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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밤 소주귀신-포항 과메기..
    이런저런 이야기 2006. 4. 24. 23:15


    겨울밤 소주귀신-포항 과메기.. 
    2003-12-12 오전 9:50:03

     

     


    손도 시렵고 덩달아 발도 시렵고 깊이 들어있던 쎄무외투를 꺼내 입어도
    아침 출근 시간에는 추워서 입김이 솔솔 나온다.


    여기보다는 좀 따습기는 해도 포항의 날씨도 어제는 매서웠다.
    기차에서 내린 시간이 12시 35분쯤이었는데도 날씨는 어깨를 움츠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즈음의 포항사람들은 다같이 한가지 병을 앓게 되는데 `과메기`에 대한
    열풍이 그것이다.
    歸路에 들러본 죽도시장에는 이제 막 선을 보이기 시작한 `과메기`들이 좌판마다
    가게마다 그득하다.
    지금이 피크인 영덕대개도 시장의 주인행세를 하고 있는데 한 마리에 7만원~
    9만원까지 가는 이놈과 스무마리 한두릅에 몇천원하는 `과메기`가 맞짱을
    뜨는 곳이 12월의 포항 죽도시장 풍경이다.


    과메기..


    정확하게 누가 만들었다는 문헌이나 전해오는 설화도 없는데 단지 옛날에
    진상품 목록에 관목어(貫目魚)로 올라있는데 여러마리를 눈을 꿰어서 말렸다고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이말이 변해서 `과메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짐작할뿐이다.


    지금은 동해안에서 무진장으로 잡히는 학꽁치로 만들지만 예전에는 청어로
    만들었다고 한다. 잡은 청어중에서 잘 안팔리는 작은 놈들을 눈을 꿰어서
    굴뚝에다 걸어놓으면 연기로 훈제가 되고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여 먹기에 꼬들한
    청어훈제가 되었는데 지금도 가끔씩 청어과메기가 시장에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그동안 세월이 흐르면서 청어가 귀하게 되고 꽁치가 오히려 많아지면서
    이제는 `과메기`하면 꽁치가 본 재료인양 되어 버렸다.


    만드는 방법도 두가지가 있는데 잡아온 꽁치를 몸통의 중간쯤을 짚으로 엮어서
    그대로 말리는 방법이 가장 많고 두 번째는 근래에 만들어진 방법으로 처음부터
    꽁치의 배를 갈라서 내장을 제거하고 뼈를 제외한 양쪽으로 나누어서 말리는
    방법인데 십여년전부터 외지인들이 많이 찾게되면서 개발된 방법이다.


    우리가족도 포항에 12년정도 살던때가 있었는데 겨울이 되면 죽도시장에 가서
    2~3두릅을 싸서 아파트 베란다에 내걸어 두고는 저녁에 몇마리씩 까서 미역이나
    김에다 싸먹다보면 소주 한병은 금방 비워내고는 했었다.
    과메기는 기름기가 많은 탓에 소주가 제격이라서 아마도 겨울에 포항에서 증가하는
    소주의 판매량도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이놈을 깔려면 우선은 가위로 지느러미 부위를 몸체의 일부와 함께 잘라내고
    그다음은 배쪽도 하부를 죽 잘라낸 다음 목부위를 잘라서 머리를 떼어낸 다음에
    엄지로 반을 가르면 몸통이 양쪽으로 분리되는데 하나씩 잘잡고 껍질을 벗겨내면
    그 다음은 먹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직접 까면 재미도 있고 더 맛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손에 배인
    비린내가 참 오래가기 때문에 귀찮아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래서 요즘은 처음부터
    까서 말린 `과메기`가 오히려 인기가 있다고 한다.


    등푸른 생선에 속하는 꽁치인 만큼 불포화지방산이 많아서 여러 가지 성인병에도
    좋을 뿐 아니라 특히 머리를 많이쓰는 수험생의 건강식등으로 인기가 좋다고 한다.
    나도 경험하였지만 `과메기`를 안주로 해서 소주를 먹다보면 평소 1병이던 주량이
    2병을 먹어도 술이 취하지 않는 정도로 소주와 궁합이 딱 맛는 음식이다.

     

    얼마전에는 서울의 백화점에서도 팔렸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실제로 어제
    죽도시장에 가보니 택배회사들이 아예 죽도시장바닥에 임시 출장소를 펼치고
    전국으로 `과메기`를 보내고 있으니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던지 먹고싶은
    모든 것을 먹을 수 있으니 참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포항살 때의 `과메기`에 대한 향수로 일년에 한번쯤은 어떤 경로를 통하던 맛을
    보아야하는데 출장간날 제법 추워진 탓에 `과메기`생각이 간절하다.


    생으로 사와서 까가며 먹기는 좀 그렇고해서 껍질을 잘 까서 포장해둔 놈으로
    2두룹에다 야채..초장까지 1000원짜리 아이스박스에 담아서 포장해 들고 끙끙대며
    아산까지 왔다.
    마중나온 와이프와 함께 이마트에 들러서 소주 2병을 샀다.
    아침에 뺨에 뽀뽀까지 해대며 `아빠! 꼭 선물도 사와~~`하던 꼬마공주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귀를 울려서 그리 크지 않은 선물까지 하나 샀다.

