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홍대앞 프리마켓
    여행기 2009. 10. 12. 15:08

    홍대앞 프리마켓

     

     

    중간고사를 치루고 늘어져 있는 막내를 꼬셨다.

    미술에 올인하고 있는 녀석이라 피곤하다며 안 갈듯 하더니 토요일 늦은 저녁에 가자고 한다.

    오래전부터 가고 싶었던 곳이다.

     

    상시적으로 상점을 열어 장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자신의 사용품이나 창작품을 들고 나와 직접 판매하는 방식에는 두가지가 있다.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중고품이나 기성 생활품을 판매하는 벼룩시장 flea market과 젊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파는 소통의 장으로서의 자유시장 Free maket이 그것이다.

     

    벼룩시장의 대표적인 곳은 지하철 뚝섬 역 부근 고수부지에서 토요일 열리는 곳이다. 그 외에도 지방자치 단체별로, 아파트 별로 다양한 벼룩시장이 열린다. 그러나 중고품, 특히 중고 옷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으로 인해 진정한 벼룩시장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외에도 정크시장이 있는데 벼룩시장과 개념은 같지만 전문화 되어 있다. 예를 들면 매주 일요일 대도시를 돌며 열리는 아마추어무선사들의 시장이나, 오토바이 매니아들의 시장 같은 것이 있다.

     

    홍대앞 프리마켓은 젊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소비자에게 직접 선보이고 판매하며, 그럼으로써 자신의 예술성을 발전시켜 나가는 Win-Win의 현장이기도 하다.

     

    미술을 꿈꾸는 막내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던 곳이다.

     

     

    전철이 개통되었다해도 여전히 서울 나들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집이 고속버스 터미널 부근이라 고속버스와 전철을 갈아타며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를 넘기고 있었다. 구경도 좋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지 않던가. '해물떡찜' 간판에 이끌려 들어간 곳에서 해물떡찜을 시키고 메뉴 한 곁에서 발견한 "똥스틱 고로케"

     

    음식점에서 "똥"이라는 말을 찾았다는 자체가 신기해서 주문해보기로 했다.

    아닌게 아니라 잘 익은 "똥"과 흡사하지만 야채같은 것으로 만든 고로케로 아삭하게 씹히는 야채맛이 좋았다.

    벼룰시장에 익숙해 있는 나는 2시를 훨씬 넘기고 있는 시계바늘에 조바심을 냈지만 와이프와 막내는 느긋하기만 하다. 역시 내가 성질이 급하다는 것을 또 다시 증명하는 순간이다.

     

     

    홍대앞 소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프리마켓~

    접시에 필이 꽂힌 와이프가 결국 접시 3개 1세트를 사고야 말았다. 게다가 은으로 만든 잠자리 모양 디자인 목걸이도 하나 샀다.

     

    나는 수작업으로 카바링한 수첩에 관심이 있었지만 사다 놓고 쓰지도 않은 몇 권의 수첩이 눈에 밟혀 아이쇼핑에 만족하기로 했다. 컴퓨터 자판을 가지고 악세사리를 만들어 나온 분은 병뚜껑을 이용한 것도 같이 가지고 나왔다. 재활용의 아이디어가 멋지다. 죽었던 사물에 생명을 부여하는 예술가들의 열정이 부럽다.

     

    병뚜겅으로 땅따먹기를 하던 유년시절의 옛 추억이 생각났다. 당시엔 제법 날렸는데 땅하고는 인연이 없는듯 내 이름으로된 땅이라곤 겨우 몇분지몇으로 나누어 소유하는 아파트 뿐이다.

     

    서예를 하는 분도 계셨는데, 이곳의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그는 생활서예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계신 예술가였다. 낡은 먼지를 털어내고 오늘에 다시 새살을 돋우는 전통예술가가 많았으면 한다.

     

     

    살까 말까.... 세번이나 스쳐지났지만 결국에는 못 사고만 스티커~

    나는 차에 스티커 같은 것을 붙이기 즐겨하고, 와이프는 질색을 한다. 그래서 내차는 늘 덕지덕지 스티커가 붙어 있고 와이프 차는 말끔하다. 이번에 바꾼 차는 겨우 1년이 지났다. 그동안 붙인 스티커는 여기저기 단체에서 멤버를 표시하는 서너장... 이제 슬슬 이런 저런 스티커 붙일때가 되었는데... 흠! 다음으로 미루고 만다.

     

    이곳에는 3시를 넘겨서도 새로운 예술가들이 전을 펼친다. 6시까지 열린다니 사실 3시 쯤이 가장 피크에 속하고 5시 반쯤부터는 안테나를 높여야 한다. "떨이"라고 하는 이른바 마지막 세일을 하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오랫동안 머물 형편이 못되어 돌아와야 하지만 시장이 파장이 될 즈음에 여기저기서 떨이를 한다고 귀뜸해준 이가 있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너무 악세사리 위주라는 점이다. 얼추 가늠해보아도 60%정도는 궈걸이, 목걸이, 반지 같은 신변 잡기들이었다. 좀 더 다양한 장르의 예술시장이 되었으면 한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