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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학자의 통찰법(최윤식 저)를 읽고...
    좋은글,영화,책 2014. 8. 27. 14:06

    미래학자의 통찰법 /최윤식

     

     

     

    이 책을 받고 나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명량”을 보고난 이후 급하게 읽게 되었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새삼 사물이나 상황을 보는 이순신 장군의 승리는 그의 남다른 통찰력에 있었다는 것을 새삼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행동을 실행에 옮기기 전에 수많은 자료를 모으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구하고 사색한 다음에 결론에 도달했다. 3권으로 구성된 ‘충무공전서’를 보면 임진왜란이 일어날 것이냐 아니냐로 조정이 시끄러울 때 이미 왜적의 동태를 수많은 정보원으로부터 수집하여 이를 통해 왜침을 기정사실로 통찰하고 많은 준비와 훈련을 통해 전쟁을 대비했기에 24전 24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만들 수 있었다. 그처럼 통찰력을 기를 수는 없을까? 이 책은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제목이며 책의 가장 큰 주제인 ‘통찰’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 사건, 상황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능력’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통찰력이 ‘미래 예측의 핵심’이다. 미래 예측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통찰과 연관되어 있다. 상황의 본질을 꿰뚫어 본다는 것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어 갈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는데 있어서 정확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찰력을 가진다는 것은 모든 인간의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실 통찰력을 가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일반인도 충분히 훈련을 통해 통찰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하면서, 평소 통찰 훈련을 반복하면 급작스러운 사건이 발생할 때 ‘직관적 통찰력’이 빛의 속도로 발현되는 기적 같은 상황을 경험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저자는 미래의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에 대비하는 방법은 ‘통찰력을 날카롭게 하는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어쩌면 이런 이야기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우리에게 통찰력이 없다는 반증일 것이다. 마치 세 살 먹은 아이도 아는 일이지만 여든 먹은 노인도 실천하기 어렵다는 속담과 같은 것이 바로 통찰력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통찰력은 천재만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역설하고 있다. 통찰력은 규칙과 습관의 산물로서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날카롭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재경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T, IBM, 포스코, 마이크로소프트 등 수많은 정부기관과 대기업들의 경영진과 핵심 인재들에게 미래예측의 핵심인 ‘통찰’의 기술을 전수해온 미래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만이 통찰 노하우를 낱낱이 공개한다.

     