     

     

     

    바로 이놈이 겨울의 기나긴 밤...
    솔로에게는 더더욱 고독에 빠지게 만들며 커플에게는 겨울밤을 더욱 짧게 만드는
    바로 그 과메기란 놈입니다.

     

     

     

    식판을 공부한다는 아상(지금 시험기간..)에게 빼앗기고 과메기 담아온 그 아이스박스를
    아예 사랑의 주안상으로 만들었다는....
    무소유도 점점 반디불을 닮아가는..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대한 이용철학..논문감...

     

     

    그래도 이 장면에서 찍사역활을 해주는 우리 큰딸...
    아빠의 팬티만 입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찍어서 블로그에 올린다고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는
    막내 꼬마공주는 이미 잠들고...


    11시도 훌쩍 넘겨서 12시가 가까워 오는 시간에 벌어진 술판...
    `따루시오~~``받으시오~~`
    `우리 사랑이 백년..천년..어쩌구 저쩌구..주저리 주저리...~~을 위하여 건배!!!!`

     

     

    한국일보에서 빌려온 사진..
    역시 사진기자의 전문가가 찍는 사진의 멋스러움...
    한 미모하는 저 아짐은 어디서 구했을까?


    포항에서 호미곶으로 가는 구룡포의 어촌마을에는 대부분 이런 풍경들의 연속이다.
    게다가 살풋 눈이라도 오면 멋진 풍경이 될터.....

     

    ************************************ 댓글 ************************************


     햇살가득  2003-12-12 오전 9:55:22   
    과메기? 전 처음 들어보는데요..^^ 맛있을 것 같네요..^^ 
     
      햇살가득  2003-12-12 오전 9:57:36   
    특히나 소주귀신이라면 반드시 맛봐야 할 것 같은데요..^^ 
     
      반디불  2003-12-12 오전 9:58:46    
    햇살님~~맛들이면 죽음입니다..처음에 안먹는다 하다가 맛들이면 안먹고는
    못버티지요... 
     
      마이키™  2003-12-12 오전 9:59:34   
    아~ 과메기의 계절이 돌아 왔군요. 미역이나 다시마 줄기에 싸서 초장에 찍어 먹으면
    정말 제맛인데... 침쥘쥘.... 
     
      마이키™  2003-12-12 오전 10:00:31   
    처음 맛볼땐 조금 비린맛이 있었는데... 맛들이다보니 과메기 계절이 기다려 진다니까요 
     
      반디불  2003-12-12 오전 10:02:55    
    마이키님~~김에 싸서 먹어도 대략 �있지요... 
     
      마이키™  2003-12-12 오전 10:05:35   
    예~ 김에 싸먹어도 맛있지요. 전 미역과 다시마에 주로 먹습니다. 미역과 다시마엔 바다
    냄새가 나자나요~^^ 
     
      반디불  2003-12-12 오전 10:09:31    
    마이키님~~ 미역과 다시마도 좋은데 포항에서 공수가 안돼서..
    낼은 시장에가서 미역좀 사올려구요... 
     
      마이키™  2003-12-12 오전 10:12:01   
    반딧불님 포항사시는구낭. 예전에 대구에서 제수를 했거덩요.
    여름휴가를 구룡포로 갔었는데... 정말 좋더라구요. 
     
      마이키™  2003-12-12 오전 10:12:42   
    게다가 처음가본 포항의 축구 전용경기장에서 라데와 황선홍의 투톱은 국내
    최강이었지요~!!!^^ 
     
      식콩  2003-12-12 오전 10:13:47    
    과메기가 뭔지 잘 모르지만... 술잔을 든 두 분의 모습의 너무 행복해 보인다는...^^
    영원히 행복하세요.. 
     
      반디불  2003-12-12 오전 10:14:57    
    마이키님~~포항에서 12년정도 살다가 지금은 온양온천으로 유명한 충남 아산으로
    와서 살고 있습니다..출장으로 포항은 자주 가는 편이구요.. 
     
      마이키™  2003-12-12 오전 10:16:38   
    아하~ 그렇군요. 충남 아산이라... 스파비스 가고 싶네요. 
     
      반디불  2003-12-12 오전 10:17:17    
    오올..마이키님도 전국구... 
     
      반디불  2003-12-12 오전 10:18:17    
    식콩님~~감사합니다..그게 염장샷이라구 찍었는데..흘흘흘... 
     
      마이키™  2003-12-12 오전 10:34:24   
    뜨거운 물에 몸 담그는 것을 좋아해서... 전국의 온천을 많이 다니지요~ 
     
      반디불  2003-12-12 오전 11:35:25    
    마이키님~~반디불도 전국 온천 웬만한데는 다 가보는 체질이니 온천번개라도
    함 해야 겠군요.. 
     
      마이키™  2003-12-12 오전 11:38:39   
    그거 좋은 생각이시네요. 온천번개. 많은 분들을 수용하려믄 아산의 스파비스도
    좋을듯해요. 
     
