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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포항 고속도로 와촌휴게소
    휴게소블로그 2009. 9. 29. 09:57

    대구-포항고속도로 와촌휴게소

     

     

     

    악어란 놈은 수십번 자신이 다닌 길을 거듭 다녀도 자꾸 길을 잃어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사육사에게 맡겨진 악어는 둥지로 찾아가는 교육을 끝없이 받는다고 한다. 누군가가 여자와 악어의 공통점을 말한적이 있는데, 여자와 악어는 같은 말을 끊임없이 이야기 해주어야 한단다. 악어처럼 내가 자꾸 헷갈리고 마는 곳이 청통휴게소와 와촌휴게소다. 대구와 포항을 잇는 고속도로의 포항으로 가는 길쪽은 와촌 휴게소, 그 반대로 대구쪽으로 오는 길은 청통휴게소이다.

     

    자주 가는 포항으로의 출장길에 반드시 들리는 곳이 포항쪽 와촌휴게소다. 습관처럼 그렇게 들리고 만다. 그러다보니 와촌휴게소의 풍경은 아날로그 변화로 각인이 된다. 이 와촌 휴게소를 자주 들리게 된건 아마도 팔공산 갖바위 부처님 때문은 아닌가 한다. 큰 아이가 백일도 안되었을때 눈이 내리는 팔공산을 오른적이 있었다. 내가 태어나 성인이 되었고 이제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무언가 큰 결심을 하고 싶었고 그 결심을 증명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그후로 23년이 흘러 아이는 이제 대학교 4학년이 되었다. 자신의 주관이 생기고부터 자주 부대낀다. 나는 와촌휴게소에 들러 커피 한 잔을  뽑아들고 멀리 보이는 팔공산을 바라보며 추억에 잠기곤 한다.

     

    "처음처럼~~"
    그렇게 살수는 없을까?

     

     

     

     

    와촌휴게소의 가을은 풍성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지만 와촌휴게소의 가을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칸나의 화려함에 눈을 빼앗긴 때문일까?

     

    휴게소 본관 뒤를 돌아가면 박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터널이 있다. 여러 종류의 가을 식물들이 저마다 꽃을 피우기도 하고 열매를 익혀가기도 한다. 터널은 길이도 제법 길어서 지친 여행자의 마음에 오아시스 하나를 샘솟게 만든다.

     

    와촌휴게소에는 500원 동전을 넣고 팔공산을 볼 수 있는 망원경이 있다. 부처님의 온화한 미소까지 보는데는 한계가 있지만 오백원으로 값을 치루는 호사치고는 과하다 싶다. 와촌휴게소에서 지은 시가 2개인데 2개다 청통휴게소로 이름을 붙였다가 얼마전에야 수정을 했다.

     

    헷갈림속에 제자리를 찾은 와촌휴게소~ 가을이 익어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拙詩 한 수~~


    눈 장난 오백원어치
     
                                                    김대근
     
    경부고속도로일백키로로달리다샛길고속도로에서아마도
    이름이대구포항간고속도로리라이고속도로첫머리휴게소
    와촌휴게소가있다커피한잔삼백원에빼들고가로등을가늠
    쇠로한쪽눈을감으면팔공산갓바위부처님이보인다산꼭두
    에새끼손가락손톱만한바위만보일뿐인데그래서부처님은
    아무리눈을씻어도안보인다삼팔선에서이북을넘나보던커
    다란망원경이새로놓였다갓바위부처님보는망원경이라는
    플라스틱간판도보인다오백원동전하나값에5분정도갓바위
    부처님이보인다그래도미소는볼수없어눈에자꾸힘이들어
    가고조리개를조여보고풀어본다좀더크게좀더가까이오백
    원동전은오백나한이나같다갓바위부처님의미소지키는오
    백나한의값은여기와촌휴게소에서는딱오백원의값어치다.

     

    참 실없는 어느날 오백원어치의 눈 장난 ,와촌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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