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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으로 가는 길
    여행기 2006. 4. 19. 22:40

    블로그앤 사이트가 없어지면서 옮기는 글


    고향으로 가는 길 
    2004-01-25 오전 11:40:51


    고향으로 가는 길은 설레임이 있는 길입니다.
    가끔은 살아가는게 바쁘다는 핑계를 대도 괜찮다...괜찮다고 오히려
    위로해주는게 고향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고향은 가야합니다.
    장남이고 차남이고 이런 서열을 떠나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가야합니다.
    5시간은 기본이고 10시간 심지어는 15시간이 걸리는때도 있었지만
    올해도 특별한 의미도 없이 단지 그곳으로 가야만 한다는 유전질의
    그 독특하고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에 이끌려서 고향으로 갑니다.


    마치 연어가 태어난 골짜기 물을 찾아서 폭포의 거센 물을 거스러고
    얕은 물에 시달리면서도 비늘이 떨어져나가는 고통을 감내하며 찾아가는
    그 애절함처럼 왠지는 모르지만 고향으로 고향으로~~


    너나 할 것없이 모두들 그렇게 떠나는 고향으로 가는 길..

     

     


    조금만 더가서..조금만 더가서 쉬자고 했지만 마침내 한계에 다달아
    진짜로 쉬었던 금산 휴게소..


    고향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는 이땅에 같이 숨쉬고 사는 수많은 이웃들..
    이미 화장실이건 매장안이건 엉덩이 붙일자리를 찾을 수 없다.


    역시나 이럴 경우에 위력을 발휘하는 실내넓은 카니발..
    어묵2개와 커피두잔을 사들고 차로 돌아와서 오붓한 분위기를 연출..


    무었을 하건 귀여븐 꼬마공주..

     


    후루룩~~ 후아...
    어허~~ 시원하다..


    이놈들도 한국인의 유전형질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뜨거운 어묵국물을 시원하다고 하다니...


    먹는데 열중인 꼬마공주와 아상이..

     


    야~~ 아빠도 좀줘..얌마! 너혼자 다먹을 거야!
    기달려봐..아빠~ 후룩~~후룩~~쩝쩝...우물우물...우!! 맛있다..
    아!!나도 좀 달라니깐...

     


    목소리 톤을 높인끝에 얻어먹은 어묵 한꼬푸...
    꼬마공주: 맛있지!!아빠~~
    반디불:......


    꼬마공주: 맛있지!!아빠~~
    반디불:......


    꼬마공주: 맛있지!!아빠~~
    반디불:......꿀꺽..조금만 더 줘!!

     



     


    무소유가 먹은 커피잔에 어묵국물을 받아들고 어쩔줄 몰라하는 쇠똥구리..

     

     



    진주에서 부산으로 가는 고속도로..
    맞은편에 역시 고향으로 가는 수많은 사람들.. 지체의 긴꼬리..


    이유는 없다..그냥 고향으로 가는 것 뿐..
    각박한 이 세상에서 이유도 없이 차별도 없이 반겨주고 기다려주는 누군가가
    잇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에 고향으로 가는 길..

     

     



    연어들의 몸부림..
    연어들의 기대감..
    연어들의 그 아우성...

     

     



    소통원활...


    개울과 폭포와 옅은 여울을 지나온 연어가 보는 마지막 목적지의 모습처럼
    퍼져보이는 글자들...


    이곳만 지나면 내가 태어난 얼럭덜룩하고 한쪽이 삐죽한 그 바위밑에
    도착하리라..
    마지막 기력을 다해야 한다..


    이제는 고향이 저너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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