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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잡으러 삼팔선을 넘다.
    여행기 2006. 4. 16. 13:53

    블로그앤 사이트가 없어지면서 백업하는 글..


    고래잡으러 삼팔선을 넘다. 
    2004-01-03 오전 11:32:31

     

     

     2003년은 참으로 다난한 한해였다.
    신문을 펼치기가 겁이날 정도로 내가 몸담고 있고 우리가족이 하나의 점을 이루고 있는
    우리사회가 너무 힘든 질곡을 건너온 느낌이다.
    그것도 외부적인 요인이 아니라 순전히 우리 내부적인 요인으로 말이다...


    2003년 한해는 우리 가족사적으로는 그나마 얻은 것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새롭게 집도 하나 더 장만하였고 새차도 바꾸었으며 상아와 슬기는 각각 중학교와
    고등학교로 진학을 했던 해였기도 하다.


    늘 하는 말이지만 과거는 단지 미래의 거울일 따름이다.
    항상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라.
    과거는 그 미래를 향한 참고서일뿐이다라는게 나의 지론이다.


    이제 2003년도 12월 31일이라는 365분지1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남겨진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내일이면 다가올 2004년 1월 1일만이 우리가 지향할 오늘의 목표이다.


    해마다 떠나던 해맞이 가족여행을 우리도 떠난다.
    오후 2시 30분쯤에 아산을 출발해서 진천으로해서 금왕을 거쳐서 제천까지
    한 달음에 왔다. 원주까지 계속 국도를 타야하나 아니면 여주나들목에서 올려야하나
    망설이다가 결국에는 여주로  달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막히기 시작한다.


    가다가 서기를 반복하다가 소사휴게소를 지나면서 마침내 숨통이 후욱하고 터인다.
    도착한 횡성휴게소(강릉방향)에서 저녁을 먹고 좀 쉬기로 했다. 계속 잠을 자던
    아이들은 휴게소에서 즐거운 재잘거림으로 여독을 풀어준다.
    아이들의 재잘거림만으로도 우리부부는 즐거운 마음이 가득해진다.
    오늘의 휴게소블로깅은 꼬마공주에게 양보했다. 간단하게 블로깅을 마치고
    다시 출발한다.


    오후 7시를 조금 넘겨서 38도선을 넘는다.
    나의 인생을 통털어 네 번째 이곳 파도가 철썩이는 동해안의 38도선을 넘는다.
    첫 번째는 고등학교때 수학여행을 가면서..두 번째는 결혼후 차도 없는 뚜벅이 시절에
    처남의 봉고차에 실려서..세 번째는 작년에 낙산사로 해맞이를 왔다가 아이들과
    고성으로 해서 진부령으로 한 바퀴 돌아오던때..
    그리고 오늘 다시금 네 번째로 이선을 넘었다.

     

     

     

    어쩌면 이선이 주는 감정은 늘 묘하다는 느낌이 든다.
    북한 괴뢰군은 늑대와 같다는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인 탓일까?
    간첩이 무었인지 모르는 우리아이들에게 한참을 설명해서 38도선에 대한 이해를
    시켜야 하는 것 또한 서글픈 일이기도 하다.

     

     

     


    해맞이 객들로 북적이는 38선 휴게소..
    기념품점에 들러고 살 게 별로 없다. 너무나 빈약한 한국관광의 현주소이다.
    기껏 감자몇알과 쥐포구운 것 몇 개를 산 것이 전부이다.

     

     

     


    드디어 설악해수욕장에 도착을 했다.
    아이들은 태생이 동해바다쪽인지라 전혀 낯설어하지 않는다.
    `아빠!!! 우리가 살던 포항 바다하고 똑 같애` 하며 대단히 즐거워 한다.

     

     

     

    그래도 이렇게 즐거운 아이들을 보니 피곤도 많이 풀린다.
    가족여행이라면 불만없이 선선히 따라주는 아리들이 고맙다.
    오고 가는 중에 늘 자잘한 다툼들은 있기 마련이지만 그런 것도 살아가는 하나의 재미다.

     

     

     


    언제나 항상 즐거운 표정의 꼬마공주..
    인형을 두 개나 안고 추운밤에도 여전히 싱글 싱글한다.

     

     

     


    양미리..
    오늘 우리가족의 송년파티를 위해 민박에서 준비해준 메뉴다.
    큰 멸치와 비슷하세 생긴 이놈을 불위에 얹고는 굵은 왕소금을 툴툴 뿌려서 데굴려서
    굽는다.

     

     

     

     

    타는 숯불에 익어가는 양미리...
    내가슴속에 불타는 정열의 강도는 저처럼 남을 태우고 익힐만큼의 강도로 지펴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이제는 꺼져가면서 하얀 재만을 남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번쩍한다..

     

    내년에는 마음에 두고 늘 실천하지 못했던 몇가지 일을 꼭 저질러야지..


     

     

    익은 양미리..이제 먹는 일만 남았다.

     

     

     

    양미리를 굽는 우리 와이프..
    `여보! 올 한해 고생 많았오..
    언제나 당신보다 내가 좀더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거 알지!`

     

     

     

    마지막 밤을 양미리로 즐기는 가족들..
    사진에 찍히기를 거부하며 피하는 쇠똥구리...지놈이 무슨 연예인이냐구...

     

     

     

    우리가 앉은 자리의 바로 위 천장에 붙어 있는 부리 부리한 눈..
    견성성불..見性成佛..
    자기의 진면목을 보고 알고 체득하는 일..바로 부처에 이르는 길이다.

     

    내년에는 두눈을 치떠고 살아야겠다..마음의 눈을..

     

     

     


    연륜을 말해주는 탁자밑...녹 슬은 파이프

    내 나이도 아마 저렇게 덕지 덕지 떠께들이 붙어있는 나이리라.. 이제는 하나 하나
    저런것들을 떼어내며 아름답게 살아가는 연습을 해야겠지.
    그동안 앞만보고 숨가쁘게 살아왔으니 이제는 고루 고루 보면서 사유하며
    정리하며 살아야겠지.

     

     

    사랑하는 사람과 셀프한 컷...

     

     

     

    숙소에 들어와 펼친 잠자리..
    너무나 멋있는 무늬 이불.. 이 이불을 덮고 분홍색꿈을 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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