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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문학 모임후기(4)-무협버전(마지막)사람을 만나다 2007. 11. 27. 14:44
두리암문파(頭理庵門派) 秘級發行記念 門徒모임 ( 4- 마지막 회)
몇 몇 일이 바쁘거나 여로가 긴 문도들은 돌아 가고 스무명 남짓한 문도들끼리 자리를
울산성 중앙루(中央樓) 아래 있는 청금풍류방(淸錦風流房)으로 옮겼다. 풍류방(風流房)
이란 본디 바다 건너 왜국에서 유행하는 것으로 객잔을 수리하여 여러개의 방을 만들고
그 방마다 음악이 저절로 흘러 나오는 기계와 만이구(万易口)가 있으며 노래에 재주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노래가사가 두루마리에 적혀 펼쳐졌다 감겼다 하는 곳이다.
십수년전에 왜국으로 갔던 통신사(通信使) 일행이 구해온 것이 발단이 되어 지금은
오히려 왜국보다 더욱 강성하게 퍼져서 오히려 왜인들이 해동무림에 나오면 꼭 들러서
놀다가 간다고 하니 격세지감이 아닌가
같은 문도라고 하여도 워낙 공간을 격하여 거하는 탓에 오늘 처음 상면한 철주괴인
(鐵柱魁人)은 비로소 이곳에서나마 예를 갖추었다. 철주괴인(鐵柱魁人)은 현대방(現代
幇)이라는 중원 최고의 수로연맹(水路聯盟)의 수석무장이다. 삼백근 기둥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외가기공(外家氣功)이 성명절기로 외가기공에 일가를 이룬 사람의 특징인
우람한 체격으로 좌중을 압도 하였다. 오래전 중원 황제의 명으로 정화제독이 대규모
선단을 이끌고 항해에 나섰을때 많은 수의 선단을 제공하여 황제의 신임을 샀다.
지금의 暗賣利家(암매리가)의 땅도 사실은 이때 정화제독이 발견한 것이라는 말이
아직도 중원무림에서는 전해온다.
양이(洋夷)들이 즐긴다는 맥차(麥茶)가 두어순배 돌자 맥차 특유의 발효향이 사람을
취하게 하여 들뜬 기분이 되었다. 다들 가무음보(歌舞音譜)를 뒤적여 자신이 부를
노래를 선택했고 문도가 노래를 하는 동안 다른 문도들은 춤을 흥겹게 추면서 점점
유흥에 빠져 들었다. 조용한 노래가 나오면 노소의 구분이 없는 춤인 불로소(不老少)
를 추기도 하면서 즐겁게 보냈다. 숨이 차서 잠깐씩 자리에 앉을라치면 만검신인
(萬劍神人)이 공포의 접인신공(接引神功)으로 다시 끌어내곤 했다. 어느듯 시간은
흘러 울산성 중앙루(中央樓)에 매어 달린 인경이 딩~딩~하고 여섯번을 울었다.
시각이 술시(戌時)에 이른 모양이다.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서니 몇 각을 놀았던 탓에
다를 출출하였다. 다시 거리 하나를 격한 황포반점(黃布飯店)으로 옮겨 남해의
깊은 물에서만 산다는 흑굴에다가 6년근 삼을 두 뿌리 씩 넣어 푹 끓여낸 석화삼탕
(石花蔘湯)으로 속을 데우고 다음 문도 모임에서 다시 만나자는 인사를 서로 나누며
오늘의 공식적인 모임을 모두 파하였다.
이제 갈길이 멀어 하루 유숙하게 된 몇과 그래도 아쉬움이 남은 본단의 문도 몇이
남았다. 객잔을 미리 예약하여야 한다면서 숙현랑(菽玄朗)과 기권대인(氣拳大人)이
객잔으로 간 사이 바다 건너 왜인들이 상식한다는 어회(魚膾)의 그림의 깃발이
펄럭이는 진남객점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우리는 魚信瞬吸秒式(어신순흡초식)
과 眞露神功(진로신공)을 번갈아 펼치며 무의 세계에 대해 격의 없이 서로 논했다.
본좌와 가깝게 앉았던 미염부인(味鹽婦人)이 논검비무(論劍比武)를 청해 별다른
생각없이 응했다가 그녀의 성명절기인 "맛소금 神功"에 완전히 허를 찔리고 말았다.
매운탕에 밥까지 든든히 챙겨먹고 자를 털고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이미 추워진
공기가 폐부를 찔러 왔다. 유숙할 5명을 남기고 모두 포권의 예를 나누며 헤어졌다.
