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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3가족여행 3탄(8/11새벽...)
    여행기 2006. 2. 23. 22:56

    블로그앤 사이트가 없어지면서 백업하는 글..

    (아쉽게도 사진도 날라갔다..그래도 글이나마 남는게 어디인가..)

     

     

    03가족여행 3(8/11새벽...)

    2003-08-16 오후 10:23:55

     

    8 11새벽1의 피비린내..

     

    11시쯤에 빗소리를 들어며 잠이 들었는데 자은이가 아빠를 발로 차고 난리가 났다. 벌떡 일어나서

    발목을 다른 발로 긁다가 손으로 긁다가 급기야 신경질적으로 주위에 발을 내질런다.

    불을 켜고 보니 텐트 벽에 천정에 이미 배를 불릴대로 불린 모기들이 가득하다. 이미 배가 불러서인지 움직일 의욕조차 없다. 양손으로 박수치듯이 잡으니 잡는 놈마다 내몸속의 유전질과 동일한 유전질의 붉은 피를 튀긴다.

    피를 휴지에 닦을 여유도 없이 10분동안 잡은 놈이 8마리나 된다. 손바닥을 펴니 온통 피로

    물들어 범벅이다.

     

    잠들기 전에 비 오는게 신경이 쓰여서 텐트 옆으로 물꼬를 파고 들어오면서 아래쪽 자크를 잠그는

    것을 깜박 했나 보다. 이놈들이 하필이면 막내 자은이만 집중적으로 공격해서 아주 만신창이를

    만들어 놓았다.

     

    내가 조금만 주의를 했더라면...

     

    빗소리는 아직도 후두둑~ 텐트를 때리며 내리고 있다.

     

     

     

    8 11아침5

     

    바닷가의 아침은 부지런하다. 물때를 맞추어 사는 사람들인지라 생체시계가 밀물과 썰물의

    시간대에 맞추어져 있나보다.

     

    바다로 통하는 길목에 텐트를 친탓인지 아직도 밤이랄수 있는 4부터 분주한 발자욱 소리가

    얇은 텐트의 외피를 때린다. 어촌마을의 생기가 살아서 귓가를 간지럽혀서 도저히 잠을 이룰수

    없다. 가만히 눈을 뜨고 누워서 신선한 생기를 음미한다.

     

    `어따! 오늘은 좀 훓터야 될거인디..`

     

    `워디 그거이 맘대로 딘다요이`

     

    무언가 잡으러 가나보다 했는데 산책나가서보니 나무로 만든 사각형틀에다 깊고 촘촘한 그물을

    달아서 바다를 훓고 다니는데 가까이 가서 물어보니 새우를 잡는단다. 한마리가 그물위에 붙어서

    손바닥에 얹어놓고보니 투명한 색깔의 조그마한 놈이었다.

     

    다시 살짝 잠이 들었나보다. 이번에는 좀더 큰목소리가 텐트속으로 들어와서 귓가에서 화들짝

    놀란다. 시계를 보니 5다. 집에 있으면 한 밤중일 시간이다.

     

    `거시기는 갔소? 오날이 평일 아니요이`

     

    `~ 오날 가라했소이..며칠 더 있것다 카드만~`

     

    우리 텐트의 옆을 스치면서 던지는 일갈..

     

    `워따매~~ 이 집에는 고랑을 싹 파 버렸네이~`

     

    어젯밤에 불안해서 텐트옆을 깊게 파둔 고랑을 말하나보다..한 오분쯤 있다가 나와보니 비는

    그쳤는데 주변에 있는 텐트는 그 밤에도 대부분 철수를 하고 겨우 몇집만이 남아 있다.

    우리 텐트도 장난이 아니다. 비의 무게를 못견뎠는지 아니면 이참에 일탈을 하고싶었던지

    텐트위는 솔잎들로 어지럽고 낙수물에 튀어오른 흙은 텐트 옆면을 온통 얼룩져 놓았다.

     

    그래도 비가 오면서 공기가 바뀌었는지 폐부가 시원함을 느낀다. 해가 뜰때가지 텐트는 그냥 두는

    수 외에는 도리가 없다. 즐거운 새벽산책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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