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행시- 막국수(낮달맞이꽃) /김대근삼행詩 2012. 6. 29. 10:35
낮달맞이꽃
막 입술을 열고 뜨거운 숨을 뱉다
국화 줄기 옆 숨어 지낸 한 철의 여운
수줍게 내민 얼굴에 낮달이 웃다-------------------- 메모 ----------------------
로마를 제국의 반열에 올려 놓은 불세출의 영웅 '카이사르' 남긴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왜 이런 설을 푸는가 하면 달맞이꽃은 밤에만 피는 꽃으로 알고 있었다. 얄팍한 내 지식이 여지없이 부서진 것은 이태전 계룡산 아래 어느 찜질방 화단에 여름의 넘치는 햇살을 받으며 피어있는 꽃이 예쁘서 일부러 주인장을 청해 물으니 '달맞이꽃'이란다. "아니! 달맞이꽃은 노랗고 밤에 피지 않소?"라는 나의 반문에 "요놈은 낮달맞이꽃이라오."
아파트 화단에도 누군가가 심어놓은 낮달맞이꽃이 피었다. 아침 출근길 초입에 이런 청초름한 꽃을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모르겠다. 아쉬운 것을 달랑 한포기여서 외로워 보인다. 음력 9월의 국추(菊秋)를 기다리는 국화 줄기들 사이에서 삐죽이 고개를 내민 모습이 어미의 품속에서 살금 고개를 내민 아기 고양이 같다.
있는듯 없는듯 그렇게 하늘에 박히는 낮달, 그를 사랑하는 그녀가 있음이 얼마나 낭만스러운가?
注記) 관련 글 보기---> '햇님과 불륜중, 낮달맞이꽃' 보러가기
http://blog.daum.net/roadtour/6096076 <----- 클릭'삼행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행시-백일홍(尋牛圖와 나)/김대근 (0) 2012.07.22 삼행시-백일홍(山寺가는길) /김대근 (0) 2012.07.09 삼행시- 막국수(능소화) /김대근 (0) 2012.06.29 삼행시- 막국수(201206코리아) /김대근 (0) 2012.06.28 삼행시-부동산(유채꽃)/김대근 (0) 2012.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