숙현랑(菽玄朗), 흑웅거사(黑熊居士), 기권대인(氣拳大人),미염부인(味鹽婦人),
이화사매(李花師妹)가 못내 아쉬운 듯 몇 번을 뒤돌아 보며 멀어져 갔다.
남은 우리는 미리 예약한 천애객잔(天涯客棧)에 가서 짐을 풀었다. 성운사저(聲雲
師姐)와 공비부인(空飛婦人)은 매화실에 짐을 풀었고 본좌는 장문인과 우포거사
(牛浦居士)와 함께 송학실에 짐을 풀었다. 일잔 짐을 풀었으니 다시 간단하게 통음
(通飮)을 하고 오자고 장문인께서 말씀을 하시는 터라 다시 청송주가(靑松酒家)로
가서 학(鶴)을 고여 만들었다는 백학소주를 두어병 먹고 돌아와서 잠을 청했다.
울산성 중앙루의 종이 어느듯 축시(丑時)임을 알리는 소리가 꿈결처럼 귓속을
간지럽혔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여장을 꾸리고 조반을 하고 헤어지려 했으나 매화실에서
잠이 들었던 사매와 사저가 화장에 너무 시간을 소모하는 바람에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혼자 먼저 울산역참으로 가야했다. 흑사족택시(黑四足宅市)가 잘 오지 않는
곳에 다가 해시계를 꺼내 가늠하니 팔련흑철차(八連黑鐵車)가 떠날 시간이 어느듯
다가와 축지법으로 신형을 날려 겨우 차에 오를 수 있었다.
다시 가방에서 남한산성비사를 꺼내 들었다. 청국의 장수 하나가 남한산성을 향해
홍이포를 발사하는 장면을 막 읽는데 팔련흑철차(八連黑鐵車)의 맑은 유리에서
미끌어진 울산성의 경치가 마지막으로 뒤로 흘러갔다. <끝>
---------------------- 도움말 ---------------------------------------
두리암문파(頭理庵門派): 두레문학의 음사, 머리로 이치를 깨치는 모임이라는 뜻
형항거사(螢肛居士) : 반디불의 똥꼬의 음사/ 개똥벌레형螢, 똥구멍항肛
引他來土(인타래토:인터넷의 음사..사람들이 저절로 끌려와 산다는 뜻)
서울(署亐): 관공서가 모여있는 울타리라는 뜻
팔련흑철차(八連黑鐵車): 기차를 말하는 것으로 "신읍(新邑)"은 새마을을 말함
一龍장문인: 이용일 회장
太上장로: 이상태 전임 회장
李花師妹: 이민화 시인
柳路府(유로부)= 유럽
暗賣利家(암매리가...아메리카를 음사하면서 뜻을 상당히 고민하였습니다.)
숙현랑(菽玄朗): 성자현 시인, 들리는 소문에는 검은콩을 상식한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위부마수다(圍府磨修多): 성자현 시인이 맡고 있는 웹마스타의 음사, 많은 것을 갈고
닦는 울타리라는 뜻이다.
도촬신공(盜撮神功): 이것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듯~~
흑웅거사(黑熊居士): 이성웅 시인
풍신전음(風信傳音): 바람에 목소리를 실어서 전하는 즉 휴대전화를 말함
가매라(假魅拏): 카메라의 음사, 도깨비같이 순간에 움켜잡지만 허상뿐이라는 뜻
남화부인(南華婦人): 김정숙 시인, 남쪽에서 화려하게 빛난다는 뜻을 담고 있음
휘안랑사매(輝眼朗師妹) : 황말남 시인
만검신인(萬劍神人): 추창호 시인
공비부인(空飛婦人): 김금희 수필가, 그녀의 말이다. "저는 비행기만 타고 다녀요"
청모서생(靑帽書生):임정택 시인
기권대인(氣拳大人): 권기만 시인
금현공자(金弦公子):김현태 시인
우포거사(牛浦居士):박동덕 시인
성운사저(聲雲師姐):성은경 시인
홍매녀사매(紅梅女師妹):박서정 시인
미염부인(味鹽婦人):서순옥 시인, 왜 미염이냐구요? '맛소금이잖아요!'
수다(搜多):CD의 음사로 많은 것을 세세히 찾을 수 있다하여 붙인 이름임
만이구(万易口):마이크의 음사로 만가지의 말을 쉽게 바꿔서 나오게 하는
또 다른 입이라는 뜻임
삼행랑랑사매(三行浪朗師妹): 김민성 시인, 삼행시 방을 잘 꾸려가고 계시지요
철주괴인(鐵柱魁人): 김현철 시인'사람을 만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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