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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장술 같은 여행...당진 안국사
    여행기 2006. 4. 19. 23:03

    나는 여행의 주안점을 항상 역사성에 최고의 선택요건으로 둔다.
    그다음에는 사람이 많이 찾는 곳은 그냥 둘러보는 정도로 끝내는 경우가
    많고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고즈넉한 곳을 상대적으로 선호한다.


    약 1200KM의 고향방문과 처갓집방문을 마치고 쌓인 여독을 풀기에는
    역시 아침 해장술처럼 짧은 여행이 최고다.


    설연휴의 마지막날인 1월 25일 오늘은 일요일이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 밤새 소복히 쌓인 눈위로 소복 소복거리며
    햇살을 받아서 투명해진 새로운 눈이 내린다.


    그래도 나무늘보처럼 천천히 준비를 하고 아침을 먹고나니 11시다.
    이것 저것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선시간이 오후 1시 30분쯤이다.
    안국사로 길을 잡았다.

     




    집을 나서서 예산방면으로 길을 잡은후에 합덕에서 70번 지방도로를 따라서
    드라마 태조왕건에 나왔던 박술희장군의 출생지이면서 두견주로 유명한
    면천을 통해서 당진군 정미면으로 들어섰다.


    눈은 계속내리고 길은 빙판을 이루고 있어서 두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서인지
    어깨가 뻐근하다.
    이래서 눈길과 빙판운전은 몇배의 피로도로 다가오나 보다.

     

     


    몇 번 가보았던 곳..
    왠지 정이 가는 절이다.
    화려한 단청이 없어도 번적이는 금옷을 입은 부처님이 계시지 않아도
    소박한 미륵불에 반해서 마음이 산란할 때 찾아가는 곳인다.


    언젠가 블로그에 소개하였던 안국사 미륵불의 펜화...

     

     


    안국사로 들어가는 초입..
    작은 시골마을을 지나는 길인데 너무 고즈넉한 길이라서 한컷..
    눈이 녹을 사이가 없다.
    村老의 털장화 자욱이 어지럽게 찍혀있다.

     



    주차장에서 바라보는 안국사 석불입상과 4층석탑..

     



    석불상 바로 앞 하단에 있는 이 4층석탑은  보물 제101호로 지정되어 있다.
    높이 2.85m의 4층 석탑으로 소박한 멋이 있고 탑신에 불상이 조각되어 학술적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


    이탑은 탑신부에 비해 기단부가 엉성하다. 땅위에 네장의 대석을 깔고 그중 두장의
    긴대석을지대석으로 삼았는데 대석 위에 우주나 탱주도 없는 자연석에 가까운 돌을
    중대석으로 사용하였다. 갑석은 지대석과 같은 방향으로 2장의 판석을 얹어 놓았다.


    탑신부의 옥신과 옥개석은 각각 돌로 되어 있고 옥신은 일층만 남아있고 나머지는
    없어졌다고 한다.
    일층 옥신에는 사방에 우주가 있고, 일면에는 문비를 양각하였으며 다른 삼면에
    여래좌상을 일구씩 양각으로 새겼다.


    옥개석은 사층까지 남아 있으나 이층 이상의 옥신이 없어져 억지로 탑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옥신에 비해 큰편인데 고려시대 석탑의 옥개양식을 뚜렷이 나타내고 있다.
    상륜부는 흔적이 없으며 이 석탑은 조형에서 균형을 잃고, 돌의 다듬이가 거칠고
    탑의 조각도 형식화되어있다.
    옥신의 조식이나 옥개석에 당시의 특징이 잘 나타나고 있어 고려중기 이후의
    조성으로 보인다는게 전문가들의 이야기이다.

     




     

     

    오늘 반디불이 소개하는 이곳의 행정구역은 정미면 수당리인데 이곳의 봉화산 기슭에
    석불이 세개가 나란히 서 있는데 보물 100호로 지정되었으며, 중앙의 본존불은 높이 4.91m로
    머리는 원통이며 얼굴은 사각형이고 몸은 장대석을 깍아 세운 것같고 오른손은 가슴에 대고
    왼손은 배에 붙어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머리에는 장방형 면류관을 쓰고 있다.


    오른쪽과 왼쪽 양편에 협시보살상이 있는데 왼쪽 보살상은 높이 3.55m, 오른쪽의 보살상은
    2.95m로 오랜 풍상과 전란으로 안면 부분을 비롯하여 많은 부분이 훼손되어 있다.

     


    눈속에 외롭게 혼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조그만 단지..
    저속에는 무었이들어 있을까? 무척 궁금해 진다는...

     


    신랑과 각시의 사이일까..둘사이를 이어주고 있는 끈이 저토록 투명한 것을 보면
    분명 예사롭지 않은 사이인 듯..


    누구와의 사이라도 이물질이나 색깔이 게재되지 않은 투명함으로 이어진 사이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본다.

     

     




    잠깐 개인 날씨..
    파란 하늘과 몇덩이 하얀 구름을 담고 있는 항아리들...
    가만히 서서 숨죽이고 들으면 된장이 익어가는 겨울이야기가 들릴듯..

     



    예쁘게 꾸며놓은 작은 동산위에서 동심에 젖어서 바위위에 첫발자국을 남겨본
    반디불...나만의 발자국이 생겼다...기분좋은 여행..

     

     

     


    눈길을 헤치고 온 카니발..
    옆면의 흙먼지가 기인 눈길 여정을 말해주고 있다.

     

     

     

    이제는 돌아나오는 길...
    들어가는 길에는 오르막이라서 신경쓰느라 못보고 지나쳤었는데 나오다보니
    꽤 운치있는 길이다.
    대숲사이로 하얀눈길이 펼쳐져서 걷고싶은 길이 되어있다.


    이제 내일부터는 새로운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나에게 여행은...
    짧던지 길던지 상관없이 살아가는 인생의 기인 여행에서 조금씩 보충되는
    비타민 C 몇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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