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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명의 도박사를 읽고
    좋은글,영화,책 2010. 7. 22. 09:28

    도박사 1,2권 /김진명 저 / 대산출판사


    지난 월요일 밤 시간이었다. 거의 매일 나가는 활터(국궁장)에서의 대화다.


    "주말에는 안 나오셨더군요."
    "녜. 서울에서 주말에 교육이 있어서 못 왔어요"
    "주말에 교육하는 회사도 있어요?"
    "회사에서 하는게 아니라 개인적인 거예요. 도박중독 상담에 관한...."
    "본인이 우선 좀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정선 자주 다니시나요?"
    "....."


    나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대한민국 사람치고 도박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철이 들면서 가정의 테두리 안에서 도박의 기본인 고스톱부터 배우는게 대한민국 아닌가. 그러나 모두가 중독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요즈음은 전통적 도박인 화투나 투전 따위로 도박중독에 빠지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대부분 서양에서 들어온 오락인 빠찡코나 카드 등등 이다. 사실 나는 빠찡코에 가본적도 없고 두뇌가 빨리 돌지를 않아서 기만전술을 활용해야 하는 카드는 맞지 않아 하지 않는다. 나와 대화를 나눈 사우(射友: 활터에서는 동료 한량을 이렇게 부른다)의 말처럼 도박을 모르면서 도박상담을 할 수 있는 것일까?. 고민했다. 고민끝에 내린 결론은 내과의사가 모든 병을 다 앓아보아야 의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남긴 임상의 기록과 이론적 토대만으로도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렇긴해도 역시 경험이란 없는 것보다 나을 것이다. 치유자가 치료자로 변한 경우는 그런 면에서 가장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물론 자신과의 싸움에서 늘 승리한다면 말이다. 경험이 소중하지만 인간이 발명한 문자는 대리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시간적, 공간적 편차가 있음에도 삼국지 같은 책을 통해 우리는 적벽대전의 황홀한 전투장면을 경험할 수 있다. 책이란 그래서 대리 경험의 소중한 단초가 된다.


    그날밤 바로 검색하여 선택한 책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유명한 김진명 소설가의 "도박사"라는 소설이었다. 이 소설을 통해 생경하던 '바카라', '카지노', '벳' 같은 용어들의 용례를 비로소 알게되었고 도박사의 심리에 한 발 더 접근하는 계기가 되었다.


    책의 줄거리는 대충 다음과 같다.


    에베레스트에서 실종된 남동생을 찾기 위해 네팔로 온 무교는 그곳 카지노의 대부에게 빚을 지고 협박당하는 처지가 된다. 같은 호텔에 투숙한 서후는 '바카라'라는 도박으로 무교의 빚을 갚아주고 다음날 사라져버린다.


    왕년에 대단한 도박사였던 우 학장은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학생들에게 도박을 가르치면서 테스트를 통해 혜기와 한혁을 뽑아내 강원랜드에서 성가를 올린다, 유 회장은 강원랜드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혜기와 한혁을 스카우트, 라스베가스에서 계획적인 도박판에 빠져 자살한 동생의 복수를 계획한다.


    라스베이거스에 운명적으로 조우한 한혁과 서후. 카지노의 벳 테이블 앞에서 서후는 한혁에게 도박에 패하면 3년간 도박을 하지 않는 조건을 내건다. 프로 도박사를 지향하는 이들에게는 사형선고와 같은 것이다. 단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는 한혁과 지는 게임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서후, 최후의 승리를 위해 손에 땀을 쥐는 한판 승부를 펼친다.

     

     

     

     

    “무슨 게임을 알지요?”
    “바카라.”
    “바카라…….”
    상대방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서운 게임인데요. 사람으로서는 결코 이길 수 없는.”
    청년은 상대의 얼굴에 절망의 기색이 어리는 것을 보았다.
    “인간은 바카라의 유혹으로부터 헤어날 수가 없어요. 바카라를 알고 나면 이 세상의 모든 도박은 다 시시해지죠. 그것 외엔 다른 어떤 게임도 할 수가 없어요. 아니 게임뿐만이 아니라 세상의 어떤 일도 할 수가 없어요.”--- 본문 중에서

     

    ''바카라는 더 이상 게임할 돈을 구할 수 없을때까지 끊을 수 없다'' --- 본문 중에서


    "깨달은 자는 꼭 이기려고만 게임을 하지 않아요. 반쯤은 지려고 게임을 하지요." "웃기는 얘기로군." "도박의 본질은 본래 지는 거예요. 그래서 진정한 도박사는 지는 게임을 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가다듬지요. ... 지는 게임을 할 수 있어야 해요."  ---본문중에서


    "바카라는 절대로 그림을 맞히는 게임이 아니다. 벳을 조정하는 게임인 것이다."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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