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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행시- 방명록(명자나무) /김대근삼행詩 2007. 12. 14. 16:25
명자나무
방문을 나서면 낙엽 버석대 가을도 가는데
명자나무 혼자 남아 지키던 여름 한 조각
녹색 잎 그 사이마다 빨간 아쉬움만 익어간다------------------------------------------------------------------
명자나무는 꽃이 참 아름답다. 화사한 색이 황진이의 관념적 이미지와 같다.
명자나무는 그렇게 아름다운 꽃을 피움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고 하여 집안에 잘 심지 않는다고 한다. 너무 화려함도 박대받게 되나 보다.
그러나 화사하게 피는 꽃과는 달리 열매는 모과수준에 버금갈 정도로 못 생겼다.
게다가 모과처럼 향기가 좋고 모과처럼 저며서 차로 먹을 수도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모과꽃을 본 기억이 없다. 회사 정원에 두그루나 있는데
아주 강한 인상으로 기억된 명자나무 꽃은 기억에 남는데 모과의 꽃은 기억에 없다.
어쩌면 모과라는 용어 자체가 못생김의 대명사 처럼 쓰임으로서 나도 모르게 꽃과
열매의 이미지를 일치시켜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암튼 명자나무 꽃의 아름다움과 열매의 못 생김은 이미지 불일치의 대표적인 사례다.
요즈음 저승에서 염라대왕이 탄핵의 위기에 몰렸다고 한다. 그 가장 큰 이유가 한국의
여자들 때문이라고 하는데 염라대왕의 직속부하들인 저승사자들이 수명을 다한 사람을
데리고 가는데 유독 한국에서만은 실적이 턱없이 낮다고 한다. 그 이유가 한국여자들이
워낙 성형을 많이 하는데다가 성형기술이 좋아서 사람을 찾지 못해서란다.
명자나무 열매를 보고 명자 나무를 판단하지 말라. 내년 봄 명자나무가 화려한 꽃을
피움을 보고서 "아하! 명자나무~"라고 한 마디 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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