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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행시-백일홍(尋牛圖와 나)/김대근
    삼행詩 2012. 7. 22. 10:03

    백일홍 (尋牛圖와 나)


    백만 년 거듭 산 삶 아직도 껍질 속
    일천 개 달이 세상에 주렁 피어서
    홍련잎 맺혔다지는 짧은 순간, 소를 보다


    백 구비 허덕대며 쫓아가 보지만
    일순간 잡았다 싶으면 또 저만치
    홍경(紅鏡)속 지친 이 하나 길을 놓고 말다 


    백우(白牛)의 등을 탄 이, 흥에 겹구려
    일진광풍 세상사 가락에 실리니
    홍도(紅桃) 맛 단물에 취해 갉히는 내 삶


    *홍경 紅鏡: 붉은빛으로 빛나는 거울이라는 뜻으로, 솟는 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memo -------------------------------------

     

     

     


    마음이라는 놈을 찾아 헤맨지 어언 서른다섯해를 넘겼다. 스무살 언저리에서 내가 만난 불가(佛家)의 가르침에 꽃이게 된것은 인간을 숙명의 존재로 보지 않고 가능성의 존재로 보는 그 사상이 마음에 들어서 였다. 그 전에 집안에서 전해내려온 불교와의 인연은 그저 조모님이나 부모님이 일년에 한 번 사월초파일에 연등을 다는 것으로 고등학교가 미션스쿨이었음에도 종교란에 불교라 적게 했고 그 후 몇 년의 타지생활에 삶이 일그러지고 찌그러진 시절 책 한권으로 인해 불교에 빠져들었다.


    불가에서 마음을 찾아가는 과정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 심우도(尋牛桃)일 것이다. 열개 정도의 그림으로 심오한 마음찾기의 행로를 잘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로울 정도이다. 불교의 근본 가치는 자기의 발견에 있다. 자기를 발견한다는 것이란 쉽고도 어렵다. 자기가 없는 사람이 있는가? 절대로 없지만 모두다 가지고 있는 자기를 발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를 찾아가는 방법으로 참선을 하는 이, 염불을 하는 이 등으로 다양하지만, 세속에 살면서 자기찾는 공부를 한다는 것은 더 어려움이다.


    그저 위안이라면 연꽃은 맑은 물에서 피지 않는다는 것이리라. 내 삶은 진흙속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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