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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회우以文會友고객만당高客滿堂 (1)사람을 만나다 2008. 1. 22. 00:02
이문회우以文會友고객만당高客滿堂 (1)
이문회우以文會友고객만당高客滿堂은 새로운 봄을 맞아 대문에 써 붙이는
입춘방立春榜들중 하나이다. 이번 무자년 정초 서울에서 있었던 두레문학
경인지역 모임에 딱 알맞은 글귀가 아닌가 생각된다.
근세이래 외국에서 들어와 우리 풍습으로 굳어진 것 중 하나가 화투라는 것이다.
화투는 1543년 포르투칼 상인에 의하여 일본으로 전해졌다고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우리나라의 양반계층에서 유행하던 '수투(數鬪)놀이'가 17세기 중엽에
조선통신사를 통해 전해져 접목되고. 일본 에도시대의 우키요에라는 풍속화가
결합하여 완성되었으나 그 놀이방법이 다양하게 발전한 곳은 우리나라로 지금은
오히려 일본에서 놀이법을 수입해갈 정도 이다.
왜 뜬금없이 화투 이야기냐 하면 서로의 친목을 도모하는데 있어서 화투만한
놀이가 없고 며느리와 시아버지가, 사위와 장인이 같이 놀아도 흠이 되지 않는
국민 오락인고로 두레문학의 모임도 천편일률적인 음주가무보다는 어디 널찍한
자리에다 48폭 동양화를 펼치고 고돌이로 점수가 나면 새를 주제로 한 詩 한 수,
청단으로 점수가 나면 청색을 주제로 한 詩 한 수.... 그런대로 운치가 있을듯 하다.
어디까지나 본인의 생각으로 그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가지다 보니
이번 서울모임에 참석한 문우의 면면을 48폭의 동양화에 투영시켜 보고자 한다.
특별한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저 도착한 순서로 이야기를 풀어본다.
양재 지하철 역에 내려서 5번 출구를 나와 한 참을 직진하며 두리번 거리는데도
9900원 간판하나 보이지 않았다. 내심 불안해져서 김금희 수필가에게 손전화를
했지만 자신도 잘 모르겠다고 한다. 할 수 없어 100미터를 후진하여 작은 슈퍼에
들어갔더니 너무 많은 사람들이 북적되는 통에 로또 한장을 사고서야 약속장소를
물어보았다. 그렇게 찾아간 약속장소에는 이용일 회장님과 지석동 시인님, 두분이
와 있었다.
지석동 시인은 비광에 고스란히 투영되었다. 비광속에 양산을 바치고 걷고 있는
선비가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축 늘어진 수양버늘 사이로 실개천이 흐르고 그 옆에
개구리 한 마리가 뛰려는 모습으로 있다. 이 그림은 일본의 '오노의 전설'을 묘사한
것이다. 갓 쓴 선비는 '오노노도후(小野道風:AD.894~966)'로 대략 10세기경 최고의
서예가로 붓글씨에 한때 염증을 느껴 전국을 주유하였는데 어디선가 수양버들에
오르려고 수없이 뛰는 개구리의 모습을 보고 "미물인 개구리도 저렇게 노력하는데,
인간인 내가~" 라는 깨달음을 얻은 뒤 평생을 초심을 버리지 않고 매진했다고 한다.
지석동 시인을 뵈며 내가 저 나이가 되었을때 저런 열정으로 문학을 사랑할 수 있을지
자신있게 말 할 수 없었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지석동 시인이야 말로 인생의 100미터
전방 이정표같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이용일 시인은 우리 두레문학의 회장이다. 그는 솔광이 투영되었다. 소나무의 칼칼한
이미지와 학의 오롯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학은 장수를 나타내는데 우리 두레문학을
오랫동안 잘 다듬어 주리라 믿는다. 소나무는 우리도 그렇지만 일본 사람들도 신년
대문앞에 걸어 액을 물리친다고 한다. 이용일 시인이 회장으로 두레문학의 대문을 지켜
외풍으로 부터 잘 외호해주길 바라는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민요중에 '나무노래'라는게 있는데 '벌벌 떠는 사시나무/바람 솔솔 소나무'처럼
항상 두레문학에 신선한 산소 가득한 바람을 일으켜 주기 바란다.충청지역회장을 맡고 있는 엄태우 시인은 9월 국준菊俊이다. 보통은 '국진'이라고 하는데
사실은 국준菊俊이다. 화투를 칠때 이 국준이가 손에 들어 오면 절대로 잘 내어놓지 않는다.
그저 뿌듯한 마음으로 언제 내면 효과적일까 벼르고 벼르게 된다. 엄태우 시인도 워낙이
과묵하다. 이제 두번째 만남인데 첫번째 만남도 그랬고 두번째 만남 역시 그의 입은 가로로
굳게 다물어져 있고 그저 화투판을 돌고 도는 이야기들을 줏어 담기만 한다.
사실 이번 모임에서 가장 크게 남는 장사를 한 사람중의 하나다. 자기건 하나도 풀지않고
다른 사람들의 것은 오지게 걷어 갔기 때문이다.
그가 국준을 닮은 이유는 또 있다. 화투가 일본에서 건너왔는데 일본에서 국화는 일본
왕가의 문장이다. 이 국준 쌍피가 피와 10점짜리로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진것도
일왕의 상징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것은 12달을 상징하는 것 중에서 9월의 넉장은 최고의
귀족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10월에 국화가 절정이다.
일본과는 기후가 다르기 때문에 화투의 상징하는 문양과 절정인 식물이 일치하지 않는다.
엄태우 시인은 귀족적인 외양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그의 과묵함이 더욱 그를 돋보이게 한다.
그러나 그가 진정한 국화의 상징을 자신의 이미지로 흡수하려면 알콜을 꾸준히 습관적으로
섭취하여 알콜 면역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9월 9일은 중양절(仲陽節)로 이날은 국화주로
양기를 다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가 알콜에 대한 면역이 일정 수치에 이르는 날 붉은 색실로
묶은 하얀 도자기에 국화주를 듬뿍 담아 불원천리 찾아가 잔잡아 권커니 잣커니 하리라.'사람을 만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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