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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 광덕산 산행기
    여행기 2006. 4. 15. 20:57

     

    블로그앤 사이트가 없어지면서 백업하는 글..


    광덕산 가족등반.. 
    2003-12-27 오전 9:05:45

     

     


     2003년 크리스마스날 아침입니다..
    안개가 무지 끼어서 눈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이 10시쯤이 되자 태양빛을
    아스팔트와 도시의 콘크리트에 조심스레 내려 놓습니다.


    와이프와 어제 약속한데로 가가운 광덕산을 오르기로 합니다.


    쇠똥구리는 한달전부터 친구와 오늘을 별렀다고 아예 빠졌습니다.
    아상이와 꼬마공주는 부부가 합동으로 뽐부질에다 협박에다 회유까지 동원하고서야
    마지못해 따라 나섭니다.
    딸래미들이라 빼보는 것은 일가견이 있습니다.


    그래서 집을 나선 시각이 정오를 넘겼습니다.
    정상대로 둘만 간다면 아마 정상에서 밥을 먹고 있을 시간입니다.


    광덕산의 등산 시점인 광덕사주차장에 주차를 한 시각이 새로한시..오후1시입니다.
    일부는 하산하는 사람도 보이는 군요.
    남들 내려오는 시각에 우리는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등산로가 시작되려면 저 광덕사 일주문을 지나야 합니다.
    바람이 귓가를 스쳐가면서 만만찮은 겨울날씨를 전해줍니다.
    태생적으로 반디불은 모자쓰기를 무지하게 싫어합니다.
    그래서 산에는 항상 모자를 벗고 다닙니다. 쓰고 출발했다가도 어느정도 열이나면
    머리부터 답답해져서 벗고 맙니다.


     

     

    일주문을 지나자 벤치가 하나 있습니다.
    꼬마공주는 폼을 잡고 앉아서 한컷 찍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직은 품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사진찍기를 항상 거부하는 아상이...
    헬기장을 거쳐서 정상으로 가는 길과 장군봉으로 해서 정상으로 가는 두갈래 길에서
    평탄해보인다는 이유로 장군봉쪽으로 길을 고집하는 아상이 때문에 그쪽으로 길을 잡습니다.
    엄청 험하고 기~~인 길인데 잠깐 눈에 평탄하게 보인다고 그쪽을 선택하는 군요.
    말없이 수긍합니다. 그것도 아이들에게는 소중한 경험이 될테니까요.

     

     

     


    평탄한 길은 중간에서 끝나고 가파른 길의 연속입니다.
    `상아야..세상의 모든 것은 눈으로 보고 순간의 생각으로 판단하면 안되는 거야`
    이놈이 나중에 커서 이말을 기억할런지 모르지만 아버지로서의 책임은 했다는 느낌으로
    혼자서 뿌듯해 합니다.


    `헥~~헥~~ 아빠..얼마나 가야돼?`
    `다왔어..조기만 넘어가면 되!`
    꼬마공주의 투정이 슬슬 시작이 되고 있습니다.

     


     

     

     

    에구 힘들어...
    빨리와...못가겠어..
    아이들..특히 꼬마공주와 실랑이가 시작됩니다..

     

     

     

    더는 못가...발이 떨어지지 않아...
    이제는 더 이상은 절대로 움직일 수 없어...


    아예 밧줄에 의지해서 떼를 써보기도 합니다.
    그래..그럼 너 그곳에서 기둘리고 있어..우리끼리 갔다 올께...


     

     

    더 못간다니깐...
    이번에는 나무를 잡고 버티는 꼬마공주..

     

     

     


    자! 봐라.. 아까보다는 많이 평탄하잖아..저길 끝나는 곳이 장군바위니까
    저곳까지만 가자..오늘은 거기까지만으로 하자..

     

     

     


    앞으로 이놈들이 살아갈 길에도 좋은사람..나쁜사람..좋은일..나쁜일..별의 별 것들이 저토록
    빽빽히 에워사겠지요.
    이렇게 작은 인내의 연습이 나중에 큰 보탬이 되었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제는 절대루 못가...
    나무에 매달려서 떼를 씁니다. 그래도 언니라고 아상양이 구슬러봅니다.
    다왔다니깐... 싫어! 아빠는 다왔다는 말..저밑에서부터 스무번도 더했잖아...
    이제 진짜로 다왔다니깐...
    마치 원조..진짜원조..오리지날원조같은 말을 되풀이 합니다.


    마침내 비장의 무기..
    `저기 장군 바위에 가면 라면파는 아저씨도 있다.`
    `정말~~`


     

     

    그래도 우여곡절끝에 도착한 장군 바위..해발 670미터정도되는 곳입니다.
    꼬마공주는 생기를 되찾고 기도를 합니다.
    저렇게 간절한 저 아이의 소망은 무었이였을까요..

     

     


    장군 바위에 대한 전설이 적혀있는 안내판입니다..
    글자들이 닳아서 다 읽을 수는 없었지만 전말은 짐작이 가능하였습니다.

