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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핑 베토벤 (Copying Beethoven, 2006)
    좋은글,영화,책 2009. 2. 7. 02:48

    카핑 베토벤 (Copying Beethoven, 2006)

     

     

     

     


    감독 아그네츠카 홀랜드
    출연 에드 해리스, 다이앤 크루거, 매튜 굿, 조 앤더슨  

     


    천재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에 대하여 우리가 가진 선입견은 재능을 타고 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상 이들을 살펴보면 오히려 보통사람들보다 5%쯤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그들을 우리가 천재라고 말하는 것은 과연 무었일까? 그들은 다만 초인적인 노력으로 평균저인 선을 넘어섰다는 것이 다른 것이다.


    서양 음악의 최고 걸작이라는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은 음악가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청력을 잃은 상태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는 극한의 노력으로 한계를 극복한 초인이다.


    18세기 음악의 도시 비엔나는 성공을 꿈꾸는 음악가들의 각축장이었다. 영화의 이 도시를 무대로 펼쳐진다. 음악으로 신을 뛰어 넘고자 하는 욕망과는 달리 청각을 잃어가면서 자괴감에 빠져 성격은 날로 괴팍해지고 고독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악성 베토벤 (에드 해리스 분)은 자신의 마지막 교향곡인 ‘9번 교향곡’의 초연을 앞두고 자신이 그린 악보를 연주용으로 카피하기 위한 유능한 카피스트를 찾던 중 우연히 음대 우등생인 안나 홀츠(다이앤 크루거 분)를 추천 받는다. 단지 여성이란 이유로 카피스트 ‘안나 홀츠’ 와의 만남이 달갑지 않던 그였지만 첫 날 베토벤이 잘못 표기한 음을 간파하고, 스스로가 고쳐 그려놓은 것을 보고 그녀의 천재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연속되는 갈등 속에서 베토벤과 안나는 조금씩 마음을 문을 열게 되면서 이제 둘 사이에는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던 음악적 교감뿐만 아니라, 사랑 그 이상의 영혼을 교감해 나간다. ‘9번 교향곡’ 작곡 역시 점점 더 활력을 띄며 드디어 모든 작곡이 마무리 되고, 초연의 날이 다가온다. 그러나 청력상실로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을 수 없는 베토벤이 돌연 초연의 지휘를 직접 하겠다고 나서며 뜻밖의 위기가 찾아오지만 안나의 도움으로 연주회를 무사히 마무리 한다.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베토벤9번교향곡<합창>’초연 장면은 ㅡ야말로 압권이다. 해일같은 감동으로 가슴을 울린다. 베토벤에 임종 직전에 내놓은 최후의 명곡인c단조는 그가 마지막 신의 곁에 가기 전 들리는 음성을 그대로 전해준다. 영화 속 ‘안나 홀츠’가 병상에 있는 베토벤을 대신해 악보에 옮겨 적었으며 사제지간의 사랑을 넘어선 위대한 운명을 표현해내고 있다.


    심한 청각 장애, 고독과 가난에 찌들어 불행한 말년을 보내야 했던 베토벤이 어떻게 세기의 명곡을 작곡했었는지는 하나의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이 영화는 이 미스터리를 토대로 베토벤 9번 교향곡 초연 당시, 그가 우뢰 같은 박수소리를 듣지 못하자 무대에 있던 한 여성이 올라와 그를 관중으로 향하게 하여 응답을 하게 했다는 일화를 재구성하여 미스터리의 문을 빼꼼히 열고 있다.


    오랫만에 만나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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