    따지고 보면 세상을 움직이는 근원적인 힘 자체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그래서 요즈음은 기업이나 학교 등 사회일각에서도 이점을 인지하고 개인심리학이나 대중심리학을 경영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저자는 미래를 예측할 때 미래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힘 중 하나인 대중 심리, 사람 혹은 기업들의 미래행동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개발한 ‘비즈니스 프로파일링(Business Profiling)’기술을 소개한다. 비즈니스 프로파일링 기술을 사용하면 해당 기업이 미래에 어떤 전략적 행동을 보이고 어떤 분야의 상품을 출시할지 대략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특히 현재에서는 BIG DATA를 활용하여 이 분야에 대한 기업들의 연구가 활발하다. 우리 회사를 예를 든다면 앞으로의 캠핑카에 대한 수요나 선호하는 디자인에 대한 전반적인 미래의 선호도 같은 것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를 대상으로 설문 같은 방법을 통해 선호도를 예측하는 것은 그 양적인 면에서 전체 대중의 취향을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지만 막상 어떻게 통찰력을 배양하는 가의 면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사회 일각에서는 인문학을 그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인문학이 통찰의 깊이를 더해주는 데는 기여하고 있지만 실제 생활에서 인문학에 접근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저자는 일상생활 속 신문과 잡지에서 흘러나오는 수많은 정보와 맞닥뜨렸을 때 사실과 견해를 구분하고 비판적 사고를 통해 진실을 가려내는 방법,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오류를 반전의 기회로 바꾸는 ‘관심 질문법’ 빅데이터를 만드는 정보수집 원칙, 미래전략 시나리오 작성법 등 보통 사람의 범주 안에서 통찰력을 훈련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이 부분에서 저자와 다른 견해를 나는 가지고 있다. 이 책과 같은 ‘행동학’과 관련된 책에서 주장하는 것들은 사실 실천이 뒤따르기 어려운 함정이 있다. 행동학과 관련 된 책들이 주장하는 바는 같은 행동이나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이 책과 저자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이런 행동학 책에서 주장하는 바를 접목하고 소화하려면 인문학에 대한 소양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의 제시는 좋지만 그것을 활용하거나 검증하는데 필요한 바탕을 만드는 데 대한 언급이 부족한 것이 다소 흠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에 있어서든 개인에게 있어서든 열심히 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에 못지않게 책임감도 역시 중요한 덕목이다. 그런데 경영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찰력이다. 경영자의 통찰력이 흐려지면 성공의 신화도 무너진다. 이 책에서 예를 들고 있는 세일즈맨 성공신화의 대표주자였던 윤석금 회장의 이야기는 대표적인 실패사례이다. 그가 이끌었던 웅진그룹은 건설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진출했다가 회사가 공중 분해됐다. 건설업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너무 느리게 생각했고,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는 기회가 오는 속도를 너무 빠르게 봤다. 새로운 산업에 뛰어들기로 한 결정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기보다는 위기와 기회가 오는 속도를 잘못 판단한 것이다. 전형적인 통찰력 부재의 결과라고 저자는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치열한 비즈니스 정글 속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100년 기업들을 집중 분석했다. 미래에 대비하는 탁월한 전략경영으로 단숨에 업계 2위가 된 정유회사 쉘, 특화된 기술과 사업을 집중적으로 개발해 무너지는 일본 기업들 속에서 살아남는 길을 발견한 캐논, 항공사업의 본질을 꿰뚫는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세계적 기업이 된 라이언에어, 직원을 최고로 존중하는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세계 최저 이적률의 기록을 세운 기업 페덱스 등 성공한 기업의 이면에 숨겨진 통찰의 비밀을 조명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성공사례만 열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패사례를 열거해 성공기업과 실패기업의 차이는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하고 있다. 탁월한 조직 운영 능력과 최고 수준의 인재, 막강한 자본력을 갖추었지만 지금은 사라진 1,400년 관록의 기업 곤고구미, 지주회사와 계열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위기의 기업 웅진그룹 등을 소개하며 “무엇이 이런 차이를 가져왔을까?”를 재고한다. 저자가 찾은 해답은 ‘통찰’이다. 성공적인 기업경영의 핵심은 무엇보다 ‘통찰’에 있음은 당연한 일이다. 리더의 날카로운 통찰력은 발생할 수 있는 위기를 미리 인지해, 그 위협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크게 기업의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좀 더 미시적으로 접근해 본다면 작게는 개인의 삶에서부터 한 사람의 가장으로서 팀에서 팀원으로서도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누구나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업의 가장 근간은 팀이다. 팀이 잘되어야 사업부서가 잘되고 사업부서가 잘 되어야 사업장이 충실해질 것이다. 그러므로 조직구성원 전체가 통찰력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이 주는 의미는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세 가지의 의문이 생겼다. 첫 번째는 타고난 재능과 노력으로 이루는 성과에 대한 문제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누구나 노력을 통하여 통찰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하지만  K-Pop 오디션 심사위원 박진영은 ‘oul(영혼)’의 차이는 훈련으로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타고난 재능(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것 같이 통찰력은 영혼의 문제에 더 가까운 것으로 훈련된 통찰력을 갖는데 타고난 재능이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되는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통찰을 기르는 방법 중 중요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 독서방법이다. 철학자 데카르트는 자신만의 독서법을 갖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소설을 읽듯이 통독하고, 두 번째는 어려운 부분을 연필로 표시해가며 천천히 정독하며, 세 번째 읽으면 어려운 부분의 해답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체득이 된다고 했다. 이 책처럼 비문학적 행동학 관련 책이나 기술적 도서를 읽을 때는 데카르트의 방법이 가능하겠지만 문학적 책이나 통찰의 가장 바탕이 되는 인문학적 도서를 읽을 때도 저자가 주장하는 독서법처럼 단순하고 명쾌하게 프로세서화 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저자에게 꼭 질문하고 싶은 내용이기도 하다.

