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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행시- 갈무리(이명박 당선자 님께) /김대근
    삼행詩 2007. 12. 20. 17:09

    이명박 당선자 님께


    라진 마음 여미고 꿰맬 때지요
    안함 덮어주고 서로 손을 맞잡아
    (이)나라
    반석 위에
    단단히 올려주세요


    ------------------------------------------------------------------


    莊子(장자)의 則陽(칙양)편에 보면 蝸牛角上之爭(와우각상지쟁)이라는 글귀가
    나옵니다. 직역하면 달팽이 뿔위에서 다툰다는 뜻입니다.
    달팽이는 눈이 머리에 뿔처럼 생긴 더듬이 끝에 달려 있는데 그 모양이 소뿔과
    닮아서 와우각蝸牛角이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이 구절을 전부 보면


    蝸牛角上爭何事 (와우각상쟁하사) 
    달팽이 뿔 처럼 좁은 세상에서 무엇을 다투려 하는가


    石火光中寄此身 (석화광중기차신) 
    부싯돌 사이에서 튀는 불꽃처럼 한 순간에 삶 인것을


    隨富隨貧且歡樂 (수부수빈차환락) 
    부귀하든 가난하든 기쁘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不開口笑是癡人 (불개구소시치인) 
    입을 크게 벌려 웃을줄 모른다면 어리석은 사람일테니

     

    어제는 17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유권자의 권리를 얻은
    큰 딸이 찍을 사람이 없다면서 포기 하려는 것을 간신히 구슬러 투표장에 보내고
    저도 다녀왔습니다. 아내와 막내... 이렇게 3명이서 투표하고 영화 한 프로 땡기고
    돌아와 싱거운 투표결과를 보고 있는데 아르바이트에서 돌아온 딸래미 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고 빨리 영어 배워서 뜨겠다는 군요... 쩝~


    이번 대선을 지켜 보면서 도덕적 삶이라는 명제를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개인적인 치부나 영달의 기회를 도덕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하여 빈한한 삶을
    사는 것과 적당히 눈치보면서 자신의 몫을 챙기는 비 도덕적인 삶 중에서 과연
    우리가 무었을 잣대로 삼을 것인가를 되돌아 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대중의 선택과 양심의 문제......


    오늘 책속에서 건져낸 蝸牛角上之爭(와우각상지쟁)이 가슴을 울리네요.
    잘났네 못났네 다투어 보아도 좁은 세상인데 말이지요. 절대선이라는 것도 절대적
    도덕도 결국 인간이 만드는 것인데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편안해 졌습니다.


    대통령 뽑느라 갈라진 마음들 추스리고 승자는 겸손한 마음으로 패자는 승복의
    마음으로 서로 손을 맞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보냅니다. 낙선자에게는 아울러 격려를 보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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