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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행시- 콩나물(재즈 카페에서 기상 나팔을 불다) /김대근삼행詩 2010. 5. 25. 16:21
재즈 카페에서 기상 나팔을 불다
콩가 소리는 내 몸 구석 훑어서
나른하게 세포들을 늘려 놓는다
물관에 가득 차올라 넘치는 권태
콩테의 뭉툭한 끝으로 그려보는
나긋한 그녀의 몽환적 실루엣
물감 푼 수조처럼 채도 짙어진다
콩켸팥켸 흐느적, 끈적한 재즈 카페
나는 삭아가는 비로도 조각천이다
물렁뼈 공극마다 자꾸 바람이 든다
콩팔칠팔 술기운은 연방 입가로 새고
나팔 불어도 소리를 내지 않는 녹색병
물컹한 새벽 찾아와 두드리는 창-註-
* 콩가(conga): 쿠바의 민속 타악기
** 콩테(conte): 크레용의 일종, 목탄보다는 연하다. 데생에 씀
*** 비로도(veludo): 우단. 벨벳
**** 콩켸팥켸: 사물이 마구 뒤섞여 뒤죽박죽인 상태
***** 콩팔칠팔: 갈피를 잡을 수 없이 함부로 지껄이는 모양'삼행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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