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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속의 사진한장
    유년의 기억 2006. 3. 29. 11:43

     

     

     

    이때가 언제 쯤이였을까?
    아~ 그랬나보다..5학년...가을이였는가 보다.


    일본식 기와에 감나무가 있어서
    감나무집이라 사람들이 말하던
    그 집에 빨간색 혼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던
    형이 있었지.


    나이 차이가 참 많이도 났었는데
    장가를 안갔다는 이유때문에
    그냥 '새야! 새야!"하고 불렀다.


    경상도에서는 형을 항상 그렇게 불렀다.


    어느 날 그 형은 까만색 카메라를 들고
    나를 데릴러 왔다.


    "근아! 새옷입고 따라 온나~"


    그렇게 이 사진을 찍어 주었던 형은
    이듬해 이때쯤에 다른 세상의 사람이 되었다.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던 이때쯤에 혼다오토바이에
    머플러를 머리에 쓰고 바람에 휘날리는 누나들을
    태우고 금곡 애기소로 나들이를 갔다가 불귀의 객이 되었다.


    구포에서 화명을 거쳐서 금곡으로 가는 길은
    뽀얀 먼지가 날리는 비포장 도로였었다.
    차라도 지나가면 얼른 옆으로 비키지 않으면 타이어에 눌려
    튀어나오는 돌을 맞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감나무집 할매는 까만 짚차를 타고 현장으로 갔다.
    울면서 울면서....
    그렇게 그 집은 외동아들을 잃고는 손이 끊어졌다.


    가끔씩 앨범이나 파일을 정리하기도 하는데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이렇게 추억이 묻어 있는 사진이라도 한장 찾게 되면 정리작업은
    그것으로 끝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일년전쯤에 정리하다 둔 앨범을 꺼내었다가 첫머리에서
    이 사진이 나와서 앨범을 접고야 말았다.


    아직은 내 추억이 숙성되어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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