      반디불  2003-12-12 오전 11:50:32    
    마이키님~~ 스파비스가 좀 비싸서 말이죠..1인당 12,000원이나 되지요..
    체질별로 온천을 즐길수 있는 테마가 좋기는 하지만..
    좀 멀리도 좋다면 함평의 전통방식의 해수찜도 좋지요..비록 온천은 아니지만..
    다음에 곡 한번 가보세요..참 제 블로그 문지방을 넘어며의 초기에 보면 그곳
    여행기가 있습니다.....클릭--->함평해수찜 보러가기... 
     
      반디불  2003-12-12 오후 12:02:37    
    산사랑님~~부끄럽사옵니다... 
     
      마이키™  2003-12-12 오후 12:24:11   
    삭제된 글이라고 나오는데요. 해수찜도 좋지요~!! 
     
      반디불  2003-12-12 오후 12:43:35    
    마이키님~~위에 링크가 잘못되었습니다......클릭--->함평해수찜 보러가기... 
     
      바다  2003-12-12 오후 12:43:59   
    바다도 과매기 먹어보고싶다는... 그나저나 반딧불님 부부의 모습이 참으로 정겹게
    보이네요.. 부럽다는... ^^ 
     
      반디불  2003-12-12 오후 12:46:25    
    바다님~~ 한 20년을 붙어지내다 보니 이제는 삭을거 다 삭았고..
    이제는 그저 정스레사는거 밖에 더 있겟습니까... 
     
      식콩  2003-12-12 오후 1:20:04   
    반디불님.. 저두 오늘 마눌이랑 한 잔하면서 염장샷을 해 봐야겠습니다....^^ 
     
      반디불  2003-12-12 오후 1:35:09    
    식콩님~~ 반디불의 염장이 성공을 거두는 순간입니다...ㅎㅎㅎ 
     
      황홀한공자  2003-12-12 오후 1:35:36   
    아~ 생각나네요...2군 휴양소에서 먹던 과메기맛....미역에 사서 먹었나? 
     
      반디불  2003-12-12 오후 1:41:50    
    황홀한 공자님~~아마 미역에 사서 먹었을 겁니다..그게 제일 일반적이거던요..
    두번째는 김에 사먹고..어떤분은 모자라니까 껍질도 먹어버리더군요... 
     
      햇살가득  2003-12-12 오후 4:19:03   
    음... 저거 여기서 어떻게 받아먹을 수 있는 방법 없을까나...(--) 
     
      뿌니  2003-12-12 오후 5:07:01    
    과메기?? 첨들본다는..흐흐 맛나겠다~ (쓰읍~~) 
     
      조조  2003-12-12 오후 6:42:15    
    서울서 과메기 먹는 방법 - 포항 회집에 전화해서 고속버스편으로 직송하면 됨다
    (작년에 고렇게 직송해서 먹었던 과메기 맛이 아직도 ,,, 아으 침 고여) 
     
      badawa  2003-12-12 오후 6:51:22    
    일딴 난링구 차림의 반디불님 홧딩^ ^
    구운김 적당크기→그위에 생미역 적당히→과메기→적당히매운고추/마늘→초장 쏵....
    막어본 사람만 안다는 ^ ^ 
     
      영두리  2003-12-12 오후 7:28:09   
    과메기를 공수치 못할 시 꽈배기라도... 배고파지네요. 얼른 퇴근을 해야... 
     
      milkyway  2003-12-12 오후 9:07:48    
    과메기..티비에서 몇번 나오는것 봤더랬는데..볼때마다 맛이 궁금하더군요...
    과메기를 사이에 두고 두분 술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 너무 다정스러워 보이네욤.^^ 
     
      제갈공명  2003-12-12 오후 11:27:28    
    서울분들은 과메기를 모르시구나;;; 
     
      악재수집  2003-12-12 오후 11:28:10   
    서울에도 포항 과메기를 파는 식당이 종종 눈에 띄긴 하더라구요. 
     
      한빛장  2003-12-15 오후 12:37:40   
    토요일 일요일 양일간에 걸쳐서 학꽁치 낚시를 했습니다. 과메기를 반디불님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학꽁치로 만들지는 않구요. 그냥 일반 꽁치로 만들어요. 학꽁치는 그냥 회로 먹든지.
    초밥을 해서 먹든지. 방파제 낚시터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든지. 낚시가방에 가득했을때는
    회로 장만해서 냉동실에 얇게 펴서 얼린다음 생각때, 조금씩 내어서 얼린채로 칼로 설어서
    얼음덩어리 회로 입에 넣어서 녹여가면서 드시면 엄청 맛이 있지요.
    어제는 조금밖에 잡지 못해서 집에와서 초밥으로 해 먹었지요. 애기 엄마가 또 잡으려
    가자나요.^^ 아뭏든 주말에는 영덕 인근 바닷가는 학꽁치 꾼들로 가득했어요. 
     
      주노아빠  2003-12-15 오후 12:56:24   
    카~ 소주에..안주가 저렇게 훌륭하다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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