 14일쯤에....말이죠..
늦었지만...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타조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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