     

    저자는 통찰력을 갖기 위해서는 인풋과 사고기술, 집중력을 3가지 핵심으로 말했는데,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서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일반적으로 질문의 종류에는 ‘사실적, 사색적, 평가적, 해석적’질문이 있는데 독서를 통한 통찰력 배양에는 해석적 질문법이 효과적이다. 특히 책을 읽고 토론을 할 때도 그 책의 주제와 관련된 핵심적인 질문을 도출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 부분에 대해서 이 책에서는 다소 간과한 측면이 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의 저자가 주장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세상에 대한 통찰(기민한 변화 대응력), 자신에 대한 통찰(자신에 대한 확신), 다른 사람에 대한 통찰(소통과 연결)이다.


    [기억해야할 단락]

     

    통찰력과 창조력은 보편적인 과정을 통해 얼마든지 향상시킬 수 있다. 통찰력이 생명인 미래학자로서 나는 오랫동안 이 문제를 연구하고, 방법론을 찾고, 컨설팅하고, 교육해왔다. 그 과정에서 통찰력은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날카롭게 할 수 있다는 나의 신념은 더 강화되었다. 통찰력은 규칙과 습관의 산물이다. 조직원에게 엄선된 사고 기술과 데이터, 이를 토대로 한 선제적 행동 방식을 훈련하면 된다. 올바른 프로세스를 따르기만 해도 창조적인 생산물을 만들 수 있다. 더 나은 미래를 선도하는 통찰력 있는 사람으로 변할 수 있다.
    _프롤로그에서

     

    기사를 읽거나 정보를 접할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사실과 개인적 견해를 구별하는 것이다. 사실은 다시 2가지로 나뉜다. 정성적 사실Qualitative Fact과 정량적 사실Quantitative Fact이다. 쉽게 말해 정성적 사실은 다른 의견이 덧붙여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일어난 일, 즉‘사건정보’이고, 정량적 사실은 그 사건에 대한‘숫자 정보’이다.
    사실과 견해를 분리했다면, 그다음으로는 사실이 ‘시간에 따라’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사실은 시간에 따라 일어나는 일에 대한 정성적이고 정량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또 다른 사건을 만들거나 기존의 사실에 새로운 사실이 덧붙여지면서
    발전한다. 이 단계에서도 견해를 빼고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을 추적한다는 것은 누구와 게임을 하는지, 게임의 점수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추적한다는 말이다.
    _p.30~31

     

    미래 변화의 가능성들과 사람들의 선택, 이 2가지가 결합해야 미래가 만들어진다. 대중이 선택할 길은 2가지이다. 하나는 ‘일어날 개연성이 높은 미래’이다. 일어날 개연성이 높은 미래란 과거, 현재, 미래의 징후들을 논리적, 체계적, 생태학적으로 분석해볼 때 가장 타당하고 이치에 맞아 수긍할 만한 그럴듯한 미래이다. 일어날 개연성이 있다는 의미는 미래의 어떤 시점에 반드시 한 번은 물리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일어날 가능성의 범위에 드는 미래’이다. 이 미래는 일어날 개연성이 높은 미래 위에 풍부한 상상력을 활용하여 좀 더 폭넓고 확장된 가능성들과 옵션들을 포함한 미래이다.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는 ‘한 번쯤은 생각해볼 수 있다’는 말이다. 대중이 개연성이 높은 미래에 대하여 반대하거나, 현재의 시스템에 어떤 특정한 힘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새로운 방향 전환을 시도하면 또 다른 가능성의 미래를 만들 수 있다.
    _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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