     

     


    아산쪽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아직도 눈이 남아있습니다.
    평소에는 아산쪽에서 이길로 올라오는데 아이들과 같이 온 길이라서 천안쪽 광덕사를
    기점으로 하는 길을 잡았습니다.
    봄과 겨울이 공존하는 산입니다. 아산쪽은 북쪽이라서 항상 눈이 이렇게 남아있습니다.

     

     


    컵라면 하나씩...장군 바위밑에서 1개에 3000원씩하는 컵라면입니다.
    이렇게 험한길을 지고 와서 파는데 추운 겨울에 3000원은 오히려 싸다는 느낌마져 듭니다.

     

     

     


    와이프와 나는 막걸리 한잔에 멸치안주로 속을 덥힙니다.
    우리의 속은 늘 사랑으로 덥혔으면 좋겠습니다.


     

     

    으~~~ 너무 맜있다.
    다음에도 따라 올래..


    라면 한그릇에 뿅~~ 가 버린 꼬마공주입니다..

     

     

     


    내려오는 길...
    울와이프가 한 컷트를 찍어줍니다..좋아라 폼을 잡아보는데...


    퉤..퉤.. 왜 나는 정우성이같은 폼이 안나오는 고야...된장...

     

     

     

     


    멀리 보이는 풍경들...

     

     

     


    오솔길을 돌고 돌아서...


     

     

    하산의 종착역이 보이는 듯....

     

     

     


    걸음에서 여유마저 느껴지는 꼬마공주..스틱을 뒤로잡고 끌고 있는 모습..

     

     

     


    등산의 피날레...식당안에서..

     

     

     


    시켜먹은 칼국수와 파전.. 파전이 먼저 들어왔는데 모두 말없이 눈을 번뜩이며 후루룩해버려
    미처 사진을 방법할 여유가 없었다는...

     

     

     


    그리고 막걸리 한병...


     

     

    아빠..어떤 맛이야..
    호기심덩어리 꼬마공주의 막걸리 맛보기...휘휘~~~

     

     

     


    쪼옥...아우..써......

     

     

     


    그래도 맛있는 것 같네..다시 쪽쪽....

     

     


    ************************************* 댓글 *************************************

     

    바다  2003-12-27 오전 9:34:57    
    ㅎㅎ.. 추운날씨에 꼬마공주가 고생했겠네요... 그래도 좋은경험이었을듯... ^^ 
     
      쿨료마냐  2003-12-27 오전 11:03:32    
    이야 재밋는 산행이었겟네요 산위에서 먹는 맛걸리는 어떤맛에도 비할수 없죠 조껍데기
    술은 잘못 발음하면 조에 시읏자 발음이 들어가서 민망하다는 ㅋㅋㅋ 
     
      햇살가득  2003-12-27 오전 11:09:32    
    아니! 저 거의 마지막 부분! 산 내려가는 도중에 찍은 반디불님 처럼 생기신
    빨간옷의 20대 청년은 누굽니까? ^^ 
     
      악재수집  2003-12-27 오전 11:17:03  
    행복한 가족의 한때를 보는것 같아 가슴이 따땃하네요.....^^
    (그나저나 무소유님 블로그 오랫만에 출연하셨슴다) 
     
      반디불  2003-12-27 오후 12:16:07  
    바다님~~ 꼬마공주 무지하게 고생하였지요...라면이 있는곳이라면 다음에도
    가겠다는 군요.. 
     
      반디불  2003-12-27 오후 12:16:53  
    쿨로마냐님~~ 재미있는 산행이였습니다..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아이들과 함께라서요.. 
     
      반디불  2003-12-27 오후 12:17:49  
    햇살님~~ 글쎄말입니다..저도 그게 궁금한걸요..빨간색도 썩 어울리지요? 
     
      반디불  2003-12-27 오후 12:18:33  
    악재님..울 무소유 오랫만에 출연한거 맞습니다.. 
     
      햇살가득  2003-12-27 오후 12:39:54    
    정말 젊어 보이십니다..^^ 
     
      찌고래  2003-12-27 오후 12:43:58  
    친구! 폼도 연습해야 나온다네 
     
      반디불  2003-12-27 오후 4:29:49  
    그런가! 폼 연습을 해야 겠따는...ㅎㅎㅎ 
     
      햇살가득  2003-12-27 오후 4:33:29    
    폼 연습 선생님으로 꼬마공주님 추천..^^ 
     
      반디불  2003-12-27 오후 4:34:49  
    햇살님~~감사.. 
     
      광선검  2003-12-27 오후 5:00:18    
    고즈넉한 산의 자태가 좋으네요... 그동안 반딧불님이 블로그에 올리신 내용을
    복사하고 있답니다.. 좋은 여행 정보가 될듯하여... 
     
      잠이조아  2003-12-30 오후 9:54:25  
    쇠똥구리님은요~~ ^^ 즐거운 한때보내셨네요~~ 반디불님의 오늘의 가르침..
    세상의 모든 것은 눈으로 보고 순간의 생각으로 판단하면 안되는 거라는거
    가슴깊이 새기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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