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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행시-이지원(가을비 내리는 아침)/김대근
    삼행詩 2013. 10. 5. 19:54

     

     

    이지원(가을비 내리는 아침)

     

    이 가을, 성긴 마음 골 타고 흘러서
    지그시 눌러온 옛일 하나 꿈틀이다
    원(圓) 하나 작게 떠 올라 그리는 낯익은 얼굴

     

    이우는 잎의 눈물 비꽃 피어 나리고
    지돌이 산길로 숲 안개는 꿈에 젖다
    원망이 곰삭은 자리 여전히 까끌한 흉터

     

    이 비가 지나간 자리 행여 기다린 소식
    지칫대는 미련 하나 비에 씻어볼까
    원두막 처마 밑 낙수 다시 보니 부푼 거품 하나

     

    註)
    - 이우는:꽃이나 잎이 시들다.
    - 비꽃:비가 내리기 시작할때 성글게 내리는 비의 순수한 우리말.
    - 지돌이: 험한 산길에서, 바위 따위에 등을 대고 가까스로 돌아가게 된 곳.
    - 지칫대다:훌쩍 떠나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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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정치권을 달구는 단어 중 하나가 이지원(e知園)이다. 이지원은 노무현 재임시절에 만는 대통령 기록시스템으로 현대판 왕조실록이다. 과거 왕조실록은 왕이 재세시에는 왕의 일거수 일투족을 기록했다가 왕이 拙한 뒤에 편찬하는 것이다. 왕이 죽기전에 적어두는 것이 사초라고 한다. 이 사초들은 왕들이 살아있을때는 절대로 열람할 수 없다.만약 보게된다면 당연히 본인에게 불리함 기록을 빼려고 할 것이고, 그렇게되면 역사는 올바르게 기록되지 못할 것은 자명하다.

     

    내가 가진 개똥철학으로는 역사는 항상 올바르게 진실되게 기록되어져야 하며, 승자의 기록뿐만 아니라 패자의 기록도 가감없이 남겨야 한다. 그것에 가장 가까이 근접한 역사가를 꼽으라면 사를 지은 사마천이다. 사마천은 불알 두쪽이 없는 사내다. 그는 죄를 지어 사형을 언도받지만 빅딜을 잘 성사시켜 두쪽의 불알을 바치고 목숨을 구제받는다. 그는 남자로서의 콤플렉스를 사기라는 불세출의 명작을 만드는 것으로 보상하고자 노력했던 사람이다. 주제가 삐딱선을 탔다.

     

    지금 정국은 이지원에 과거 노무현 前대통령과 북의 김정일과의 대화록이 있네 없네 투닥거리다가 급기야 지웠네 안지웠네로 난리다. 세월가면 저절로 밝혀질 일이다. 북한도 나름대로 기록시스템이 있을것이고.... 같은 한글을 사용하니 후일 저절로 밝혀질 일 아닌가 말이다.

     

    지나간 옛 사랑에 대한 아픔을 치유하는데는 세월이 특효약이듯, 가끔은 그저 세월이 약인 것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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