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카詩- 선암사에 갔다가 /김대근디카詩 2009. 9. 7. 14:13
선암사에 갔다가
김대근
선암사 승선교 아래
피안彼岸의 골짝을 씻어 내린 물
시리게 고였다 가는 沼 앞에 서서
세상이 반원인 까닭 찾아보다가
흐리게 감추어진 나머지 반원에
가슴이 저렸다
원안으로 걸어가 보지만 그림 속 풍경처럼
아득히 멀기만 한 그 길에
가마니에 고구마 문대듯 마음만 닳다가
돌아오고야 마는 길
그 길이 시작되는 발끝
끊겼다 이어지고 이어진 자국마다
푸른 물이 언뜻언뜻
삶을 감추었다 내보이는
얼룩진 세상 쓴웃음 한 줌
나는 여기에 왔었던가
어디쯤에서였던 것일까
그 어디쯤의 마디가
지금 발끝에 밟혀 질러대는
얼룩 한 점일까원에서 벗어나 다시 지평에 선다
'디카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카시- 가을 소경小景 /김대근 (0) 2009.09.28 디카시- 가을걷이 /김대근 (0) 2009.09.17 디카詩- 어떤 날 아침 /김대근 (0) 2009.05.12 디카詩- 여름 징검다리 /김대근 (0) 2009.05.07 디카시- 시간의 조각이 꽃이 되어 /김대근 (0) 2009.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